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제국 - 거대 기술기업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훔쳤는가
루시 그린 지음, 이영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실리콘 밸리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사실 실리콘 밸리에는 휴렛패커드와 스티브 잡스가 그랬듯 집 창고에서 젊은 창업가들이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지고 단기간에 큰 성공을 거둔 케이스만 있는 것이 아니죠노벨물리학상을 탄 쇼클 리가 여러 명의 두뇌집단을 이끌고 여기서 창업을 했다가 실패한 경우도 있는 등 성공한 경우보다 수 십 배 많은 엄청난 실패가 생겨나는 곳이기도 해요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하는 스타트 업[start-up] 중에서 크게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해요.

 

예를 들어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 업을 일컫는 유니콘(Unicon)이라는 단어는 엄청나게 생겨나는 스타트 업 중 크게 성공하는 스타트 업이 정말 희소해서 상상 속에 존재하는 유니콘 같다는 의미라고 해요나아가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 업은 뿔이 10개 달린 상상 속 동물인 데카콘(Decscorn)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유니콘보다 더 희소가치가 있는 스타트 업이라는 의미죠.

 

이처럼 실리콘밸리에서도 성공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빠져나오듯이 쉽지 않은 일이죠이 책은 단순히 주요 기업이 밀집한 장소가 아니라 낙타가 바늘구멍을 빠져나오는 기적으로 탄생한 검색엔진부터 시작해 SNS, 자동차 공유온라인 쇼핑몰 등 일상생활에 쓰이는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모여 전 세계 경제와 문화·사회·정치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다양한 이면들을 보여주는 책이라 하겠어요.

 

권력의 중심이라 부르는 실리콘밸리가 발휘하는 영향력이 항상 긍정적일 수만은 없는데요예를 들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비롯한 SNS는 가짜뉴스가 확산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요다양한 시각을 담은 뉴스를 제공하기보다는 소비자 입맛에 맞는 콘텐츠만을 보여줘 이용자 의견이 한쪽으로 치우치도록 만든다는 비판도 적지 않아요최근 드루킹 사건이나 러시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페이스북 논란들에서 보듯 SNS는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악용되기 쉬운 수단이에요.

 

더불어 재벌들처럼 실리콘밸리 기업의 로비도 문제가 되는데요구체적으로 아마존은 1280만 달러 그리고 페이스북은 1150만 달러를 들이는 등 실리콘 밸리의 공룡 들은 로비 자금을 통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이 통과되도록 애쓰고 있어요이 밖에 실리콘밸리가 벌이는 인재 교육 프로그램 제공저개발 국가 인터넷 공급 등 테크기업이 진행하는 자선사업 대다수 역시 인재를 선점하고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고 해요.

 

저자는 SNS를 창안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앞으로는 정치와 의료 시스템부터 우주여행교육주거문화까지 바꿀 것이라고 하면서과연 실리콘밸리가 그리는 미래가 정말로 우리가 원하는 미래인가에 대해 반문을 하고 있어요실제 실리콘밸리는 남성·백인 위주 문화가 만연하고 여성 차별과 문화적 식견 부족으로 여러 차례 물의를 빚고 있다고 해요.

 

미국의 한 지역인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기업들이 전 세계에 혁신을 가져오고 또 엄청난 부를 쓸어 담고 있는데요단순히 실리콘밸리를 부러워할 것만이 아니라 이러한 현상이 과연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실리콘밸리가 지배하는 미래가는 어떠할 지 궁금했네요마침 실리콘밸리의 빛과 그림자를 꼼꼼히 분석한 이 책을 통해서 실리콘밸리에 대해서 나아가 실리콘밸리를 부러워하고 따라하려 노력하고 있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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