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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새오, 앵무새 치즈애오 - 반려동물 앵무새 치즈의 이야기
권윤택.김준영 지음, 진영 그림 / 하모니북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아주 많다. 키운다고 표현하는 것보다는 함께 산다는 표현이 더 적당하겠다.그렇게 가족처럼 함께 사는 반려견이나 반려묘는 많이 봤지만 앵무새는 여러모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어려서부터 새에 대한 공포감 있는 나는, 새를 손에 올리거나 어깨에 올리는 행위는 상상만 해도 식은땀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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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인 엄마 아빠의 사랑을 너무 너무 듬뿍 받고 있는 앵무새 '치즈'를 보며 그 사랑스러움에 새에 대한 편견이 조금은 사라진 듯도 하다.
난 동물과 함께 사는 건 교감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라 속된 말로' 새대가리' 인 앵무새와 어떤 교감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앵무새가 이렇게 다양한 감정선이 있고 똑똑한 동물인지 전혀 몰랐었다.
앵무새에 대해서는 그저 사람말을 조금 흉내내는 새라는 것 외에는 그 어떤 정보도 없었던거다.
'치즈'가 동화속에 나오는 파랑새인듯 신비롭고 너무 예쁘기도 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앵무새 매력에 빠져들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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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크족인 부부가 앵무새를 입양하고 함께 살아가면서 겪은 일상들을 앵무새 '치즈'의 시점에서 적어 낸 글이다.
글도 그림도 내용도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책이다.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치즈의 행동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며 그 감정들을 교감하지 못했다면 불가능 했을 작업이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과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치즈가 일기를 쓴 게 아닐까 싶은 엉뚱한 생각마저 하게 된다. 책을 읽다가 유튜브로 앵무새 검색도 해보았는데 의외로 앵무새를 키우는 사람들도 많았고 애교도 많고 똑똑한 앵무새를 보니 오히려 개나 고양이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함께 대화하고 노래도 사람의 말로 함께 부를수 있는 새라니~!!
언젠가 나도 한번 키워보고픈 생각마저 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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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일 마지막 페이지를 있고 빵 터져버렸다.
책을 완성하고 마무리 단계에서 치즈의 성별검사를 했는데 그동안 당연히 수컷인 줄 알고 시방새(치즈별명)라부르며 키웠던 치즈가 암컷으로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에피소드 중에 발정기가 된 것 같아 여자친구를 만들어 주겠다고 데려다 놨더니 아무 반응이 없어 피하기만 하는 치즈를 보고 '자기가 새가 아니고 사람인 줄 알아서 여자 새에겐 관심이 없구나' 하고 허무한 데이트를 마무리하고 돌아왔다는 일화가 있었다.
치즈로선 얼마나 당황스러운 경험이었을까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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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가 그날 일기를 썼다면 이렇게 쓰지 않았을까.
[요즘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 한것이 맛있는 호박씨를 먹어도,아빠가 맛사지를 해줘도 즐겁지가 않다.그런거보다는 '안녕' 이란 단어를 멋지게 발음할 줄 아는 젠틀하고 멋진 남자'새'를 만나고 싶다. 역시 눈치 빠른 엄마가 이걸 또 캐치하고 데이트를 준비했나 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장소에 도착했더니 왠 못생긴 여자새를 데려다주고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다...
뭐 어쩌라고... 내 멋진 남자친구는 어디 있는 건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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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잘못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