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메리골드의 처방전
찰스 디킨스 외 지음, 이주현 옮김 / B612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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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보면서 전율을 일으킬 정도로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보통 앞부분에서 던진 떡밥을 뒤에서 완벽하게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한창 실망하던 시기에 만났던 작품이었다. 큰 기대 없이 보았는데 앞부분의 단어 하나하나에 의미가 섞인 모습을 보며 그의 작품에 매료되었다. 이후 그의 작품이라고 하면 큰 의심 없이 보게 되었다. 오늘 읽은 찰스 디킨스 외 다섯 명의 작가가 쓴 단편 모음집 닥터 메리골드의 처방전도 만족스럽게 읽었다.



이 책에는 다섯 명의 작가가 쓴 여덟 편의 단편 영미 고전이 실려 있다. 독서력이 짧은 1人으로서 찰스 디킨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보는 작가들이었다. 그리고 처방전, 복용이라는 단어로 묶여 있어 의학에 관련된 작품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의학과 전혀 관계가 없어서 신기했다. 닥터 메리골드의 처방전에서 실제적인 단어는 메리골드밖에 없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 전체를 다 살펴보기는 어려우니 첫 작품부터 몇 가지만 살펴보자.



먼저 가장 첫 작품이며 이 책의 제목으로 쓰인 닥터 메리골드의 처방전 이야기가 실린 지금 당장 복용할 것부터 살펴보자. 이 책의 줄거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주인공 메리골드가 닥터라는 별명을 얻은 것은 어린 시절 의사를 도와주었기 때문에 얻게 된 것이다. 그는 마차에 물건을 싣고 돌아다니며 판매하는 장사꾼이다. 집도 없으며 마차에 아내와 딸아이까지 셋이서 함께 산다. 그러나 아내는 딸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가학행위를 하며 딸은 아버지를 안심시키려 노력한다.



어느 날 딸이 죽음으로써 이들에게 불행이 찾아오고 아내도 스스로 강물에 몸을 던진다. 이후 메리골드는 외로움과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는데 그의 앞에 가정 폭력으로 학대를 당하는 청각 장애인 소녀가 나타난다. 그는 바로 그녀의 아버지에게 돈을 지불하고 그녀를 수양딸로 맞이하면서 자신의 죽은 딸의 이름을 붙여준다. 지극 정성으로 가르치고 키우다 보니 점차 그는 외로움과 우울증에서 벗어나 삶의 활력소를 찾게 된다. 소피가 크면서 농아 학교에 보내 최고의 교육을 받게 만든다.



소피가 돌아올 때에 맞춰 메리골드는 그녀만의 책을 만들어주기 위하여 직접 글을 쓰고 멋진 표지도 직접 만든다. 이후 그는 이 책을 매우 싼 가격에 판매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제목과 그와의 관계, 그리고 무엇을 복용하라고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게 된다. 사실 나의 해석이 정확하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읽은 느낌을 그대로 적어보겠다. 혹시나 다른 의견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할 것이다.


외로움과 우울증 그리고 삶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메리골드에게 닥터 메리골드가 내린 처방전은 소피이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책과 소피는 동일한 존재로 해석할 수 있으며 그가 그토록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것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이 의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만 시각을 비틀면 이는 언제나 품 안에 끼고 살던 소피의 아름다운 모습을 세상에 내놓고 돈이 아닌 실제로 아껴주고 사랑해 줄 사람에게 시집보내는 행위가 아닐까 하고 행각했다. 이 또한 소피를 위한 닥터 메리골드의 처방전이다.


다음으로 찰스 디킨스의 작품 중 소금 한 알과 함께 복용할 것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작은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 그것을 모르면 제목과 내용을 연결 짓기가 매우 힘들다. 바로 영미권에서는 Take with a grain of salt라는 말을 직역하면 소금 한 꼬집과 함께 받아들이라는 말이다. 어떤 이야기를 100% 신뢰하지 말고 의심하는 태도로 받아들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이야기의 진실성을 항상 의심하라는 관용어 구로 사용되며 이 의미를 알고 책을 읽으면 바로 이해가 된다.


