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이너리티 디자인
사와다 도모히로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2년 5월
평점 :
카피라이터가 쓴 책이라고 하면 눈길이 한번 더 간다. 한때나마 카피라이터를 꿈꾼 적이 있기도 하고 박웅현의 <여덟 단어>같은 인생책을 또 만나고 싶은 기대 때문이다. 카피라이터가 저자라고 해서 다 읽진 않는다. 어떤 울림이 있어야 한다. 박웅현을 처음 알았을 때도 그랬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 사람을 향합니다 / 생각이 에너지다 / 진심이 짓는다 등 내가 좋아했던,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인본주의적 카피들이 모두 그의 글이었다. 그렇게 만났다. 진정성 있는 광고쟁이라는 비현실적 존재를.
그런데 그런 광고인을 한명 더 알게 됐다. <마이너리티 디자인>의 저자, 사와다 도모히로가 그 주인공이다. 어디인진 모르겠으나 일본의 꽤 큰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스스로 '납품기한에 맞춰 만들면 끝'인 글을 쓰는 것 같아 회의감에 젖어있었다. 그런 그에게 사건이 벌어졌으니 생후 3개월 된 아들이 시각장애로 판명된 것이다. 아들의 미래가 도무지 그려지지 않았던 그는 희망을 찾기 위해 수백명의 장애인과 그 주변인들을 만나면서 '장애인은 기업의 마케팅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때부터 그는 대중에만 신경쓰고 강점만 돋보이게 하는 주류 광고에서 손을 떼고, 장애 당사자를 비롯해 '마이너리티' 또는 '소수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위해 사회복지 분야에서 새로운 방식, 즉 '마이너리티 디자인'으로 일한다. 그의 아웃풋들은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 과거 제가 낸 아이디어는 ‘Speed(빠르고)’ ‘Scale(크고)’ ‘Short(짧은)’ 아이디어였습니다. 즉, 재빠르게 아이디어를 내서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짧은 기간에 그 역할을 마쳤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이제 ‘Slow(느리고)’ ‘Small(작고)’ ‘Sustainable(오래 지속되는)’ 아이디어를 추구합니다. 천천히 작은 것을 만들어서 차근차근 키워갑니다. 그렇게 하면 아이디어는 지속 가능한 것이 되어 오래 살아남습니다.- p.204
저자는 아래 글을 인용해 우리 모두가 소수자라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신체장애인이다. 설령 우아한 척해도, 팔등신이라도, 그것을 보이지 않는 거울에 비추어 본다면, 각자 절망적인 모양으로 구부러져 있다. 그렇지만 인간은 절실한 인간일수록 자신의 일그러진 부분과 잔혹하게 대결하면서, 또는 어루만지고 돌보면서, 인생의 국면을 돌파하여 앞으로 나아간다."
돌파할 방법으로 마이너리티 디자인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데 그 부분이 이 책의 백미다. 내 안의 소수자를 찾고 기존의 강점을 활용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법. 뜬구름 잡는 자기계발법 말고, 좀 더 구체적인 길잡기를 필요로 한다면 그 부분을 꼭 읽어보길!
저자가 창안한 '유류스포츠(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차이를 없앤 새로운 운동 경기)라는 신세계도 정말 흥미롭다. 특별한 워크샵 아이템을 찾고있다면 참고해 보세요.
-출판사 #다다서재 @dada_libro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제 주관대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마이너리티디자인 #사와다도모히로 #카피라이터책 #자기계발서 #워크샵준비 #book #book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