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검심 완전판 22 - 메이지 검객 낭만기
와츠키 노부히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아마도 일본 만화를 처음 접할 때 쯤 만난 만화가 바람의 검심이 아니었던가 싶다. 당시에 접한 만화라는게 번역판도 아니고 그나마도 조잡한 해적판이라 등장인물 이름도 번역도 그야 말로 엉망진창이었다. 그래도 얼마나 한권 한 권을 손꼽아 기다렸던지. 지금처럼 인터넷에서 바로바로 신간 소식을 알 수 있던 것도 아니어서 시도 때도 없이 찾아대서 책방 아줌마를 귀찮게 했었다. 

처음 읽었을때와 지금 읽었을 때의 가장 큰 차이는 그세 무수한 만화들을 읽고 일본역사에도 관심이 생겼다는 점. 처음 읽었을 때는 환타지 소설과 다름 없었던 막말~메이지시대의 배경지식을 토대로 바람의 검심을 읽으니 정말 빼어나게 막말 혼란기를 그려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저 켄신의 강함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조연들이라 생각했건만 시시오 마코토를 필두로 에니시,아오시, 사이토 등이 오히려 켄신보다 더 멋져보일 때가 많았다. 특히 일본제패를 꿈꾸었지만 결국은 켄신에게 저지당한 시시오 마코토에게서는 진정 대인배의 포스가 뿜어져 나왔다.  '추억편'이라는 명작 애니메이션 OVA의 원작이 된 토모에와 켄신의 애절한 사랑얘기도 심금을 울렸다.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고 대신 새로운 사랑을 준 켄신을 위해 희생하는 토모에. 등장은 길지 않았건만 정작 히로인 카오루보다 훨씬 더 히로인다웠다. 

완전판이라는 표제에 걸맞게 표지나 색색들이 일러스트가 인상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속칭 고도리패, 화투패에 호화풍속화 일러스트라는 거창한 명칭을 부쳐서 켄신네들이 등장하는 건 조금 웃길지도.

십수년 만에 어른이되어 다시 읽은 바람의 검심은 다시 읽은것이었지만 완전히 새로운 만화를 읽는 듯했다. 긴장감 넘치는 전투장면들, 과거를 참회하며 한 사람의 행복이라도 더 지키려는 켄신의 여정을 보며 왜 바람의 검심이 명작으로 남았는지 확실히 알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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