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perky > 취하라 -보들레르-

늘 취해 있어라. 다른 건 상관없다. 그것만이 문제이다. 그대의 어깨를 눌러 땅바닥에 짓이기는 시간의 끔찍한 짐을 느끼지 않으려거든 쉼 없이 취하라.

무엇에 취하냐고? 술에든, 시에든, 미덕에든, 그대 마음대로. 그저 취해 있어라.

그러다 이따금 궁전의 계단에서나, 도랑가 풀밭에서나, 그대 방의 적막한 고독 속에서 깨어나 취기가 반쯤 혹은 싹 가셨거든 바람에게나, 물결에게나, 별에게나, 새에게나, 시계에게나, 그 무엇이든 날아가거나, 탄식하거나, 흔들리거나, 노래하거나, 말하는 것에게 물어보라. 지금 무엇을 할 시간인지 그러면 바람은, 물결은, 별은, 새는, 시계는 대답하리라. '취할 시간이다! 취하라, 시간의 고통받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거든 쉼 없이 취하라! 술에든 시에는, 미덕에든, 그대 원하는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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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0권 가까운 책을 읽었었지만, 저는 이 구절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지금까지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었었지만, 저는 '취해' 있었던 거였어요. 시간의 끔찍한 짐을 피하고 싶어서..바로 '문학'이라는 세계에 '취해 '있었던 거였어요.

'유진오닐'이 쓴 '밤으로의 긴 여로'라는 책 속에 삽입되어 있는 보들레르의 '취하라'라는 이 명시를 발견했을때, 제 자신을 발견한 저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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