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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몽고메리의 빨강 머리 앤 스크랩북 - 빨강 머리 앤 탄생 100주년 공식 기념판
루시 모드 몽고메리.엘리자베스 롤린스 에펄리 지음, 박혜원 옮김 / 더모던 / 2020년 9월
평점 :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아직도 머릿속에 노랫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선명하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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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받아보고 양장표지가 고급스럽고 크기도 아주 커서 놀랬다.
표지의 홀로그램을 보면 그린게이블즈의 초록지붕내부를 들여다보고있는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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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티비에 하루종일 수많은 채널에서 영화와 만화가 나오지 않았던 그시절.
화면조정시간이 끝나고 저녁5시경이 되면 딱30분.
하루종일 오매불망 기다리던 너무나도 달콤한 시간이 시작됐었다.
언니들과 나는 티비앞에 붙어앉아 한장면한장면 놓치지 않고 만화속에 빠져 들었었다.
방영되던 만화라고는 꼬마자동차붕붕,로버트태권브이가 다였던 시절에
빨강머리앤은 소녀들의 감성을 촉촉히 적셔주는 단비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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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와의 우정을 보며 함께 가슴벅참을 느끼고,
마릴라아주머니에게 혼이 날땐 함께 마음을 졸였으며,
길버트와의 미묘한 관계들을 보며 함께 설레였었다.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절망적이고 괴로운 상황에서도 끝없는 상상력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앤이란 캐릭터는,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더 진가를 발휘하고 시대를 초월하여 더 매력적인 인물로 재조명되고 있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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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애니메이션으로 끝나기 보다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이 되어주는 빨강머리앤.
그 명작을 탄생시킨 모티브가 되고 영감의 원천이 된 루시 몽고메리의 스크랩북이다.
이 스크랩북은 몽고메리 자신의 특별한 순간들을 모두 담아서 간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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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메리는 실제 자신이 거주했던 프린스 에드워드섬의 북부해안을 앤 셜리의 배경으로 썼고, 나무와 들판이 내려다 보이는 푸른지붕의 자신의 방을 앤셜리에게 선물해 주었다.
앤셜리도 몽고메리가 내다보던 창밖을 보며 함께 내려다보며 아름다운 색채로 꾸며진 수많은 상상의 세계를 자유로이 날아다닐수 있었다.
고양이털, 천조각,눌러서 말린 꽃들로 채운 스크랩북을 보고 있노라면 앤 셜리는 작가 몽고메리와 동일인물인듯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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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구성은 블루스크랩북과 레드 스크랩북으로 나누어져 있다.
블루 스크랩북은 루시모드 몽고메리가 열여덟살에서 스물두살까지의 기록을 담고 있고 레드스크랩북은 작가로써의 스크랩북으로, 개인적인 일화와 사진을 보관하고 그 안에서 작은 드라마와 대화가 만들어지도록 구상한 스크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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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크랩북을 펼치면 은밀한 비밀과도 같은 내용들이 쏟아진다.
19세기 말의 몽고메리 자신의 관심사였던 패션과 감성,사랑,향수들로 가득찬 스크랩북은 여성스러움으로 가득하다.
이런 감성들이 빨간머리앤에 녹아들어 완전한 소녀감성으로 중무장한 빨강머리앤이 탄생되었다.
빨강머리앤의 탄생비화와 더불어 몽고메리란 작가의 세계관과 삶도 함께 들여다볼수 있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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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빨강머리앤 탄생 100주년이라 한다.
시대를 초월하여 그나이때 느끼는 소녀들의 꿈과 사랑과 감성은 공유되는듯 하다.
이 스크랩북은 앤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꼭 소장해야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