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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만나는 한국신화
이경덕 지음 / 원더박스 / 2020년 10월
평점 :
요즘 모 방송국에서 방영하고 있는 ‘구미호뎐’을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이 드라마에는 주인공인 구미호를 비롯해서 염라대왕이나 구미호의 숙적인 이무기 그리고 각종 산신들이 등장해요. 이 책에도 염라대왕과 산신을 비롯해서 대별왕과 소별왕, 삼승할망과 저승할망, 성주신, 조왕신, 자청비, 바리공주 등 수많은 흥미로운 한국 신화 속 인물들이 등장해요.
“신화는 고대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 개인의 삶과 사람들의 세계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삶에 대한 이해나 세계를 설명 사실 한국신화는 한반도에 전승하는 한국 민족의 건국 출생 등에 대한 신화와 전설의 총칭인데요. 전승 형태를 기준으로 분류하면 문헌신화와 구전신화로 나눌 수 있고, 주제별로 분류하면 대체로 우주발생신화, 인간탄생신화, 문명기원신화 등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해요.
저자는 한국 신화에서는 늘 꽃과 꽃밭이 나오는데 이들은 특히 주목해야 할 상징물이라고 해요. 이 책에 나오는 천지왕의 아들 대별왕, 소별왕 쌍둥이가 이승을 차지하기 위해 꽃 피우기 내기를 벌이고 함경도에서 전해지는 창조 신화 <창세가> 속 미륵과 석가도 세상을 다스릴 사람을 가리기 위한 대결로 꽃 피우기 내기를 벌이죠. 이뿐만이 아니라 산신(産神) 생불왕을 가리는 심판 역시 꽃 피우기 내기로 이루어지고, 부모의 병을 고칠 약을 찾으러 서천서역국에 가는 바리데기는 역경을 이겨 낸 징표로 꽃을 받아요. 이처럼 꽃은 그 화려함에서 엿볼 수 있듯 삶의 본질인 생명을 뜻하며 동시에 그것의 연장인 아름다운 삶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아름다운 삶을 상징하는 꽃이 모인 꽃밭이 저승에 있다는 것이에요. 세상의 끝, 서천서역국에는 수많은 꽃이 자라는데요. 사람을 살리는 뼈살이꽃, 살살이꽃, 숨살이꽃을 비롯해 아이를 점지하는 생불꽃, 모든 것을 죽이는 멸망꽃 등 저마다 능력을 지닌 꽃들이 모여 거대한 서천꽃밭을 이룬다고 해요. 이처럼 이 책에는 꽃 외에도 저승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요. 저자는 단적으로 말해 인류의 삶은 죽음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고, 신화는 종교와 더불어 인간이 죽음을 설명하고 이해하는데 상당 부분 할애한 대표적인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해요.
문화인류학자인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을 일반적인 교양 독자의 눈높이에서 한국 신화를 새롭게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썼다고 해요. 저자는 전공인 문화인류학을 바탕으로 신화 속 상징에 대한 탁월한 해설을 곁들이며 한국 신화 속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고 있어요. 잘 아는 것 같지만 또 잘 모르는 한국 신화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해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이에요. 북뉴스의 소개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