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구성은
왼쪽 페이지에는 유명인의 글쓰기에 대한 짧은 글귀가
오른쪽 페이지에는 저자의 1쪽 짜리 짧은 글이 있다.
이렇게 104개의 문장이 연속된다.
절묘하게 하나의 주제로 1쪽이 채 넘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 빨리 페이지가 넘어간다.
글이 너무 편하고 읽기가 쉽다.
문체도 편하고 소재도 편하다.
아주 평범한 저자와 그 주변의 이야기이다.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이 문구를 정확하게 실현하기 위한 아주 적절한 책이다.
나도 처음 부터 끝까지 책을 읽고 난 뒤
무엇이든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소소한 일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편하게 쓸수 있다면,
그것이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그리고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40챕터에 있는 박완서의 짧고, 길고, 짧은 문장들의 리듬에
마음이 흔들인 것인가.
"휴전이 되고 집에서 결혼을 재촉했다. 나는 선을 보고 조건도 보고 마따안 남자를 만나 약혼을 하고 청첩장을 찍었다. 마치 학교를 졸업하고 상급 학교로 진학을 하는 것처럼 나에게 그건 당연한 순서였다. 그 남자에게는 청첩장을 건네면서 그 사실을 처음으로 알렸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나서 별안간 격렬하게 흐느껴 울었다. 나도 따라 울었다. 이별은 슬픈 것이니까. 나의 눈물에 거짓은 없었다. 그러나 졸업식 날 아무리 서럽게 우는 아이도 학교에 그냥 남아 있고 싶어 우는 건 아니다."
- 박완서 단편 '그 남자네 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