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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 / 2019년 1월
평점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대학교 3학년 때 쯤인가, 벌써 한 20년이 다 되어가는 그 때, 친한 과 친구들과 서양 철학사에 관한 책을 함께 읽고 스터디를 한 적이 있다. 무슨 생각으로 마치 국어 사전 만큼 두꺼운 서양 철학사 책을 골랐던지... 시작할 때는 우리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하면서 서양의 철학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알아 가보자 했던 것 같은데 한 두달 정도 지속되다가 흐지부지되어 버린 적이 있다. 그때 같이 읽고 이야기했던 철학자가 누구였었을까? 아마 소피스트들에서 시작해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등 몇몇 그리스 철학자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던 것 같다. 왜 그랬지? 왜 우리의 처음 이상은 두어달을 채 넘기지 못했을까? 그에 대한 답을 이 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 약간 찾아볼 수 있었다.
책의 저자는 자신의 책 첫장을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명명하고 책의 핵심 3가지를 내세웠다. 그 중 처음이 ‘책의 흐름을 시간 축으로 구성하지 않는다’였는데, 그 이유가 대다수의 철학 초심자들이 시간순으로 서술된 철학사 입문 책을 통해 따분한 그리스 철학을 읽다가 마는 이유가 ‘험하기만 하고 경치는 별 볼 일 없는 산’을 오르는 데에서 철학을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하며, 자신의 책에서는 시간 축에 따라 목차를 구성하지 않고 철학자들이 남긴 다양한 개념들을 ‘사람, 조직, 사회, 사고’라는 네 가지 콘셉트에 따라 구성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그리스 철학의 험준한 산을 힘들게 올라갈 필요 없이 ‘사람, 조직, 사회, 사고’ 각각의 주제에 관련해 자신이 알고 싶고 탐구하고 싶은 분야부터 읽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두 번째는 ‘현실의 쓸모에 기초한다’로 조직과 인재에 관한 컨설팅과 실생활에서의 문제 해결을 위한 유용성을 토대로 편집하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철학의 근본적 개념부터 익히고 싶은 칸트, 스피노자, 키에르케고르 등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는 부족한 책일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는 ‘철학 이외의 영역도 다룬다.’이다. 모든 분야에서 발견과 견문을 원용하면서 인류와 사회, 그리고 세계의 온갖 현상에 관해 자유자재로 통찰을 담아내는 학문이 바로 철학이라며, 철학을 다른 모든 학문을 담아 포용해 내는 큰 바다와 같아 철학 이외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도 함께 담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처음에 밝혔듯이 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저자 자신도 철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고 경영컨설팅 관련 일을 하는 사람으로 자신이 읽고 공부한 철학이 자신의 전공분야인 경영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가를 중심으로 하여 50가지의 철학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책 제목이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인 것처럼 살아가는 삶의 무한한 경쟁 상황 속에서 어떻게 철학 속에서 아이디어를 찾고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철학을 이용하는 방법에 관한 팁을 알려주는 책이다.
만약 경영과 관련하여 아이디어를 얻고 싶은 경우라면 이 책을 읽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저자가 일본인이라 일본의 상황에 맞는 사례들이 많고, 또 철학과 관련한 책이다 보니 어렵거나 지루한 면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도 현대 사회를 이루는 철학의 주요 개념을 한 번 훑어 볼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