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법 글자 ㅣ 설민석의 역사가 있는 동화 1
설민석 지음, 단꿈 창작 스튜디오 그림 / 단꿈아이 / 2023년 4월
평점 :
나는 한국어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배우기 어려워한다는 여러 불규칙 활용에도 굉장히 관심이 많다. 예를 들면, 물어본다는 의미의 '묻다'는 [물어보다]와 같이 '-아/어'를 만나면 받침이 'ㄹ'로 변형이 되지만, '옷감에 물감이 묻었다' 혹은 '시신을 땅에 묻다'와 같은 의미의 '묻다'는 왜 [*물어서]로 변형이 되지 않는지 같은 내용이 내게는 무척 흥미롭다. 이러한 활용 뿐만이 아니다. 예외적인 발음 규칙도 마찬가지다. 왜 물고기는 [물꼬기]로 발음이 되고, 불고기는 [*불꼬기]가 아닌 [불고기]로 발음이 되는 건지가 궁금하고 흥미롭다.
또, 어느 날은 책에서 "문뜩'이라는 단어를 보게 되었다. 나는 당연히 오타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표준대국어사전에서 검색을 해보니 "생각이나 느낌 따위가 갑자기 떠오르는 모양. '문득'보다 센 느낌을 준다."라고 검색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또 있었다. 아이의 책에 "때굴때굴"이라는 단어가 나오길래 이 역시 '데굴데굴'의 오타라고 생각했지만 혹시하는 마음에 검색을 해보니 "작은 물건이 잇따라 구르는 모양. ‘대굴대굴’보다 센 느낌을 준다."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대굴대굴???!!! 대굴대굴도 있다니!' 곧바로 검색해보자 '대굴대굴' 역시 "작은 물건이 계속 구르는 모양"으로 사전에 등재되어 있었다. 이렇듯 한국어에 관심이 많고 예쁘게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정작 우리말에 대해서는 빙산의 일각만을 가지고 매일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런데 이 책 <마법 글자>를 읽고 다시 한번 놀라게 되었다. 이 책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체하신 이유와 창제 과정을 청개구리들을 통해 소개하는 내용인데, 그림책 말미에 "부모님과 함께 읽어요."에 수록된 세종 대왕의 이야기를 보고 놀라게 된 것이다.
우선 첫번째는 1446년에 만들어진 '훈민정음'이 '한글'로 불리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에 접어든 그 이후라는 사실이었다. 또한, '한글'이 '큰 글자'를 의미한다는 것도 말이다. 두번째는 유네스코(UNESCO)에서 1990년부터 매년 문맹을 없애는 데 공헌한 사람 혹은 단체에게 '세종 대왕 문맹 퇴치상(King Sejong Literacy Prize)를 수여한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는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글을 읽고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그 먼 옛날의 세종 대왕의 마음이 지금 세대에서도 오롯이 인정받는 것 같아 더욱 의미가 깊게 다가온다.
이미 훈민정음의 과학성이나 우수성은 우리 국민 모두가 아는 사실일 것이다. 이러한 훌륭한 글자인 한글을 더욱 아름답고 소중하게 사용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세종 대왕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커지는 듯 하다. 세종 대왕과 훈민정음, 그리고 한글에 대해 잘 소개하고 있는 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었으며, 이 글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