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초등 한글 능력 진단 평가
최영환 지음, 민병권 그림 / 해결책 / 2022년 5월
평점 :
한국 나이로 6살인 우리 아이는 아직 한글을 다 떼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버섯에 푹 빠지게 되었는데 그 정도가 보통 마니악한 것이 아니었다. 그림책이 가득 꽂힌 어린이 도서관에 가서도 굳이 버섯의 실물 사진이 가득 담긴 어른용 교양 서적을 찾아 빌려오는가 하면, 그 책을 읽고 또 읽고 심지어 외출할 때도 꼭 챙겨 나가는 그런 필수품일 정도로 버섯 사랑에 진심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분명 한글을 잘 읽지 못했던 아이가 책을 넘겨가며 해당 페이지에서 설명하는 버섯 이름을 서른 개 넘게 읽어나가는 게 아니겠는가! 버섯 이름을 한글로써 읽은 것인지, 아니면 그냥 그림으로써 외운 것인지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혹시 아이의 이러한 버섯에 대한 관심이 한글을 깨우치는 데 어쩌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순간 머릿 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로부터 지금 약 반년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우리 아이는 얼마나 한글을 알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 책을 활용해 보기로 했다. 이 책은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를 대상으로 가정에서 한글 능력을 진단해 볼 수 있도록 기획된 책이다. 특히, 연령과 능력을 고려하여 3단계로 나누어 한글 능력을 진단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1단계는 유아나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글의 읽기 능력만 진단하는 반면 3단계에서는 한글 학습을 마친 학생을 대상으로 읽기와 쓰기를 모두 균형 있게 진단해볼 수 있는 차이를 두고 있다. 또한, 1단계와 3단계의 중간 단계인 2단계에서는 예비 초등학생이나 초등학생 저학년을 대상으로 읽기 3/4과 쓰기 1/4의 비중으로 한글 능력을 진단해볼 수 있도록 하였고, 단어를 제시함에 있어서도 유의미한 단어와 무의미한 글자를 혼용하여 진단할 수 있도록 각 대상 별 차등을 두었다.
우리 아이에게 이 책을 펼쳐주니 아이는 마치 재미있는 워크북을 발견한 듯이 검정색 색연필을 얼른 가져와 거침 없이 1단계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는 그림을 보고 모음이나 받침 등의 낱말을 연결짓는 과정은 무리 없이 수행해 나갔다. 그러나 2단계부터는 낱말과 그림을 연결짓는 것은 수월히 풀어냈지만 불러주는 말을 듣고 쓰는 등의 문항은 역시나 수행해내지 못했다. 3단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예를 들어 그림을 보고 초성만 제시된 글자를 완성해내는 문항은 아이에겐 너무 높은 난이도의 문제였다.
그러나 주목해야할 사실은 아이가 이 책을 한번 앉은 자리에서 자신이 풀 수 있는 모든 문항들에 대해서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풀어나갔다는 점이다. 이는 아마도 이 책을 한글 진단 평가로 전혀 느끼지 않고 재미있는 활동으로 느낄 만큼 책이 직관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한글 떼기는 부모들의 초미의 관심사인만큼 아이의 한글 능력이 궁금한 부모가 많을텐데 한번쯤 이 책을 통해 가정에서 쉽게 알아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었으며, 이 글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