줄거리는 매우 똑똑한 사람인 주인공이 배심원에 선출되어 활동하는 이야기이다. 보통 이런 경우 매우 과학적인 이야기만 나오기 마련인데 살해당한 피해자가 유령이 되어 나타나 사건을 알려주고, 배심원의 꿈속에 들어가 가해자가 누구인지 알려주기도 한다. 또한 범죄자는 꿈속에서 주인공이 나타나 자신의 목에 밧줄을 걸어 재판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지 미리 알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초현실적인 일이 일어나는 재판 과정이며 작가는 똑똑한 사람일수록 이런 신비스러운 경험을 함부로 말하지 못한다고 전한다.



마지막으로 한 작품만 더 살펴보자면 헤스바 스트레튼의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복용할 것이라는 작품이다. 주인공 유니스는 외지에서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보니 집은 파산 상태에 이르렀고 아버지는 그것으로 인하여 감옥에 가게 생겼다. 작은 언니는 나이 많은 사람과 약혼 중이며 큰 언니도 결혼할 사람을 고르는 중이었다. 이런 그들에게 닥친 빚을 해결할 수 없어 결국 아버지는 감옥에 갇히게 된다. 이때 유니스는 외삼촌에게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지만 그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녀는 그냥 집으로 온다.


이때 작은 언니와 약혼한 모어라는 사람이 갑자기 신이 유니스와 결혼하는 환상을 보여주었다며 유니스와 결혼하게 된다면 아버지를 빼주기로 약속한다. 집으로 돌아온 유니스는 세 장의 종이에 모어 씨와 결혼, 수녀원, 빈 종이를 놓고 제비뽑기를 하는데 모어 씨와의 결혼을 뽑게 된다. 이 또한 신의 계시라고 생각한 그녀는 마음이 무너짐을 느끼면서도 그대로 따르기로 결심한다. 이때 삼촌 밑에 있던 사람이 나타나 그녀를 데리고 삼촌 집으로 간다.


삼촌 집에 가니 모어 씨와 아버지가 있었고 삼촌의 협박에 모어 씨는 자신의 환상이 거짓이라고 고백하고 그대로 가버린다. 둘째 언니는 세상에 환멸을 느꼈는지 수녀가 되는 삶을 선택하고 나머지는 모두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복용할 것의 의미는 신의 목소리인 환상과 제비뽑기이다. 이는 인간의 의지가 사라진 강제적 운명이자 증거 없는 일방적 주장과 운명에 대한 체념을 의미한다. 그래서 제목이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복용할 것이다.


찰스 디킨스 외 다섯 명의 작가가 쓴 영미 고전 닥터 메리골드의 처방전에서 복용할 것은 실질적인 약이 아니라 꽤 다양한 존재로 등장한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면 사랑, 탐욕, 무책임한 처방, 미신, 심판, 의심 등이 있다. 그래서 단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삶의 지혜를 스토리 형식으로 제공하는 철학적인 요소를 가득 품고 있다. 찰스 디킨스가 편집한 크리스마스 특별 판 중 마지막 작품이라고 하니 그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꽤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닥터메리골드의처방전 #찰스디킨스 #B612북스 #영미고전 #단편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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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 2023 브라게문학상 수상작
프로데 그뤼텐 지음, 손화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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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아직 삶의 절반밖에 살지 않았으며 산 만큼 더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지만 점차 주변에서 전하는 삶의 끝을 알리는 소식에 나의 끝도 생각해 보게 된다. 게다가 작년부터 읽었던 책들 중 레프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욘 포세의 샤이닝, 헤르만 헤세의 크눌프,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 소설을 읽으며 과연 나의 죽음은 어떨까 더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들의 작품을 잇는 북유럽 소설 프로데 그뤼텐의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를 소개하며 죽음과 남은 삶의 향방에 대하여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북유럽 소설 프로데 그뤼텐의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의 주인공 닐스 비크는 노르웨이 피오르에서 섬과 섬 사이 사람들을 옮겨주는 페리 호를 운행하는 노인이다. 그녀에게는 뇌졸중으로 죽은 아내 마르타와 두 딸이 있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난 그는 오늘이 자신의 마지막 날임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평소와 같이 준비를 하지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생각으로 자신의 배를 몰고 바다로 향한다. 이 과정에서 그가 평생 동안 배로 옮겨준 사람과 동물 중 죽은 자들을 모두 만나게 된다.



