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암행어사 17 - 완결
윤인완 글, 양경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작은 참 좋았던 작품이다. 전례없는 한국형 환타지 세계관, 한국의 설화 문학에서 차용해온 소재들.'선도 악을 나눈 것은 인간의 주관'이라는 니체식 도덕관. '신암행어사'에서 한국 만화의 미래를 발견했다고 생각했었다.

  렇게 좋았던 작품이, 본편 줄거리 전개로 넘어가며 무너져버렸다. 기대를 모으게 했던 문수의 과거 이야기는 지루하고 지극히 전형적이었다. '선악은 없다'라더니 스스로의 철학관을 깨트리고 아지태를 절대악으로 세우고 철저히 대립각을 세우며 쿨한 이미지를 여지없이 망가트렸다. 결말이라는 건 결국 임팩트가 컸던 '쾌타천 전투'편을 다시 우려먹은 것에 불과하고, 카리스마 철철 넘치던 아지태가 영문 모를 최후를 맞는 것에는 허탈감마저 느꼈다.

  러나 일본 짝퉁이 아닌 한국형 만화를 시도한 점, 만화 본가 일본에서 높은 평가를 얻은 점에서 신암행어사는 거대한 족적을 남겼다. '아일랜드' 그리고 이번의 '신암행어사'에서 보여준 가능성이 다음 작품에서는 활짝 만개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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