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대문학의 대표작가이자 리얼리즘의 대가라기에 궁금했던 작가 레이먼드 카버. 마침 그의 단편소설 11편을 엮은 단편집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이 아주 감각적인 커버로 출간됐길래 접해보았는데 좀 아쉽다. 먼저, 번역.이 날씨가 나아지지 않으면 자살을 하겠다."제정신이 아닌 소리 하지 마세요." 내가 말했다. (p.79)번역의 번 자조차 모르는 나도 이런 건 '정신 나간 소리 하지 마세요' 로 번역할 것 같다. 새벽에 잘못 걸려온 전화를 끊을 때도 "예수여, 잘못 걸었습니다" 라고 하진 않을 거 같고. 별 메리트 없었던 옮긴이의 말보다 간단하게나마 작품 해설을 실었으면 좋았을 것 같고.무엇보다 내가 카버가 맞는 편이 아닌 것 같다. 원래도 단편을 선호하진 않지만 어지간하면 한번에 결론내진 않는데 표제작을 포함한 11편 중 이거다 싶은 이야기가 한 편도 없었으니...매번 이게 끝인가 싶더니 결국 나의 문해력에 의심만 커져버렸다. 조금 위안이 되는 건 #독파챌린지 참여자들 중에도 나같은 사람이 꽤 있었단 사실인데 극찬하는 사람들도 많았던 걸 보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작가인 듯.레이먼드 카버에 대한 스스로의 호불호가 궁금하다면, 평소 단편을 좋아한다면 그동안 한국에 소개된 적이 없거나, 과거 번역되었으나 현재는 절판되어 찾아보기 어려운 단편들을 예쁜 리커버 특별판으로 모은 #누가이침대를쓰고있었든 으로 도전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