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옆모습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북포레스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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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옆모습>은 프랑수아즈 사강이 1957년 발표한 <한 달 후, 일 년 후>, 1961년 발표한 <신기한 구름>에 등장한 여자, 조제의 마지막 이야기로 1974년에 발표됐다.

1957년의 조제는 여러 등장인물 중 한명에 불과했지만 <신기한구름>과 <잃어버린 옆모습>에서는 단독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주인공인 만큼 조제의 남자가 세 명이나 등장한다 (조연일 때도 나이나 기혼여부와 상관없이 이놈저놈 두루두루 만나고 다니긴 했지만).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듯이 세 남자의 사랑도 완전히 다른 방식인데...도대체 사랑이 뭘까?

정답은 없다. 다만 나와 비슷한 대답을 하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우리는 지독히도 낯선 서로의 인생 속을 지나갔다. 우리는 오직 옆모습으로만 서로를 보았고, 결코 서로 사랑하지 않았다. 그는 나를 소유하기만을 꿈꾸었고, 나는 그에게서 달아나기만을 꿈꾸었다. 그게 전부였다."-p.233

#스포주의 #쪼금분노모드

경제적 문제를 스스로 해결했다고 해서 자기는 결코 남자에게 의지하지 않았다며 당당한 조제가 참 꼴사납다. 언젠가는 자기랑 결혼하고 싶다고 고백한 줄리우스인데 필요에 따라서는 기대어 울고, 같이 여행도 다니고, 해주는 건 뉘에뉘에 받다가 줄리우스도 아는 남자랑 주말 데이트하려고 선약 깰 때는 개 핑계나 대고 다른 일이 있다는 둥 굳이 남자 얘긴 안 함. 그게 배려냐? 돈만 많지 나보다 키도 작고 머리 숱도 비어가는 너를 만날 생각은 없지만 호구짓은 계속 해 달라는 거야 뭐야. 줄리우스도 알고보니 이상한 놈이었지만 조제 너도 참 그르타...

이 작품을 읽으며 사강 소설의 여주인공을 애정한 적이 거의 없단 사실을 깨달았다. 이상한 일이다. 사강은 늘 여주인공에 자기 자신을 투영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난 분명 사강을 좋아하는데 왜 그녀를 투영한 캐릭터들에는 별다른 애정을 느끼지 못할까.

단편적으로 생각하면, 인간 사강이 아니라 작가 사강을 좋아하는 것이란 결론에 쉽게 이를 수 있지만 뭔가 아쉽고 늘 외로워했던 그녀에게 좀 미안해진다.

근데 장고해보자니 아니, 나한테는 작가 사강이지, 내가 지금 인간 사강 좋아한다고 이제와서 그분의 외로움이 덜어지는 것도 아니잖아? 쓸데없는 생각 말고 잠이나 자자. #이럴때보면역시나는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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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부분이 최악의 결별의 특성이다. 단순히 헤어지는 자체만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유 때문에 헤어지는 것. 그토록 행보하다가 그토록 엉클어지고, 그토록 가까워서 서로에 의한 것 말고는 아무것도 진실이 아니다가 정신이 나가고, 사나워지고, 사막에서 더 이상 서로 만나지 않을 길을 찾는다.-p.18~19

📚나는 항상 계제에 맞지 않게 행동햇다. 삶이 내가 페달을 소홀히 관리한 혹은 분별없이 마구 사용한 그랜드 피아노이기라도 한 듯이 내 행복과 성공의 교향악 서곡들을 에투페(음윽 억제해서, 약음기라를 써서 라는 뜻)로 연주하고, 내 우울의 월광들을 포르테피아노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나는 기뻐해야 할 때 멍했고, 나쁜 일에 즐거워했다.-p.54

📚"지난 여섯 달 동안의 내 인생과 사라져버린 우정 위에 어둠이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p.228

📚"삶이 나에게 돌아왔다."-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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