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 퐁이 퐁! 웅진 세계그림책 235
가나자와 마코토 지음, 김보나 옮김 / 웅진주니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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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이와 나만 지하주차장에서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운전을 했던 남편은 내려야 할 짐이 너무 많아 같이 올라오지 못하고 혼자 주차장에 남아 있던 상황이었다. 도착음이 울리고 이제 엘리베이터를 내리려는데 대뜸 아이가 지하1층 버튼을 누르는 것이었다. 나는 영문을 몰라 아이에게 왜 눌렀는지 이유를 물어보니 지하1층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빠에게 얼른 엘리베이터를 보내주려고 눌렀다고 했다. 이때 아이는 고작 네 돌이 지났을 뿐이었는데 대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이는 어느 날 집에 가족들이 모두 들어온 후 갑자기 다시 현관으로 가더니 신발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아이에게 신발 정리를 하도록 시킨 적도, 또 신발 정리가 칭찬을 받을 일이라고 아이에게 말한 적도 없었는데 아이는 모두의 신발을, 그것도 신발을 신자마자 바로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현관 방향을 향해 가지런히 정리해 둔 것이 아니겠는가!

이 책 <수염 퐁피 퐁!>에 나오는 퐁 씨를 보니 이런 아이의 지난 일화들이 생각이 났다. 이 책에 등장하는 퐁씨는 누구보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에 진심인 사람이다. 항상 자신보다 다른 친구들을 먼저 생각하느라 자신의 모습은 삼각김밥처럼 세모 모양이 되기도 하고, 바나나처럼 주욱 늘어나 버리기도, 또 벌에 쏘여 얼굴이 퉁퉁 붓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주는 일을 결코 멈출 수가 없는 캐릭터이다. 이 책은 이런 퐁 씨에게도 도움이 필요할 때면 퐁 씨의 친구들 또한 주저없이 퐁 씨를 도와주고, 자신이 도움을 받고 있는 그 순간에도 또 도움이 필요한 친구에게 다시 도움을 주는 예쁜 마음씨를 가진 퐁 씨를 그린 그림책이다.

우리 아이가 이 퐁 씨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 것에 행복을 느끼고, 그런 마음이 또 다른 사람에게 귀감이 되어서 언제든 다시 따뜻한 마음을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한다면 부모로서 정말 바랄 것이 없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된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었으며, 이 글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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