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 2인조 1 - 애장판
후지사와 토루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GTO(국내명:반항하지마)로 익히 알려진 후지사와 토오루의 출세작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GTO의 전작에도 해당한다. 이름은 널리 들었지만 지금의 미려한 그림체와는 달리 초기작 특유의 거친그림체 탓에 상당기간 보길 주저하다 이제서야 감상하게 되었다.  

이 만화의 주인공은 고교생인 영길과 용이이고 이 작품의 주 독자층은 주인공 영길등과 비슷한 또래의 청소년이었을 터. 그러나 내가 고교생 때 이 만화를 봤다면 얼마 못보고 진저리를 내며 던져버렸을게다. 작중에는 동경의 대상으로 그려지는 폭주족들이 하는 짓거리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자면 폭행,상해, 손괴,강간과 같은 극악한 범죄에 불과하다. 이러한 우범자집단이 떠받들어지고 고교때의 나와 같은 소위 '범생이'들이 이네들의 먹잇감정도 내지는 이들 양아치 집단을 동경해서 그네들 흉내나 내는 것처럼 묘사되는 것이 그리 기분좋게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GTO를 읽으며 다소나마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면을 느꼈다만은 상남 2인조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에 불과하지 않을까싶다. 만약 중,고교생이 이 만화책을 읽겠다면 그네들에게 미칠 악영향을 생각해서 읽지말길 권하고 싶을정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상남 2인조를 집어던져버리기는 커녕 정말 재미있게 즐기며 읽었다. 이미 내가 저들보다 훨씬 나이들어버렸기에 더이상 불쾌감을 느끼지 못하고 재미만을 느낀 탓도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영길과 용이를 위시한 폭주족들의 어찌보면 '순수하다고'까지 할만한 모습들이 무척이나 생동감있게 와 닿았다. 어떠한 이해관계도 따지지 않고 그저 친구를 위해, 자기 신념을 위해 주먹을 휘두르는 귀폭콤비. 학생갱생을 부르짖으며 활약하는 '선생 영길'에게서 무언가의 위선과 가식을 느꼈다면 이네들에게서는 그러한 불편함을 느낄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이게 과연 GTO 작가의 전작인가 싶을 정도로 거친그림체도 후반들면 점점 지금의 미려한 그림체를 닮아가기에 보기도 편하다. GTO 작가답게 톡톡 터지는 유머센스도 발군이다. 폭력씬에 눈살을 찌푸리다가도 중간중간 삽입된 영길등의 몸개그를 보면 그야말로 배꼽을 감싸지고 폭소를 터트릴 수 밖에 없다.  

그 거친 폭력의 정점에 서 있었던 용이과 영길이 역설적으로 그것에 질려버려 상남을 떠나는 것으로 만화는 마무리된다. 그렇다면 상남에서 그들이 휘두룬 폭력은 결국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일까? 그렇지않다. 그네들이 열병을 앓는듯 뜨겁게 보낸 청소년기의 방황의 끝에서 결국 그들과 같이 갈등하고 방황하는 10대들의 구원자,GTO 영길이 탄생하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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