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검사들 - 수사도 구속도 기소도 제멋대로인 검찰의 실체를 추적하다
최정규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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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신안군 염전에서 100여 명의 지적장애인을 상대로 행해졌던 노예 사건을 긴 싸움 끝에 승소로 이끌었으며 이주민, 장애인, 국가 폭력 피해자, 유령 대리 수술 피해자, 공익제보자 등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과 공익을 위해서라면 눈치보지 않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최정규 변호사의 신간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부터 귀따갑게 들었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검수덜박(검찰 수사권 덜 박탈),검수완복 (검찰 수사권 완전 복원)이라는 신조어까지 난리지만 잘 알지 못하는 '검찰개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읽어보았는데 만족스럽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신안군 염전 노예 사건, 검찰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 故 김홍영 검사 사건 등 검찰의 공정과 정의가 사망한 사건들을 소재로 검찰에 대한 대중의 오해를 바로잡고 검찰 조직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데서 나아가 힘 있는 자들의 전유물로 전락한 검찰이 '진정한 공익의 대표자'로 거듭나려면 무엇을 바꿔야하는지까지 제시하기 때문이다.

📚 "검찰 수사권의 축소가 검찰 개혁의 과제로 등장한 이래 수사권이 집중 조명되고 있지만, 눈여겨봐야 할 것은 수사권이 아니라 기소권이다. 누가 수사를 하든 피의자를 형사재판에 넘기는 결정인 기소권은 전적으로 검찰에게 주어져 있다. (중략) 경찰이 수사 결과 기소해야 한다고 해도 검찰은 불기소할 수 있고, 경찰이 수사 결과 기소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해도 검찰은 기소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검찰에게 주어진 가장 막강한 권한은 무엇일까? 수사권보다는 기소권이 아닐까? (중략) 검찰 수사권에 대한 통제가 필요한 만큼 검찰 기소권에 대한 통제 역시 필요하다.-p.40~41

맞는 말인데 현재로선 톰오빠가 와도 미션 임파서블이니 참 씁쓸하구먼.

최 변호사도 이를 잘 알아서인지 수사권, 기소권 통제보다 '민원실'부터 바꿔보잔다. 검찰청 민원실에 가볼 일 없던 나는 이게 뭔소린가 했는데 지금은 '진짜 검찰 개혁의 시작은 검찰청 민원실부터'라는 저자의 주장에 작은 목소리나마 보태고 싶다.

📚"시민을 깍듯이 섬기는 검찰의 모습이 잘 상상이 안 되겠지만, 사실 2004년 검찰 내에서 이런 움직임이 있었다. 권위주의를 벗어던지고 친절과 봉사를 다짐하는 캠페인이 각 검찰청마다 경쟁하듯 봇물을 이루었다. 전 직원이 하루 민원실 순환 근무를 하는 '민원현장 체험제도'가 도입되고 '조사를 받고 나가는 피의자에게는 사탕을 선물한다'는 구체적 활동 지침을 정하기도 했을 정도다. 검찰이 시민을 섬기는 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 '할 수 있지만 안 하고 있는 일'이다."-p.57~58

사탕 선물은 됐다. 하지만 검찰의 시계는 왜 거꾸로 가는가. 새삼 2004년이 그리워진다.

📚"시민들에게 얼굴 한번 비치지 않는 '얼굴 없는 검사들' 대신 검찰청 민원실에서 시민을 환대하는 '제 얼굴을 찾은 검사들'을 만나러 가자."-출판사 서평 중

📚"유력 정치인 직접 수사권은 절대 사수해야 한다면서 왜 이주 노동자 임금 체불 사건의 공소 유지는 대충 넘기는지, 재벌 총수는 마약 사건까지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는데 왜 32년간 피해를 본 사찰 노예 사건은 소집 요청을 거부당하는지, 저자는 따지고 파헤친다. 모든 시민을 위한 검찰 개혁의 방향이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 p.17, 서울신문 진선민 기자 추천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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