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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이끄는 인구 혁명 - 인구에 대한 가장 정확한 예측과 대안이 담긴 미래보고서
제임스 량 지음, 최성옥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작년에 발표된 ‘고령사회 도래에 따른 대응방향 모색’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고령화율이 7%를 넘는 고령화사회’를 거쳐서 2018년에는 고령율이 14%이상인 고령사회 그리고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고령화율 20~21%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요. 이처럼 국내 인구고령화율은 급속하게 상승해 2060년에는 일본을 앞서고 이 같은 고령화는 단순히 고령자 삶뿐만 아니라 경제, 산업, 사회보장 등 사회 전 영역에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요.
실제로 제 주변에 60, 70대 노인 분들도 아직 건강이 좋으셔서 예전 40~50대와 같은 활동력을 보여주시는 분들도 많죠. 그리고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00세 이상 고령자는 3천906명으로 7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식생활 개선과 의료기술 발달로 평균 기대수명이 100세를 바라보는 상황이에요. 문제는 이러한 초고령화 사회가 초래할 산업적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측면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는 것이에요.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인구혁명’이라고 지칭해요. 정확히는 인구성장모형의 3단계에서 4단계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출생률의 감소로 인한 인구증가율의 둔화로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여성의 사회진출, 결혼적령기의 상승, 가족 계획의 실시, 교육과 문화 수준의 향상, 가치관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선진 경제 사회로의 진입과 동시에 인구 증가의 종결을 의미하는 현상을 의미한다고 해요.
사실 이러한 현상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닌데요. 산업화와 도시화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더 많은 국가에서 낮은 수준의 출산율을 보였고 이마저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하네요. 실제로 나이지리아와 같은 최빈 개발도상국 정도만 예외이고, 인구구조의 변화 과정에서 아직 아주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 인구 대국인 인도조차도 출산율은 10년 전보다 훨씬 낮은 2.5명이고 여전히 감소하고 있다고 해요. 따라서 오늘날 전 세계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출산율이 인구 대체 수준을 밑도는 국가에 살고 있는 셈이죠.
국가 인구구조 연구에서 대표적 권위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인구구조의 변화와 흐름이 다른 어떤 요인보다 혁신 경쟁을 주도하는 핵심이며 향후 경제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주장해요. 여기서 혁신 역량은 근본적으로 인구 규모, 지리적 집중(집적화), 인구 연령 구조(고령화) 등 세 가지를 통해 작용한다고 하는데요. 이 책은 인구 구조가 각국 혁신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다양한 사례와 정교한 수치와 그래프로 일목요연하게 풀어내고 있어요.
특히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읽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한국어판을 위해 추가로 집필한 6장 ‘한국의 인구구조 추이와 분석 전망’이에요. 저자는 한국이 블룸버그혁신지수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일부 경제지표에서 세계 선두를 달렸고, 현재 한국 젊은이들 역시 기업가 정신이 뛰어나다고 지적해요. 나아가 이렇게 지금까지 한국의 혁신역량이 뛰어난 것은 높은 교육열 아래 고등교육을 받은 인구와 비교적 젊은 인구 구조 때문이었다고 강조해요.
그렇지만 한국의 초고령화 현상에 따라 인해 향후 미래 성장동력을 잃고 미래 한국 인구의 재생산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인구는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해요. 그렇다면 이렇게 늙어가는 한국에서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먼저 교육 연수를 단축하라고 조언해요.
현재 한국의 학업 시스템상 남자는 대학 포함 16년간의 교육연수를 받아야하는데다가 남학생 대부분은 군복무까지 마쳐야 하죠. 저자는 이렇게 지나치게 긴 교육연수는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힘들다고 지적하며, 교육의 효율성을 위해 교육 연수를 12년에서 10년으로 단축하라고 조언해요. 다음으로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권리를 주라는 것인데요. 저자는 선진국일수록 출산율과 더불어 여성의 지위가 높다며, 근무시간 자유제와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해요. 나아가 양육 서비스의 확대처럼 양육비를 줄이고 여성의 지위를 보호해야 출산율과 노동력 활용에 유리하다는 것이에요.
마지막으로 요즘 우리나라에도 화제가 되고 있는 이민개방 문제인데요. 인구감소는 산업에서 노동력 부족으로 이어지면 결국 다른 국가들로부터 이민자를 받아들여 한국의 노동력 부족 현상을 해결해야하겠죠. 저자는 세계화는 상품 거래뿐만 아니라 혁신을 위해 국경을 초월해 협력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며 따라서 사람, 아이디어, 자본의 국제적 흐름을 제한하는 이른바 ‘고립주의’를 펼치는 나라는 향후 더 많은 비용을 치를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민을 적극 수용할 것을 조언하고 있어요.
사실 한 국가의 성장은 단기적으로는 금융이나 기업들의 역량이 중요하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인구가 매우 중요해 지겠죠. 과거 우리나라는 둘만 낳아 잘기르자는 주의였고 얼마 전까지의 중국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예에서 보듯 이제는 오히려 초고령화사회에서 출산율이 저하되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죠. 이 책에서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벌어지는 인구혁명과 이에 따를 대안까지 제시해 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