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스완슨을 처음 만난 건 <312호에서는 303호 여자가 보인다>가 독서모임 지정도서였을 때였다. 최근 몇년 사이에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데이트 폭력과 혐오 살인이 주 소재이고 히치콕 영화 <이창>을 떠올리게 하는 면 때문에 흥미롭게 읽기 시작했는데 웬 걸. 내게는 '훔쳐보기 권장도서'로 읽히는 데다 장점을 찾기 힘들었고 함께 읽은 모임원들도 혹평 일색이었다. 신기한 건 모두가 <죽여 마땅한 사람들>은 재밌었다고 얘기하는 것이었다. 타인의 평가에 기대기보단 직접 판단하길 선호하고 궁금한 것 못 참는 편이라 서둘러 읽은 <죽여 마땅한 사람들>은 여름철 휴가지에 가져갈 책으로 손색이 없었다. 312호로 한껏 멀어진 피터 스완슨이 가까워졌을 때 하나만 더 읽어보기로 했는데 신작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을 만났고 꽤 두꺼운 책인데 하루만에 다 읽었다. 추리소설이다보니 무엇을 얘기하든 중대 스포가될 것 같아 조심스러운데 한가지 확실한 건 내가 피터 스완슨의 후속작도 읽으리란 사실이다. 너무너무 기대돼서는 아니고 판단 유보임을 솔직히 밝혀둔다. 왜냐면 추리물을 많이 읽다보니......(스포 삼키는 중)암튼 추리 덕후들이 반길 작품인 건 분명하다. 피터 스완슨 덕에 고전 추리물을 많이 알게됐으니 찬찬히 섭렵해봐야지.간만에 애거서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부터 다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