프리다 칼로, 내 영혼의 일기
프리다 칼로 지음, 안진옥 옮기고 엮음 / 비엠케이(BMK)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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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연달아 정보 습득용 독서만 했으니 머리 좀 식힐 요량으로 집어들었는데 더 어렵다..😢 프리다 칼로의 일기로 쉬어갈 생각을 하다니 나도 참...😂😂

멕시코의 천재 화가 프리다 칼로가 37세였던 1944년부터 세상을 떠난 1954년까지 썼던 일기 전문을 책으로 만났다. 참고로 그녀 평생의 사랑인 디에고와 친동생 크리스티나의 외도를 알게 된 건 1934년으로 당시의 심경을 알 만한 내용은 없으니 궁금한 게 그것이라면 패스하라.

프리다 칼로가 살았던 푸른 집 욕실에서 1995년에 발견된 이 일기는 일종의 작가노트로 그녀의 삶과 작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지만 솔직히 난해하다. 그림은 하나 같이 초현실주의적이고 글은 매우 시적이면서도 철학적인데 다행히 이를 해석해주는 코멘트가 있어 완독할 수 있었다.

프리다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예시를 하나 들자면, 그녀는 절대 '당신과 헤어져서 슬프다'고 말하지 않는다. '나의 눈은 멀어져 가는 당신 얼굴을 바라보던 그 선창에 갇혀있다'고 서술한다. 그림을 그릴 때는 앞 장에서 번진 검은 얼룩을 이용해서 완전히 새로운 그림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4,5번 사진 보셔요👍👍)

일기에는 그녀의 정치적 신념과 죽음에 대한 생각 등이 드러나지만 가장 두드러지는 건 역시 '디에고에 대한 사랑'이다.

나는 디에고가 친동생과 불륜을 저지른 이후부터는 프리다가 그를 진정으로 사랑했을 리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일기를 보고 혼란스러워졌다. 그런데 너무 절절해서 애달프다가도 자꾸 집착의 병자가 보인다. 프리다는 그야말로 디에고에 미쳤던 것 같은데 도대체 왜??? 지극히 범인( 凡人)인 난 그녀의 사랑을 평생 이해하지 못할 듯 하다.

"나에게 용기가 있었으면, 내 손으로 그녀를 죽였을 거야. 나는 그녀가 이렇게 아파하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란 개소리나 하면서 최대한 그녀를 피하고 이 여자 저 여자 만나고 다니느라 프리다를 더 외롭게 만들었던 trash 디에고 욕이나 할 뿐...

일기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조색단 (색을 흡수하는 원자단)'과 '발색단 (색을 방출하는 원자단)'이 있는데 프리다가 디에고와의 관계를 단순한 사랑을 넘어 예술(회화)로 연결된 관계라고 생각해서 자주 디에고를 조색단, 자신을 발색단이라 표현했다고. 어렵다 어려워...🤦‍♀️

프리다의 일기를 엿보기 전에 부서진 척추, 세 번의 유산, 사랑의 배신과 욕망에 대한 갈증까지...평생이 비극으로 점철된 그녀에게 일기는 단순한 일상 기록이 아니라 정신적 치료의 수단이었음을 알면 좋을 듯 하다.

사실 프리다의 마지막 글에 눈물이 났다. 그것이 그녀의 바람이라면 이루어졌기를... 부디 그곳에선 아프지도 않고 행복하기를 바라본다. 🙏

📚"나의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결코 돌아오지 않기를."

📚"죽음이 나를 이기지 못하도록, 나는 죽음을 놀리고 비웃는다."

📚"매순간, 그는 나의 아이이다. 날 때부터 내 아이, 매순간, 매일, 나의 것이다."

📚"나는 당신을 기다리겠어요. 당신은 하나의 의미에 대답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로 인해, 나는 당신으로 가득합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말들이 나를 성장케 하고, 나를 풍족케 하기를. 디에고 나는 혼자예요."

📚 "멕시코 인디오의 조각을 손으로 만지고,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볼 때, 디에고가 보여주었던 것보다 더한 다정함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왜 나는 그를 나의 디에고라고 부를까? 한번도 나의 것이었던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인데. 그는 그 자신의 것이다."

📚"나는 디에고를 사랑한다"

#도서협찬 #도서출판비엠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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