미친 경찰에게서 간신히 구해 자신이 키운 강아지 루나, 처음으로 탑승료를 지불한 승객, 폭력적인 아버지에게서 보호하기 위하여 닐스가 나섰지만 결국은 자동차 사고로 어린 나이에 하늘의 별이 된 꼬마, 처음으로 손님을 태우고 자연의 거대함에 잔뜩 긴장한 채 승객의 안전에 책임감을 처음 느낀 날, 가장 자랑하고 싶은 손님, 아내와의 만남과 결혼, 이별, 그간 자신이 실어 나른 결혼한 부부들, 자신이 이어준 늦깎이 노총각, 심지어 자신에게 죽여달라고 부탁한 도지사의 아내까지 모두 회상하고 만나게 된다.



게 중에는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자도 있었으며 닐스의 손으로 직접 장례를 치른 자도 있었다. 특히 택시 운전수이면서 알코올 중독자였던 동생의 마지막은 독자에게 꽤 심란한 마음을 가지게 만든다. 자신의 두 딸과 보낸 시간들 중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그의 마지막 하루라는 말에 단단한 마음을 잡고 읽던 독자에게 웃음을 터트리게 만들기도 한다. 세상에 아빠의 왼쪽 귀에 물을 부으면 오른쪽 귀로 나오는지 궁금하여 직접 아빠에게 물을 붓는 실험을 하는 딸이라니!



이렇게 그는 그의 마지막 시간을 정리한다. 재미있었던 부분은 자신의 아내에게 흑심을 품은 미국인을 만난 부분인데 이미 죽은 사람임에도 화를 내는 닐스를 보며 아내를 끔찍하게 사랑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이라고 좋은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내와의 갈등의 시간을 그린 부분, 목사 및 관료들의 배척을 받아 생계가 위험한 순간을 말하는 부분은 여느 사람의 삶과 그다지 다르지 않음을 말하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조금 더 공감할 수 있었다.



북유럽 소설 프로데 그뤼텐의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는 분명 새벽에 일어나 밤늦게까지 페리 호를 운행하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모습이지만 어느 순간 실제로 배가 운행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왜냐하면 승객 중 살아 있는 자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마지막 여행은 실제 물리적 이동이 아닌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영혼이 넘나드는 장면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욘 포세의 샤이닝에서처럼 삶에서 죽음으로 이동하는 중간 과정 같달까?


그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런 말이 나온다. "그가 가장 잘 기억하고 있는 건 무엇일까?" 이 부분에서 한참 동안 눈이 머물렀다. 과연 더는 돌이킬 수 없는 삶의 마지막 날 당신이 가장 잘 기억하는 일은 무엇일까? 그의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이었기에 잠시 읽는 것을 멈추고 나 스스로의 일을 돌아보았다. 어떤 일을 성취했던 날, 큰 시험에 합격한 날, 가고 싶던 회사에 입사한 날, 어떤 목표에 도달한 날 등등. 그러나 이후로 책장을 넘기면서 조금은 충격을 먹었다.



그 이유는 닐스가 삶을 되돌려 끄집어 낸 기억의 파편들은 모조리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그리고 어느 누구도 특별한 날이라고 여기지 않았을 평범한 일상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보면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옆을 볼 시간도 없이 앞으로 달리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언제나 바라보던 앞이 아닌 주변에 언제나 널리고 널려있는 옆이라고 그는 말하는데.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그의 성향이었다. 현재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며 그 이상은 더 원하지 않는 사람. 과거에 이런 사람은 발전이 없는 사람으로 치부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이런 사고방식이 행복을 자신의 옆에 묶어 둘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닐스를 보면 결코 발전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에 만족하는 삶을 살았다. 우리가 언제나 줄기차게 찾는 행복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다른 말로 하자면 찾아 헤맬 필요 없이 이미 곁에 있는 것. 




