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 13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직히 말해 나는 신의 물방울을 좋아하지 않는다. 스타벅스와 같은 맥락이다. 스타벅스는 터무니 없이 비싸기만 한 커피라고 욕을 한 바가지 뒤집어 쓰고, 그 커피를 즐겨 마시는 여성을 '된장녀'라고 까지 부른다. 된장녀라는 비하적 말 속에는 실속은 없는 주제에, 허울 뿐인 멋만 맹목적으로 좇는 다는 뜻이 담겨 있다.

스타벅스가 된장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면, 신의 물방울은 된장남의 주범이 아닐까. 어느새 와인을 아는 것은 직장인의 필수 소양이 되어버렸다. 저마다 잘난 듯이 와인에 대한 얇은 지식을 뽐낸다. 와인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게 되버렸다. 어느새 와인을 마시는 것은 즐거움 보다 스트레스를 준다. 최근까지의 와인 붐에는 거품만이 잔뜩 끼어있는 듯 하다.  와인을 대중들에게 소개하겠다는 원 의도는 이토록 왜곡된 형태로 한국에 전해져버렸다.

  13권에서는 일본보다 더 열광하는 한국의 아저씨 팬들을 위해, 한국음식과 와인과의 마리아쥬를 시도한다. 예상대로 각고의 어려움을 겪지만 시즈쿠는 그 어려운 임무를 완수한다. 그러나, 매운 것 잘 못먹는 나에게도 아무렇지도 않은 김치를, 불붙는 것 처럼 맵다고 표현하는 일본인 미감으로 했으면 얼마나 했을지 여러모로 회의가 느껴진다만......

  초에 신의 물방울의 작가들도 와인을 마음껏 즐기길 원했지, 겉멋과 허영만 좇는 최근의 이상한 풍조를 원하진 않았을 게다. 언론이 방방 띄우기 전에 접한 신의 물방울이 내게 신선한 만화였듯이... 겉 멋만 든 와인 이상 열풍을 일으키는 만화가 아니라, 어려운 와인을 친숙하게 소개해주는 만화로 신의 물방울을 대하는 것은 더 이상 무리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