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카스트 #RHK북클럽제목만 봤을 땐 당연히 인도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가장 민주적인 나라의 위선적 신분제'라는 부제를 보니 물음표가 생겨서 읽게 됐다. 카스트는 인도 고유의 문제적 신분제 아니던가? 의아했는데 저자인 이저벨 윌커슨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이고 미국의 인종차별과 불평등을 밝힘으로써 미국 언론 역사상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았다는 걸로 보아 이 책에서 말하는 카스트는 인도가 아니라 미국의 것임이 분명했다. "인류의 역사에서 카스트 체제는 크게 3개가 있다.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어 비극으로 치닫다 진압된 나치 독일의 카스트 체제. 좀처럼 사라질 기색 없이 수백 년을 이어온 인도의 카스트 체제. 마지막으로 드러나거나 언급되지는 않지만 형체를 바꿔가며 존속해 온, 인종에 기반을 둔 미국의 카스트 피라미드. 이 세 카스트 체제는 특정 부류에 열등한 족속이라는 낙인을 찍어 서열의 밑바닥에 묶어둔 채, 규칙대로 실행하고 합리화하기 위한 비인간적 행위를 정당화했다. "-36p"인류학자 애슐리 몬터규는 인종을 생물학적 개념이 아닌 '인간의 발명품이자 하나의 사회 구조'라고 주장한 최초의 인물이다. (중략) 1942년에 그는 이렇게 쌌디. '우리는 미국에서 인종 문제를 말하지만, 사실 그것의 실체는 카스트 체제다. 인종 문제는 그 카스트 체제가 미국에서 만들어 낸 현상이다." -46p미국의 인종차별 문제가 극심하다곤 해도 나치와 유대인, 브라만과 불가촉천민에 견줄 정도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는데 <카스트>를 통해 인종차별의 역사와 수많은 사례들을 접하고 나니 저자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인종은 인간의 발명품이고 인종 문제는 카스트 체제가 만들어 낸 현상이란 주장 역시 근거가 넘쳐나서 여지껏 인종을 당연히 생물학적 분류로 여겼던 나 자신에 모순을 느끼고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카스트>에는 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하는 데 있어 롤모델로 삼은 것이 미국의 인종차별이었다는 충격적 역사도 담겨 있고 차라리 소설이기 바라게 되는 실제사례도 넘쳐난다. 미국 역사에 대한 배경 지식이 적었던 나로서는 이제야 영화 #그린북 도 제대로 이해됐다.읽으며 한숨이 절로 나오고 손을 부들부들 떨며 분노하기도 하고 순식간에 슬픔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다 한동안 읽어내려가지 못한 때가 있었는데 한 백인 여성이 백인 아이 둘을 데리고 있는 흑인 남자가 납치범인 것 같아서 쫓아다니며 지켜보다 결국 신고했다는 사례때문이었다. 솔직히 처음엔 카스트때문에 스토킹까지 하게 된 사람으로 소개된 그 여자의 행동에 큰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 연관성이 전혀 없어보이는 세 사람의 그림이 좀 이상해서… 납치범일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나? 신고는 좀 과할지라도 나도 좀 이상하게 여겨서 지켜보긴 했을 것 같은데 그게 그렇게 문제인가 싶었는데 다음 줄에…뉴욕 타임지에 실렸다는 아이의 인터뷰를 읽고 너무 부끄러워졌다. "다음번에 만나면 그 아줌마에게 우리를 3개의 피부색으로 보지 말고 그냥 세 사람으로 봐달라고 말하고 싶어요. 우리가 루이스 아저씨의 입양아일 수도 있잖아요." -275p그러게. 게다가 만약 백인 남자가 백인 아이 둘을 데리고 있었다면 그들을 한순간이라도 눈여겨 봤을까 하는 생각에 미치자 한동안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절대 아닌 줄 알았는데… 이렇게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조차 미국 카스트 영향권 안에 있는 걸 보면 그 사회에 속한 이들은 오죽할까. 어렵진 않은데 흥미롭다, 재미있다기엔 너무 아프고 무거운 진실이 많네..그래도 이런 책이 널리 읽혀야지..#필독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북리뷰 #독서 #책 #책추천 #book #bookstagram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