책을 읽으면서 계속 나오는 말이 기억이다. 요즘 기억 이식이니 최면에 의한 기억 조작을 말하는 시대를 살고 있어서인지 이 부분도 꽤 눈길을 끌었다. 작중에서 몸은 단순히 시간이 머물다 떠나가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러면서 결국 나를 나이게 하면서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기억이라는 말이 된다. 이런 기억을 외부에서 마음대로 심을 수 있고 조작할 수 있다면 과연 그때엔 나라는 정체성을 무엇으로 정의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북유럽 소설 프로데 그뤼텐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를 보면 삶의 시작과 끝은 아날로그일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다. 사는 동안 최첨단의 과학의 시대를 거치더라도. 요즘 하루가 멀다고 발생하는 사건 사고들을 보면 언젠가 찾아올 죽음을 수동적으로 맞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꽤 긴 시간 이 책을 읽었다. 생명체이기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인 죽음. 그렇기에 열정적으로 삶을 사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닐스비크의마지막하루 #프로데그뤼텐 #북유럽소설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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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따지는 변호사 - 이재훈 교수의 예술 속 법률 이야기
이재훈 지음 / 예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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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재훈의 그림 따지는 변호사는 미술과 법률의 융합한 시각으로 이 둘의 교차점을 연구하여 쓴 책으로 예술 작품에 내재된 법적, 사회적 문제를 기술하고 있다. 첫 작품으로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처럼 유명한 작품부터 현대적인 생성형 인공지능이나 환경 문제까지 다룬다. 기존의 작품 해설이나 역사적 관점을 가미하지는 않았지만 작품 속 사소해 보이는 요소를 캐치하여 법적으로는 가질 수 있는 의미를 서술한다. 작품 속에는 미술뿐만 아니라 문학 등도 다루고 있어 우리의 삶 전반을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첫 번째로는 첫 이야기인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이다. 이 그림에서 나온 작품이 장편 소설 진주 귀고리 소녀가 있다. 심지어 이것이 영화화되기도 할 정도로 그림도 소설도 영화도 매우 인기 있는 작품이다. 인류 최초의 보석이라고도 할 수 있는 진주. 저자는 진주에 관하여 우리나라 법 규정을 찾아보았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읽으면서 한국에서 진주를 구매하는 것은 조금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스위스 비영리단체인 세계 주얼리 연맹에서는 진주에 관한 사항을 정리한 책자 블루북을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천연 진주의 범위에 관한 규정이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진주의 순도, 품질, 보증 기간 등에 관한 어떠한 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국가 기술표준원의 국가 표준에는 보석을 귀금속 및 그 가공품으로 대상을 한정하고 있어 금속이 아닌 진주는 해당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개별소비세법에는 규정되어 해당이 되어 보증되지 않았으나 지불한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누진세가 붙는다. 호구가 된 기분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클로드 모네가 아들 장 모네의 어린 시절을 그린 세발자전거를 타는 아이였다. 상당히 독특한데 세 발을 가졌으며 안장 부분이 말로 되어 있다. 그럼 이 자전거가 현대 대한민국에 왔을 때 자전거 전용 도로를 달릴 수 있는지 저자는 따져본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전거의 정의를 살펴보면 사람의 힘으로 페달이나 손 페달을 사용하여 움직이는 구동장치와 조향장치 및 제동장치가 있는 바퀴가 둘 이상인 차로서 정부에서 정한 크기와 구조를 갖춘 것.




