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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동네 ㅣ 웅진 우리그림책 97
나오미양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1월
평점 :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추운 겨울을 지나고 있다. 인생에 이런 기온을 만난 적이 있었나 싶은 영하의 기온을 올해는 무척이나 자주 만나고 있다. 평소 나는 추위을 많이 타는 탓에 겨울보다는 여름을 선호하는데, 그렇다고 움크리고만 있기에는 겨울은 언제나 너무도 길었기에 이곳저곳으로 많은 여행을 떠났고, 그래서인지 겨울을 떠올리면 유독 여행의 추억들이 많이 떠오른다.
겨울 기억 중에서도 내게 가장 잊을 수 없는 겨울 기억은, 대학 3학년 개강을 앞둔 바로 그 겨울에 떠난 보름 간의 국토대장정 기억일 것이다. 새해가 밝은 지 채 열흘이 지나지 않았던, 새하얀 눈이 거세게도 내리던 어느 날 오전, 나는 작은 여행 가방안에 여벌옷 몇 벌과 간단한 생필품 따위를 챙겨 넣고는 지하철을 타고 소집 장소로 향하였다. 그때는 이 여정이 나의 인생에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닐지,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지 조금도 예상하지 못한 채였다.
이 책 역시 어느 겨울 낯선 겨울 동네로의 여행을 떠나기 위해 짐을 싸는 것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엇보다 이모가 살고 있는 그 겨울 동네에는 이따금씩 이모 집 뒷마당에 사슴이 놀러온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들떠 있는 모습이다. 이모 집에 도착해서도 사슴을 만날 일만을 꿈꾸며 산책을 가고 숲속으로 여행을 떠나지만 사슴을 만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집에 돌아갈 날이 다가오고 이대로 그냥 돌아갈 수는 없기에 사슴을 보겠다고 홀로 집을 나서지만, 되려 몸만 아프게 되고 만다. 그러나 그 날 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하였던가! 꿈에서 그토록 그리던 사슴을 만난다. 그 기억을 안고 이모집을 떠나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누구에게나 간절한 소망이 있기 때문일까. 주인공이 사슴을 만난 장면에서는 매번 뜨거운 눈물을 삼키게 된다. 무언가를 소망하는 일, 그리고 그것을 완벽히 이루지는 못할지라도 그 여정 속에서 얻게되는 또 다른 선물과 같은 일이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나 역시도 지금도 꿈꾸고 있다. 그 시절, 나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던 국토대장정 같은 추억이 다시 한번 내 인생에 일어나기를 말이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었으며, 이 글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