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살인사건

수선화 살인사건 ㅣ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3
에드거 월리스 지음, 허선영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5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과 다르게 표지는 봄을 떠올리게 한다.

 현장에 남겨진 증거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사람을 총으로 쏘고 지혈을 하다니. 공원에 있는 시체는 슬리퍼를 신고 수선화를 안고 있다. 한자가 쓰인 종이는 또 어떤가?

 탐정인 탈링 빼고 모두 의심스럽다. 누구든 범인일 수 있다. 그러나 전개를 보니 의심스러운 인물들은 범인이 아닐 것 같았다. 그래서 범인의 마지막 자백을 읽었을 때는 맥이 풀렸다. 작가가 해당 인물의 행적을 너무 숨겼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 반전이 있다면 오직 의외의 인물이 범인일 것으로 생각했다. 게다가 기가 막힌 트릭은 없었고 우연에 우연이 겹쳐 기묘한 살인 사건이 된 것이 진상이라니. 이 작품이 고전이란 것을 생각하면 당시에는 신선한 결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잘린 머리...>를 먼저 보고 이 소설을 읽었는데 차라리 반대로 읽었다면 좋았겠다. 그래도 빠르게 이어지는 추격과 밝혀지는 비밀들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읽었다. 번역이 매끄럽지 않았음에도 그랬으니, 고전의 반열에 오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