그래서 따져 보았다. 일단 바퀴가 둘 이상인데 그림 속 자전거는 세 개이니 해당이 된다. 방향을 조종할 수 있는 조향장치도 있다. 그러나 자전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거나 멈추게 하는 구동장치와 제동장치는 보이지 않는다. 즉, 현대 대한민국의 법에 규정하는 자전거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걸 끌고 자전거 전용도로에 나가서 달릴 수 없다. 이 세 가지 장치가 있지만 외발자전거는 자전거가 아니지만 열 개의 바퀴가 달린 것은 자전거로 규정된다니.




마지막으로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관한 이야기이다. 역사적으로 고양이는 약 5000년 전 고대 이집트인들이 현재 아프리카 리비아 지역의 야생 고양이를 길들인 것이 시초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10세기 이전에 중국을 통하여 들어온 것으로 추정한다. 너무나 귀여운 이미지이지만 시대적 관점에 따라 그 의미가 천차만별이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신성한 동물로 여겼으나 종교적 세계관을 가진 중세에는 마녀의 동반자, 악마의 앞잡이로 인식되어 불길하기 짝이 없는 존재로 낙인찍힌다. 



17~18 세기 이후가 되면서 다시 사랑스러운 동반자의 자리를 꿰차게 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장화 신은 고양이, T.S 엘리엇의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가 있다. 심지어 이 작품은 엄청난 인기작인 뮤지컬 캣츠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마지막 작품으로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들고 온 이유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근간이라고 한다. 헬로키티, 마네키네코, 이웃집 토토로 등등. 재미있는 자료는 2012년 이후 미국과 일본은 반려견보다 반려묘가 훨씬 많다고 한다.



이를 우리나라 법에 적용을 하면 생각보다 독특했다. 동물보호법에 따른 보호 대상은 유실·유기 동물, 학대받은 동물 중 소유자를 알 수 없는 동물, 동물 소유자로부터 학대를 받고 그 이후에 적정하게 치료·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단되는 동물을 발견한 때에는 그 동물을 구조하여 치료·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나온다. 그런데 유실·유기 동물에 고양이가 빠져 있었다. 고양이는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존재라고 하여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단지 개체 수 조절을 위하여 중성화하여 방사하고 있다.



조금 웃겼던 부분은 동물보호 센터의 운영을 표준화하기 위한 기관이 농림축산식품부라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축산에서 관리하다니. 해당 지침서에는 고양이에 관한 규정이 있는데 도로·공원 등의 공공장소에서 소유자 없이 배회하거나 내버려진 동물뿐만 아니라 길고양이 중 구조 신고된 고양이로 다치거나 어미로부터 분리되어 스스로 살아가기 힘들다고 판단되는 3개월령 이하의 고양이 동물은 동물보호 센터에서 보호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래서 캣맘들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캣독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말이다.




미술과 법률의 융합으로 표현된 이재훈의 그림 따지는 변호사는 단순하게 두 장르를 섞은 책은 아니다. 감성이 가득한 작품에 갇힌 감상이 아니라 이성의 극단에 존재하는 법률의 시각으로 풀어가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종이 속 세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묘한 경험을 제공한다. 즉, 수많은 장르를 넘나들 수 있는 도서이다.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감성의 영역으로 한정될 수 있었던 테두리를 넘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것이다. 




흔히 예술 작품을 말할 때 시간을 정지시킨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예술 감상문을 보면 꽤 고리타분한 느낌이 많다. 표현주의가 어떻고, 낭만주의가 어떻고 등등. 하지만 이재훈의 그림 따지는 변호사는 예술을 법률로 풀면서 정지된 시간을 현대로 끌어와 흐르게 만들어 독자가 세기 너머의 갇힌 시간을 경험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삶에 적용하게 만든다. 조금 더 현실적인 예술 감상 시각을 가지고 싶은 분이라면 꽤 유용한 도서가 될 것이다.


