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간다 - 대중 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
에드워드 버네이스 지음, 강미경 옮김 / 공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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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의미의 통제는 통제 당하는 대상이 그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한다. 현대에 프로파간다(선전)는 매우 부정적인 단어다. 한 가지 이유는 괴벨스가 너무 잘 써먹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이유로 모두 설명할 수 없다. 선전의 의도는 항상 선하다고 할 수 없다. 책의 저자인 버네이스는 민주주의를 소수의 엘리트로 구성된 비밀 정부가 통치하는 정치 체계로 봤다. 그러나 이런 엘리트 주의는 완벽하지 않다. 스스로 항상 선하다고 생각하는 버네이스의 실책이 이를 방증한다. 그는 럭키스트라이크를 선전하려고 수많은 여성이 담배를 피게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흡연하지 않았고 자신의 아내가 흡연하는 것에는 반대했다. 게다가 말년에는 흡연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아주 적극적으로. 인간은 완전하지 않다. 따라서 인간이 벌이는 선전도 완전하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전을 그런 점을 의도적으로 무시한다.

 책에서 의사의 권위로 호소하는 사례가 나온다. 이 선전은 미국인 전체의 아침 식사를 바꿔버렸다. 사람들은 자신보다 뛰어나다고 느끼는 사람의 권위에 쉽게 휘둘린다. 그렇다면 이런 권위는 어떻게 생겨나는가? 근원은 정보의 독점과 차단이다. 전문가는 일반인보다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한다. 그리고 대중은 그 사실을 인정하고 존중한다. 비판없이 믿을 수 밖에 없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신문에서 봤다.", "뉴스에서 봤다." 라는 말은 "이 내용은 진실이다." 와 같은 말이었다. 언제나 권위에 호소하는 방법은 소비자에게 쉽게 먹힌다. 이 사례를 보면서 닥터유가 생각났다. 닥터유를 보자면 권위자가 주장한는 내용이 항상 옳지는 않다. 

 기업의 선전은 교묘하다. 직접 강요하지 않는다. 주변을 둘러싼 환경을 야금야금 바꿔서 '어떠한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 얼핏 현대카드 슈퍼콘서트가 생각났다. 이 행사는 카드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광고에서 직접 상품을 홍보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대카드 매출 증가에 아주 큰 공헌을 했다. 

 홍보의 효과는 잡지가 증명한다. 잡지의 가격은 정상이 아니다. '프로파간다'보다 훨씬 좋은 코딩지에 총천연색으로 출력한 아주 두꺼운 책이 더 싸게 팔린다. 그 비용은? 모두 광고 비용이다. 출력물이 영상매체에 밀려버린 시대인데도. 미디어의 힘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우리가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앞에서 말했듯 우리는 생각보다 잘 휘둘린다.

 앞의 사례를 살펴보면 선전은 기업의 경제 활동에서 큰 가치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정치에서는 어떨까? 소비자가 최후의 결정을 할 수 있는 시장 형성과 소수 엘리트의 밀실 정치를 동일시 할 수 있을까? 정치는 기업활동과 다르다. 선거는 모두 얻거나 모두 잃는다. 일종의 섬멸전이다. 효율을 따질 수 없다. 적어도 기업은 기만하는 행위는 지양하려고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는 기업의 홍보 활동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 무도하다. 수없이 많은 독재자는 선전을 무기로 자신의 체제를 지켰다. 그러나 정치는 그렇지 않다. 내가 선전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나는 교육 부문을 서술한 부분에서도 그의 선의가 느낀다. 그는 선해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엘리트 주의는 반대다. 본인이 선하다고 생각하면 잘못을 저질렀다. 이런 행동이 더 끔직하게 변하면 1984의 오브라이언처럼 될지도 모른다. 모르고 저지르는 악행은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힌다. 하지만 알고 저지르는 악행은 구제할 수 없다. 선의는 항상 완벽하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경계해야 한다. 선전의 남용을 막을 장치는 정말 없는가?


 사족: 경제가 성장해도 식품의 소비량은 일정하다고 한다. 기승전 치킨해도 치킨집이 힘든 이유다. 그러므로 퇴사하기 전에 다시 한 번 고민해보자. 그리고 대기업이 새로운 발명품을 공익에 쓴다는 부분에도 동의할 수 없다. 적어도 우리나라는 그들의 권력 승계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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