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 - 출간 50주년 기념판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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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기술에서는 말한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드리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다. 나조차 사랑하지 못 하는 사람은 남을 사랑 할 수 없다. 어머니의 모성애는 조건이 없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사랑한다. 나약하고 떼쓰고 울지만 너는 그저 너이기 때문에. 어머니는 아이에게 이해를 바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우리의 사랑은 그렇지 못하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롬은 다른 기술처럼 노력과 실천을 강조한다. 우리는 먼저 나를 이해하고 역지사지의 자세로 상대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기 위해 해온 노력까지 포함해서.


 프롬은 프로이트를 강하게 비판한다. 그는 성적 도착과 해소에만 집착하여 사랑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 했다고. 사랑을 프로이트의 입장에서 정리해 보자. 사랑이란 자신의 초자아를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는 현상이다. 그의 사상은 이렇게 쉽게 양심을 외부의 권위로 대체해 버리는 행위를 정당화한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자본주의를 정당화하는 변명이 된다. 그러나 프롬이 말하는 사랑은 자기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지니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받아드리는 것이다. 비인간적인 사회를 극복하는 것은 결국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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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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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은 어떻게? 누가? 보다 왜가 중요한 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교이치로 형사 시리즈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히다카가 살해된다. 책은 용의자인 노노구치와 가가 형사의 기록을 오가면서 진행된다. 그래서 혹시 서술 트릭이 있을까 했다. 범인은100 페이지도 안 돼서 밝혀진다. 노노구치의 수기에서 이상한 부분을 찾아내고 자백을 받아낸다. 사건 자체는 해결했지만 노노구치는 살해 동기를 밝히지 않는다

 

 나중에 밝혀지는 살해 동기는 순수한 악의이다. 책 제목 그대로. 그것이 누구의 악의인가가 중요하다. 그런데 후반부의 반전을 알기 전까지는 그 악의의 주인이 히다카라고 생각했다노노구치의 수기에는 히다카가 이웃집의 고양이를 살해하는 내용이 나온다. 가가 형사가 사건 당일의 노노구치의 수기의 오류를 짚는 대목에서 아무런 언급이 없었기에 궁금했다. 분명히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결국 후반부에 반전의 재료로 사용됐다. 이 소설의 반전은 진정한 살인의 동기가 제목과 같은 순수한 '악의'라는 것이다. 광기, 바닥을 알 수 없는 깊은 질투와 시기로 이루어진.

 

 사족: 가가 형사는 범인의 동기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로 CD에 담긴 동영상이 제시한다. 이 소설이 쓰일 당시에는 CD가 최신 저장 매체였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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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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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자는 내내 담담하다. 그래서 김지영씨의 이야기는 더 무겁게 느껴진다. 이 책은 현실에 있는 이야기의 나열일 뿐이다. 르포의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훌륭한 소설인가? 라고 하면 갸웃하는게 사실. 그럼에도 책을 덮고 나면 마음 한쪽이 서늘해 지는게 사실. 책은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이 8,90년생이 서로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쓰이지 말았으면 한다. 사실 지금의 불평등은 기득권이 만든 것이다. 당시의 기득권은 남성이었고 사회적 약자인 여성은 차별당했다따라서 이 소설에 드러나는 여성들의 아픔은 사회적인 구조의 문제와 기득권 층의 횡포로 이해해야 한다. 지금 2,30 대 남성 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반감을 느낄 수도 있다. 본인들은 특별한 혜택을 받고 있지 않으므로.

 

 나는 김지영씨의 어머니 이야기에 더 공감했다. 우리 어머니의 모습과 너무도 겹쳤기 때문에. 남녀 임금 격차를 인용한 부분에서는 차라리 어머니 세대의 이야기를 했으면 어땠을까? 내 또래의 경우는 성차별로 인한 임금 격차는 느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많이 받는다는 묘사는 좀 과했다고 본다. 그랬다면 우리 회사에 여성 사원이 훨씬 많지 않았을까? 남녀 임금차는 경력 단절이 일어나는 세대 이후에서 크게 나타난다. 그 부분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더 잘 표현할 수 있었을 텐데.

 

 마지막 의사의 모습은 한계를 현실의 보여주려고 한 것일까? 수많은 피해 여성과 상담하고 공감했을 의사의 태도 치고는 작위적이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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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스토리 - 어떻게 가난한 세 청년은 세계 최고의 기업들을 무너뜨렸나?
레이 갤러거 지음, 유정식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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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 자기 개발서나 기업의 성공기를 다룬 책은  읽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의 인생은 성공한 후에 포장되어 평범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다."

나는 그들이 이런 종류의 책에서 역설하는 ‘성공 별로 관심이 없다 인생의 목표는 행복이다나는 지금도 ‘거의’ 행복한 사람이다-그래서 발전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책을 읽으면 반드시 ‘무엇인가를 얻어야 한다 강박이 밀려온다사양하고 싶다수능 문제를 푸는 것도 아니고.-다음 지문을 읽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시오.(3)-

사족은 이정도로 하자.


그럼에도  책은  흥미롭게 읽었다 일까얼핏 그들의 이야기는 뻔한 성공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바퀴벌레처럼.” 그러나 찬찬히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책에서  보이는  회사의 독특한 부분은 내가  책에서 얻어야  교훈이리라.

