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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버그 -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맷 매카시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접하기 시작할 때부터 엄청난 숫자의 환자가 발생한 중국을 비롯해서 일본이나 우리나라에도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더니, 이 글을 쓸 때인 지금은 중국 발 우한폐렴 즉 코로나 바이러스로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아메리카 등으로 확진자 숫자가 급증해서 전 세계가 난리네요. 제가 사는 지역에서 얼마 전까지 확진환자 거의 없어 그렇게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요. 요 며칠 확진자들이 여러 명 생겨나서 가족들 건강이 우려스럽네요. 건물 밖에를 거의 나가지 않으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한번씩 나가보면 길에 미세먼지 예보가 없는데도 마스크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태반이고, 곳곳에 비치된 손세정제들과 각종 경고들에 전시와 같은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해요.
이 책은 이와 같이 전례없이 창궐하는 바이러스 시대를 맞아서 국내에 시의 적절하게 번역 출간된 책이라고 생각해요. 이 책의 제목인 ‘슈퍼버그’는 강력한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변이된 박테리아를 말하는데요. 플레밍이 ‘20세기 의학의 기적’이라 부르는 페니실린을 발견한 이후 잇단 항생제 개발과 무분별한 사용으로 박테리아가 진화한 결과로 생각되고 있어요. 뉴욕 프레스비테리안 병원 의사인 저자는 슈퍼버그와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의료현장과 긴장감 넘치는 연구실의 현장을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어요.
사실 요즘 창궐하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수많은 바이러스가 인류를 위협해 왔는데요. 요즘 많은 욕을 먹고 있는 세계보건기구는 2017년에 슈퍼버그 12종을 발표하면서, 매년 70만 명이 이로 인해 사망하고 있고, 2050년에는 연간 사망자가 10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어요. 2019년는 미국에서만 3만5000명, 유럽은 3만 3000명, 한국은 3600명이 슈퍼버그로 사망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고 올해는 그 수가 급증할 듯해요.
이 책에서 저자는 알렉산더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부터 첨단 유전자 조작 기술인 크리스퍼에 이르기까지 박테리아와 항생제의 역사를 살피고, 인류가 어째서 감염병에 극도로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희소 감염병을 앓고 있는 10대 소녀와 911 테러 당시 현장을 지켰던 뉴욕의 소방관, 홀로코스트에서 생존한 여성, 의료진의 처방 실수로 인해 마약중독자가 된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의 이야기를 통해서 슈퍼버그의 치명적인 위험을 알려 주고 있어요.
이 책에는 독한 항암요법으로 망가진 몸을 면역요법으로 바꿔보려는 시도나 슈퍼버그에 약물 내성 유전자를 잘라내는 크리스퍼 기술과 나노 기술 그리고 박테리아를 죽이는 바이러스로, 바이러스에서 추출한 효소인 리신을 이용해서 감염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리신 연구 등 슈퍼버그에 맞선 기술들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어요. 이처럼 이 책에는 슈퍼버그에 맞서 새로운 항생제를 임상 시험하는 최전선에서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숨 가쁜 순간들이 기록되어 있어 요즘 세상에 비추어 실감나게 읽히네요.
요즘 어디 나가기가 무서운 세상이에요. 이 책에는 슈퍼버그에 맞서 새로운 항생제를 임상 시험하는 최전선에서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숨 가쁜 순간들이 기록되어 있어 요즘 세상에 비추어 실감나게 읽혀서, 요즘처럼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요즘 꼭 읽어 봐야할 책이라 생각해요. 온 가족 아니 온 나라를 흔들고 있는 바이러스에 대해서 무엇보다 그 극복 과정에 대해서 알고 싶은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을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