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청소년 현대 문학선 10
이순원 지음, 이정선 그림 / 문이당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내용을 먼저 접한 것은 한 TV의 드라마를 통해서였다. 예고를 보고 꼭 보고 싶었었는데, 시간이 잘 맞지 않아서 마지막 장면만 보고 말았다. 그래서 그 내용이 항상 궁금했었는데, 원작이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읽어보게 되었다.

이 소설을 주인공인 나 '이 정 수'가 13세부터 19세까지의 사춘기 혹은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겪은 여러가지 갈등, 욕망, 방황 그리고 꿈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중학교 2학년인 주인공의 성적인 호기심이 세밀하게 묘사되고 있었다. 남학생들의 성적 호기심을 잘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뭔가 좀 거리끼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 성적인 호기심을 왜설적이지 않게, 소년의 호기심 답게 그려낸 작가의 글솜씨가 훌륭하다.

너무 뛰어나 천재 취급을 받는 형, 그리고 그 아래 나름대로 잘 해도 항상 비교 당하면서, 왠지 뭐든지 잘 못하는 듯이 느껴지기만 하는 나. 아마 여느 형제간에도 생겨날 수 있는 갈등이고, 아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많은 공감을 할 부분이다.
내가 형은 공부로 성공할 사람이고 나는 농사를 지어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하게된 근본적인 원인은 잠재의식 속에 있던 경쟁심과 형에 대한 열등감이다. 그리고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형제들 사이에 태어난 순서에 따라 그 성향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둘째는 보통 반항적이고 독립적인 성향을 가진하고 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교 입학한 나는 학교에 흥미를 잃고 농사를 짓기 위해 대관령으로 가서 거기서 학교에서 벗어나 어른으로서의 행동을 한다. 다방에서 커피를 마시고,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또 여자를 히롱하고 싶어하고...
하지만 주인공은 자신의 성(性)적인 스승인 친구 박승태와 술집에 찾아가, 친구에게 여자를 알게 해주면서 자신이 아직은 어른의 세상에 발을 들여 놓기 두려워하는 소년임을 깨닫는다. 자신이 한 것을 어른 노릇이 아니고 어른 놀이였음을 깨닫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고등학교 때 학교를 벗어나 하고 싶어 하던 일탈행동들을 주인공은 직접 해보는 것이다. 나 또한 학창시절 지겹게만 느껴지던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일탈을 얼마라 꿈꾸었던가!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승태의 누나에게 고백을 하고 내려오던 날 '나'의 생각.
'나는 그 고백을 앞으로 잊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누나도 잊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훗날 서른쯤 나이를 먹어, 또 마흔이나 쉰쯤 나이를 먹은 다음 오늘 이 시간을 다시 생각할 때 지금처럼 그때도 그것이 부끄럽거나 철없지 않고 아름답게 추억되었으면 좋겠다고."
어린 시절 첫사랑과 이별... 하지만 언제까지나 아름답게 기억되기를 바라는 '나'의 마음이 더욱 아름다웠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19살 때 무엇을 했었는지 생각해보았다.
나에게는 그런 열정이 있었을까?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강했기에 주인공 '나'는 그런 19세를 보낼 수 있었을 것 같다.
나도 앞으로 삶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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