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크리스토 백작 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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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먼나라 이웃나라 그리고 몬테크리스토 백작. 내가 가장 많이 읽은 책들의 목록이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읽는 시기면 침식을 잊는다. 아무리 반복해서 읽어도 너무나 재미있었다. 나만 이상한 건 아닌지 내 추천으로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본 사람들은 책을 돌려줄 줄을 몰랐다. 결국 대학 초년 때 이 책은 영영 내 손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근년에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모티브로 쓴 '타이거 타이거'를 읽고 다시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떠올렸다. 근 10여년만에 다시 접한 작품. 여전히 너무 재미있었다. 내 지난 주말은 온통 몬테크리스토 백작에 고스란히 헌납했다. 원수들의 음모로 이프성의 심연에 내 던져진 당테스가 금과 다이아몬드로 만든 가면을 쓰고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화한다. 그리고 그가 휘두르는 복수의 칼 앞에 원수들은 썩은 짚대처럼 쓰러진다. 이보다 통쾌할 수 있을까! 이 작품이 태어난지 200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이 복수의 플롯은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고 그럼에도 이 불멸의 작품을 넘어선 작품은 없다!

남자라면 그 끝을 모르는 재력과 초인적인 능력의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동경하지 않을 수 없을터.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듯한 미인 하이데를 곁에두고 금과 다이아몬드를 뿌리는 그의 모습에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를 겹쳐볼 것이다.

 

당테스가 14년의 감옥살이 끝에 환골탈태했듯, 10여년 만에 다시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읽은 나도 조금은 변한 모양이다. 예전엔 그냥 재미었던 작품에서 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인다. 작중 인물들이 언급하는 배경지식들, 그들이 살고 있는 19C 근대사회의 모습들. 에드몽 당테스의 힘의 원천이 '돈'이라는 점은 19C가 자본주의, 부르주아의 시대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몬테크리스토가 내뱉은 신랄한 말 속에는 인간에 대한 진실이 담겨있다.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19C 파리 사회계층들 모습을 대표한다. 그렇기에 이 작품이 재미만 있는 작품이 아니라 고전으로 추앙받아 왔을 것이다.

 

이제 한 동안은 이 작품을 보지 못하겠지. 다음 번에 이 작품을 다시 떠올리게 되는 때는 어제일까?

그리고 그 때는 얼마만큼 큰 재미를 내게 선사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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