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꾼 우시지마 8
마나베 쇼헤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시지마가 읊는 말들을 모두 진실이라 받아 들였다. 그러나 이번 세 번째 리뷰에서는 그러고 싶지가 않다. 나태하고 게으른자, 허영에 빠져 분수를 모르는자가 나락에 떨어지는 것에는 고개가 끄덕여 진다. 그러나 성실하게 앞을 보고 살아온 사람들 까지 지옥으로 떨어트리는 것은 뭘 말할려는 것인가? 사채의 무서움을 말하고 싶어서? 도를 넘었다. 사채꾼이야 말로 세상의 지배자라고 말하는 것으로 밖에 안 들린다.

  률이 항상 한 발 느리다. 그러나 저렇게 무력하지는 않다. 언젠가는 입법을 통해, 근원적인 해결 책을 제시하고, 행정이 일선에서 나선다. 유전 무죄 운운 해도, 사법이 불쌍한 자를 짓밟고, 부조리한 자의 손만 들어준다는 발상은 피해 망상에 불과하다. 우시지마가 살고 있는 곳은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다. 사채꾼이 수상을 맡고, 사채꾼이 법관이고, 사채꾼이 경찰관인 사채 국가가 아닌 한해야.

  당장 고개를 위로 쳐들어 저 하늘에 뜬 둥글달을 봐도, 청자색 하늘을 봐도, 누렇게 물들어가는 은행잎을 봐도 세상은 아름답다. 달콤한 아이스크림 한 입, 따끈한 밥 한 숟가락으로도 행복하다 말할 수 있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공부하는 수험생, 하루 종일 일해 노곤한 몸을 전차에 맡긴 샐러리 맨들이 있다. 우시지마의 세상 처럼 세상은 그리 추악하지 않다.

  우시지마가 썩쏘를 날리며 '어린놈, 아직 세상을 안 살아봐서 그래' 라고 비웃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단코 세상이 그리 추악한 곳이라 믿고 싶지 않다. 누구나 사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라 믿는다. 세상은 그리 더럽고 추악하지 않다. 하이에나 떼와 각따귀 떼만 사는 시궁창이 아니다. 정말 세상이 그리 더러운 시구앙이라면, 구차한 목숨 부지하기 보다 차라리 자비로운 지옥에서 살고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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