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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13
보린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12월
평점 :
따로 주석같은 설명 없이 몰아치는 이야기인데 낯설지 않다.
이런 불친절함이 청소년의 머릿속과도 닮았다.
청소년 시절 좋아했거나 기억에 남아 있는 책을 돌이켜보면 의외의 것들이 많다.
다시 읽어보면 이해못할 것들, 괴랄하고 감정적이고 알 수 없는 것들도 있다.
기억에 남은 이유도 내용이나 교훈 같은 것 보다도 어떠한 감정이나 분위기, 공감, 부러움, 바라는 것과 강렬한 무언가,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검정색 옷을 사랑하는 청소년들의 마음에 쉽게 들어갈 수 있겠다.
다소 시니컬 하고 어두운 듯하지만 가만 앉혀두고 떠드는 선생이 아니고 들어주는 또래같이 느껴진다.
'불안하지만 아주 불안하지 않고, 외롭지만 아주 외롭지 않을 미래'
수능을 앞두고 그리고 수능을 마치고
대학에 붙고 떨어지고 계획이 있고 없는 모두에게
모든 10대와 스무살에게 주어진 것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 같다.
무엇을 잃었고 가졌고 시간을 낭비한 것만 같고 공허하고 뭣도 아닌 것 같대도
사랑도 가족도 모르겠는 한 때에도
아주 불안하지도 아주 외롭지도 않을 미래는 기다리고 있다는 걸 말이다.
살아온 지금까지의 시간이 공부건 헛짓거리던 잘 놀고 행복했건 아무 의미가 없었건
불안이건 외로움이었건 그게 영 저주와 악몽은 아닐 것이다.
지나고 나야 그게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을테니
어떻게든 시절을 지나가기를 바란다.
미래를 버리고 싶은 영혼에게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다.
단순하고 쉬운 소설을 선호하는 지라 처음엔 어리둥절 했는데, 다 읽고나니 기가 막히다.
익숙한 ABC 초콜릿을 집던 내게 갑자기 찾아온 고급스러운 맛이랄까.
두바이 초콜릿 처럼 새롭고 진하고 드물고 혀끝에 남는다.
이 리뷰는 가제본을 제공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