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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 고흐의 불꽃같은 열망과 고독한 내면의 기록 ㅣ 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starry starry night , Vincent
Starry, Starry night (별들이 반짝이는 밤에)
Paint your palette blue and gray(당신의 팔레트에 파랑색과 회색으로 칠하세요)
Look out on a summer's day (한 여름날을 생각해 보세요)
With eyes that know the darkness in my soul (내 영혼의 어둠을 보는 눈으로) ~
Don Mclean의 노래 Vincent의 첫 부분이다. 별이 빛나는 밤에...
많은 사람들이 광고나 영화 등의 사운드 트랙으로도 들었을 노래. 이 노래의 주인공인 빈센트 반 고흐.
어릴 때 위인전집에서 읽었던 고흐, 그리고 몇 년 전 고흐의 그림과 그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그리고 또 그의 그림으로 만든 그를 기리는 영화 Loving Vincent까지. 그의 일생에 대해서는 여러 경로를 통해 꽤 많이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고흐가 그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가 담긴 이 책을 읽으면 또 다른 고흐의 모습을 알게 된다.
영화 ‘Loving Vincent’에는 고흐 생전에 고흐에게 동생 테오의 편지를 전달해주던 우편배달부가 자신의 아들 아르망에게 고흐가 가지고 있던 테오의 편지를 테오에게 전달해주기를 부탁다고 그 아들이 편지를 전달해주기 위해 테오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빈센트의 삶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듣고 고흐의 생의 마지막 장면까지 찾아가는 내용이 나온다. 영화의 마지막에 테오는 이미 죽고 없고 그의 부인에게 고흐가 남긴 편지를 전해주고 돌아 나오는데, 이 책에 있는 고흐의 편지에 대한 테오의 답장들이었을 것 같다.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고자 했으나 그의 생전에 그의 그림을 알아 주는 사람은 동생 테오 외에는 없었고, 항상 사랑을 추구했으나 끝에는 그 옆에 누구도 남지 않았으며, 또 자신만의 강한 그림 세계를 가지고 있어 다른 사람과 화합하지 못하고 외롭고 쓸쓸하게 살았던 고흐. 그런 그가 동생인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단편적으로만 알 수 있었던 고흐에 대해, 그림에 대한 자신의 생각,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감정, 그리고 자신의 그림을 알아 주지 않는 이들에 대한 감정, 그리고 늘 함께 있는 경제적 궁핍함 등 더 많이 알게 된 느낌이다.
* 다른 여자가 내 가슴을 뛰게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녀는 멀리 떠나버렸고 나를 만나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여자, 병들고 임신한 데다 배고픈 여자가 한 겨울에 거리를 헤매고 있었다, 나는 정말이지 달리 행동할 수 없었다.
* 나는 감자 먹는 사람들이 아주 좋은 작품이 되리라 믿는다. 너도 알다시피, 글래 며칠간은 물감 때문에 고생했다. 물감이 완전히 마르기 전에는 그림을 망칠 각오를 하지 않고는 붓질 한 번 마음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수정할 때는 작은 붓으로 냉정하고 침착하게 해야 한다.
* 나라면 “밭갈이하는 농부에게 개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 보다는 “농부는 농부다워야 하고, 밭을 가는 사람은 밭을 가는 사람다워야 한다.”고 말하겠다. 그럴 때 그 그림은 진정으로 현대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사실 이런 말은 아무리 장황한 설명을 덧붙여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많다.
* 지금 그림이 팔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를 괴롭히는 까닭은 네가 그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 말처럼 내가 아무런 소득이 없다는 사실이 너에게 폐가 되지 않는다면 사실 나에게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 언젠가 내 그림이 팔릴 날이 오리라는 건 확신하지만 그때까지는 너에게 기대서 아무런 수입도 없이 돈을 쓰기만 하겠지. 가끔씩 그런 생각을 하면 우울해진다.
* 이곳 사람들이 그림에 대해 가지고 있는 다소 미신적인 생각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나를 슬프게 한다. 사실 그 말은 꽤나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화가는 눈에 보이는 것에 너무 빠져 있는 사람이어서 살아가면서 다른 것을 잘 움켜쥐지 못한다는 말.
마지막까지 그림을 위해 살고자 했던 빈센트. 그림에 대한 열정과 성공에 대한 갈망,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테오에 대한 미안함 등이 그의 몸과 정신을 갉아 먹었던 탓일까? 그는 결국 37년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그가 살아 있을 때 팔린 그림은 단 한 점이라고 한다. 살아 있을 때는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그가 남긴 그림은 모두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죽어서 고흐는 전설이 되어 버린 듯 하다.
ps. 책 속에는 고흐의 그림이 함께 들어 있다.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림을 감상하는 것도 즐거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