 

 ‘어디에서나 우리집처럼’. 에어비앤비의 최고경영자인 체스키가 항상 강조하는 회사의 철학이다그는 매주 일요일 밤마다 전사원에게 메일을 보내 회사의 비전과 원칙을 강조한다 모습은 강박적인 집착으로 까지 느껴진다무엇 때문일까에어비앤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회사의 철학과  들어 맞는다따라서 회사의 철학이 명확 할수록 회사의 구성원에게 그들의 ‘ 가치가  명확해진다명확한 가치는  강한 내적 동기를 이끌어 낸다기업의 리더가 확실한 철학을 가지고  철학에 맞는 조직 문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위기에 대처하는 그들의 자세는 배울점이 많다사업을 진행하면서 그들은 회사 안팎의 문제로 여러 위기를 맞았다그들은 변명하지 않는다그리고 바로 즉시 확실하게 사과하고 문제를 바로 해결한다자신의 모자람도 인정하고 외부의 조력을 얻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기업은 정직하고 겸손해야 한다정직하고 솔직한 행동은 기업의 철학에 신뢰를 더한다.


기업은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서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때로는 자신들의 정체성도 버릴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에어베드앤블랙퍼스트 시절에 그들은 호스트가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에어 매트리스만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고객이  전체를 대여할  없는지를 문의한 이후로 그들은 과감하게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항목을 삭제했다그리고  전체를 대여하는 옵션도 추가했다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모습이 완전히 변한 것이다  그들은 껍질을 깼다 과감한 결단이 없었다면 지금의 ‘에어비앤비 있었을까그리고  부분에서 기업의 철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닫는다그들이 이런 결단을 내릴  있었던 이유는 서비스의 형태가 달라져도 ‘어디서에서나 우리집처럼이라는 그들의 핵심 가치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에어비앤비 서비스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중개업은 이전에도 여러 형태로 존재했다하숙세입민박 셰어링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그러나 이들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냈고 성공했다 일까도전과 창의 정신식상하다이들이 성공한 본질은 제공하는 상품의 품질이다훌륭한 품질은 어디에서 나오는가기술력에서 나온다.  ‘에어비앤비 뛰어난 기술력은 블레차르지크가 독자적으로 구축한 결제 시스템에서    있다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너무나 당연해서 식상하지만 우리는 너무 쉽게 잊는다.

 

 사업이 어느 정도 커지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고민하는 모습이 나온다이때 새로운 비전을 ‘숙박이 아니라 여행 전체를 점유한다’ 정한다게비아는 ‘사마라스튜디오를 만들어 디자인과 제품 혁신을 연구한다 결과로 현재 에어비앤비는 ‘트립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호스트가 숙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도 제공하는 것이다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있는 것은  동안 확보한 수많은 호스트 덕분이다플랫폼 사업의 강점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래서 이런 교훈을 어디에 써먹을  있을까-역시나 강박이 밀려온다-? 경영은 나랑 너무  일이다그래도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회사의 올바른 철학과 문화를 만드는데 어떻게 기여할  있을지는 고민해보는 계기는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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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렌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원두 옮김 / 검은숲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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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오렌지 미스터리는 피해자를 찾는 소설이다. 아주 유명한 엘러리 퀸의 소설이다. 또한 소설 속의 주인공도 엘러리 퀸이다. 소설 속의 엘러리 퀸도 탐정인 동시에 소설가라는 점이 재미있다. 앞의 환상의 여인과 비교하자면 정통파 추리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작품 초반부터 등장인물이 모두 화가나 있거나 불안에 떤다. 처음에는 살인 사건 때문에 불안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또 경찰들이 굉장히 강압적으로 수사를 한다. 그래서 다들 더 불안해 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은 범인보다 경찰들이 더 무섭다. 핍박 받는 용의자들의 심정이 더 잘 느껴져서 몰입도가 상승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등장인물의 의심스러운 구석이 하나씩 나온다. 이런 구성이 큰 그림이 되어 범인이 누구인지 암시해 준다. 
 소설을 신나게 읽어 나가다 보면 작가가 도전장을 던지는 부분이 있다. 최근에 코난이나 김전일을 보면 별 생각 없이 해답편까지 보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도전장을 받게 되니 책장을 덮고 한 시간쯤 생각하게 됐다. 가방에서 나오는 물건 덕에 피해자의 신분과 살인 동기는 짐작해 볼 수 있다. 또한 범인도 어느 정도 짐작은 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많은 인물이 여러 사건사고에 시달리는 가운데 멀쩡한 인물이 몇 있다. 그 중에서 공들여 가며 밀실을 만들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사람은 단 한 명이다. “거꾸로” 를 떼어놓고 밀실만 보면 말이다. 그러나 “거꾸로” 와 트릭 자체는 생각해 내지 못했다. 반쯤 맞췄다고 치자. 
 제목이 중국 오렌지 미스터리인 만큼 중국을 묘사한 부분이 나온다. 흔히 서양인들이 가지는 동양 신비주의가 엿보인다. 그걸 “거꾸로” 라고 표현하고 있다. 어느 정도 동의하는게 뜨거운 국을 마시며 “시원하다” 라고 외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으리라. 
 이 작품은 소설 안에서 소설 구성을 비꼬는 부분이 있다. 스스로 여성 혐오라고 말하는 엘러리 퀸이 대실 해밋의 실명을 언급해가면서 하드보일드를 비판한다. 퀸의 아버지는 피해자가 긴 여정동안 자연스럽게 목격되는 것을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일'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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