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 Emma 9
카오루 모리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마 7권 이후에도 '번외편'이 계속 나온 다는 작가 코맨트를 보았을 땐, '박수 칠 때 떠나지, 또 뭘 또 우려먹나!' 싶었다. 8권을 읽은 후 그런 생각은 쏙 들어가버렸고, 이번 9권을 읽고 나선 다음 권에서 끝이라는 사실에 아쉬움마저 느껴졌다.

  9권에서는 농익은 작가의 실력이 한 껏 발휘된다. 매력이 철철 흘러 넘쳐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제 7화 테오와 에리히에서 다람쥐 테오의 동작을 자세히 묘사 한 것에는 정말 감탄했다. 직접 보지 않고서야 저걸 어떻게 그렸을까!

제 8화 노래의 날개 위에는 엠마 9권의 백미로 꼽을 만 하다. 엠마 본편에서 부터 무뚝뚝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아내를 사랑하는 빌헬름, 그 이상으로 빌헬름을 사랑하는 관능적인 도로테아 부부의 얘기는 느낌이 좋았다. 열락의 전날 밤(?)을 치룬  다음 날 아침, 빌헬름과 도로테아는 나른한 가운데  그들 부부의 첫 만남과 결혼을 회상한다. 그들 부부에 한 껏 감정을 이입하게 했다. 차후 '도로테아' 라는 이름으로 새로 연재물은 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빌헬름이 과거 날렸을 때는 윌리엄 보다 천만배는 잘 생겼다는 사실에 무엇 보다 놀랐고, 도로테아의 소녀 시절은 아름다웠고, 도로테아의 제안으로 수염을 기르는 얘기에는 살며시 미소 지었다.

제 9화 우정 편에서는 오랜 만에 윌리엄이 등장한다. 윌리엄이 어린 시절 인도에서 왕자님 하킴을 만나는 줄거리. 속을 알 수 없던 하킴도, 청년 윌리엄도 여기서는 아직 천진난만한 어린얘일뿐이다. 테니스로 인종도, 말도 뛰어넘어 친구가 된 두 사람 얘기도 엠마 팬에겐 최고의 선물!

제 10화에서는 빌헬름 저택의 메이드 알마와 포리가 쇼핑을 하러 나선다. 여기선 19C의 상점, 물건들을 너무도 세세하게 묘사해 놓은데 감탄했다. 특히 폴리가 부탁 받은 물건을 탁자 위에 쏟아 놓을 때, 상표와 포장을 너무도 자세한 데 까지 묘사한 것에는... 도대체 얼마만한 그 시대에 얼마만한 애정을 쏟으면 저런 것 까지 알게 될까?

번외편의 번외편 격인 세가수는 절로 얼마 전에 나온 또 다른 번외편 셜리를 떠올리게했다. 그 때에 비하면 세가수는 정말 괄목상대라는 말이 어울리는 뛰어난 작품이다.

 젠 엠마도 번외편으로 나마 볼 수 있는 것도 10권이 마지막이다. 이 매력적인 작품이 여기서 끝이라는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다. 10권에는 본편 이후 엠마와 윌리엄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대한 내용도 실렸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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