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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드뷔시 ㅣ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화재로 할아버지와 사촌을 잃은 하루카를 노리는 사람이 있다! 같은 집에 사는 사람의 악의가 드러난다. 유산 때문일까? 갑자기 하루카의 어머니가 사망한다. 유산 때문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범인은...
하루카는 드뷔시의 곡이 눈앞에 장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매우 좋아한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다. 글자로 그림을 그려낸다. 미사키나 하루카의 정열적인 연주가 눈 앞에 보였다.
결말의 반전을 제외한다면, 이 소설은 극복과 성장의 이야기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책은 실존주의로 가득하다. 쇼펜하우어는 삶은 고통이라고 했다. 작가는 그런 고난과 시련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하루카를 통해 보여준다. 남들이 어떻게 보든 발버둥치는, 발악하는 삶. 장애를 가지게 된 하루카는 '투쟁'한다. 육체적인, 정신적인 고통을 예술로써 승화한다. 만화 <4월은 너의 거짓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우리는 삶을 선택하진 않았다. 하이데거의 말처럼 '던져졌다'. 하지만 나를 다시 '던질 수 있다'. 어떻게 태어날지는 정하지 못했지만 어떻게 죽을지는 정할 수 있다. 어떻게 자신의 길을 찾고 원하는 방식으로 걸어갈지 결정할 수 있다. 나는 얼마나 치열한가?
흔히 쇼펜하우어를 허무주의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 금욕적으로 살았다. 고통스러운 삶을 철저히 사유했다. 그리고 모두가 다른 고통받는 이를 '동정'하는 삶을 역설했다. 미사키가 그런 인물이 아닐까 생각했다. 책에서 '불관용의 시대'라는 말이 나온다. 남들의 잘못된 기대와 오해는 사람을 망칠 수도 있다.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인색하지 않은지 돌아본다. 남을 함부로 재단하며 살지는 않았는지 돌아본다. 한편으로는 끝까지 자신을 지키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하루카처럼
최후에 나를 구원할 사람은 나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