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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는 걸까요? ㅣ 우리 모두 함께 좋은 습관 4
김정윤 지음, 김주경 그림 / 아주좋은날 / 2021년 11월
평점 :
책의 제목을 보니 내가 아이를 출산하던 그 날이 생각이 난다. 정확히 아이가 낳은 그 다음날부터 이전의 내 삶과는 완전히 다른 날들이 펼쳐졌다. 병원 신생아실에서 수유를 하러 올 수 있겠냐는 전화를 처음 받은 것은 내가 겨우 스스로 거동을 할 수 있게 된 그 순간부터였다. 손등에는 주삿바늘이 꽂힌 채, 주사 거치대를 끌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외투를 꽁꽁 싸맨 채 떨리는 마음으로 아이를 만나러 내려갔다. 아이는 선생님 품에서는 세상 평온하게 눈을 감고 마치 자는 듯 안겨있었다. 그런데 왜인지 내게 오는 순간부터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었다. '헉, 왜 우는 걸까, 내가 안은 자세가 불편한 걸까, 어떻게 해줘야 하는 걸까...' 이런 생각들이 바삐 머릿 속을 스쳐가는 동안에도 아이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고 결국 선생님께서 안는 자세 등을 도와주신 다음에야 아이는 울음을 멈추곤 했다. 조리원에서도 내가 아이를 만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약 보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보니 수유도, 아기를 안는 일도 처음보다 조금은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와 처음 집으로 가게된 그날, 더이상 병원이나 조리원의 간호 선생님들이 계시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니 덜컥 두려움이 밀려왔다. 그 두려움은 아이가 울 때는 하염 없이 증폭되었다. 그날 밤, 우는 아이를 안았다가 젖을 물렸다가 속싸개와 배냇저고리를 벗겨 기저귀를 갈고, 닦고, 다시 입혀내기를 무한 반복하며 한숨도 자지 못했고, 많은 다른 산모들처럼 아이의 울음 소리가 환청처럼 들리는 날은 아이가 돌이 될 때까지도 계속되었다. 그런 시간을 지나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바로 '지금 아이가 왜 우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이 책은 유치원생 정도로 보이는 최민종이라는 남자 아이가 주인공이다. 민종이가 어린 동생의 울음 소리에 잠이 깨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왜 대체 동생이 우는 건지를 엄마에게 물어보고 그 이유를 이야기로 듣고도 머리로는 이해하나 눈을 뜨는 그 순간에 울음 소리를을 듣는 것은 싫다고 느낀다. 퍽 하면 울기 일쑤인 친구 동욱이도 마찬가지다. 동욱이에게도 왜 우는 건지 물어보지만 씩씩하고 의젓한 자신과는 다르다고 느낄 뿐 잘 우는 동욱이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민종이 자신이 마트에서 미아가 되고 다시 엄마를 만나는 과정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서러움을 통해 울음이라는 행동을 처음으로 이해하게 되고, 인간은 누구나 울며 때론 우는 행동이 되려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우는 친구가 있을 때는 용기와 응원을 주기로 결심하며 책의 내용은 마무리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아이의 마음을 더욱 들여다보고 아이와 마음에 대한 대화를 더욱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슬픈 마음이 드는지, 그럴 땐 어떻게 했는지, 또 어떻게 하는 게 더 좋을지 등에 관해서 말이다.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잘 알고 잘 다룰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를 둔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이 책을 함께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었으며, 이 글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