#그림따지는변호사 #이재훈 #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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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양상 현대지성 클래식 60
루스 베네딕트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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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본 문학,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보면서 완벽하게 공감하기 힘들어 언제나 선을 긋는 일이 많다. 단적인 예로 매우 유명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이 있다. 그 잘난 집안에서 태어나 망나니처럼 살다가 결국은 스스로 생명을 끝내버렸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 일련의 스토리도 공감이 안 되었지만, 스스로를 향하여 인간 실격이라고 말하는 자체도 묘하게 이질감을 느껴 작품 자체에 빠지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 읽은 일본 문화의 양상을 잘 나타낸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을 보며 꽤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지성에서 출간한 일본 문화의 양상을 이야기하는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문화를 분석한 보고서로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아 작성되었다. 일본인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이해하고자 일본 사회를 국화와 칼이라는 상징으로 묘사한다. 국화는 예술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칼은 전쟁과 공격성을 나타낸다. 저자는 이 상반된 이미지가 일본인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주로 일본인의 행동과 사고를 형성하는 주요 요소로 의무와 부채의 개념을 강조한다. 




일본 사회는 가부장적 가족 체계를 기반으로 하며, 개인보다 집단의 이익을 중시한다. 또한, 명예와 수치가 행동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러한 특징은 일본인의 독특한 예절, 계층 구조, 그리고 전통과 현대성이 공존하는 모습에서 드러난다. 각 장에서는 일본의 전통, 가족 중심의 문화, 전후 변화, 그리고 일본인의 자기 인식 등을 분석한다. 그녀는 일본인과 서구인의 사고방식을 주로 비교하며 그들의 생활 양식을 설명하며 드러난 행동보다는 이면에 숨은 심리적 관점을 드러내려고 노력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은 장단점이 매우 명확한 도서이며 이 부분을 파악함과 동시에 책을 이해하는 방향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 그럼 먼저 장점으로는 일본 문화의 복잡성을 서양의 문화와 대조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점이다. 그녀는 일본인을 수치 중심의 문화에 속한 사람들로 묘사하며, 명예와 의무가 일본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이는 전통적이고 집단주의적인 일본 사회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일본인의 예절, 충성심, 가족 중심 사고와 서구 문화의 개인주의와의 대조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또 다른 장점은 문화 연구 방법론에 대한 기여 부분이다. 그녀는 일본 문화를 단순히 비판하지 않으면서 그 이면에 숨겨진 맥락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일본인의 행동을 지배하는 심리적, 사회적 요인을 분석하며, 명예와 수치의 개념이 행동 규범으로 작용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글자로 읽으면 이 개념이 얼마나 큰지 감이 잘 안 오지만 실제로 읽으면 그들의 할복 등의 기이한 문화가 단박에 이해가 된다. 이러한 분석은 서구 독자들에게 일본 문화의 독특한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특히 이 부분을 인정(人情), 기리(義理), 진기(義氣) 등의 개념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말이 조금 어렵지만 막상 본문을 차근차근 읽어보면 위의 표처럼 구분이 된다. 인정, 의리, 의기. 기리는 우리가 사회적 동물로서 관련이 있는 이들의 관계에서 관계를 따른 도리를 요구하는 형식적이고 객관적인 의무이다. 진기는 비슷한 듯 조금 다른 의미인데 조금 더 행동적인 측면이 강조된 말이다. 이에 가장 합당한 예시로 임꺽정을 들 수 있다. 인정은 가장 온건한 방식으로 우리 곁에 머무는 존재이다.



그러나 이 책은 한계를 가진다. 우선, 저자는 2차 세계대전이라는 인류 최고의 비극으로 인하여  일본 현지에서 직접 연구할 수 없었으며 일본 관련 문헌과 일본인 이민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책을 썼다. 이로 인해 일본 문화의 세부적이고 미묘한 측면이 생략되거나 왜곡되었으며 일본 문화를 지나치게 단일하고 고정된 특성으로 일반화했다. 그러나 모든 일본인이 명예와 수치를 동일하게 느끼는 것은 아니며, 지역과 계층에 따라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는 데 이를 깔끔하게 무시하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보인다.



게다가 전시 상황이라는 맥락은 그녀의 분석에 영향을 미쳤다. 일단 그녀의 연구는 순수한 문화 인류학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일본과 미국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이는 책의 객관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특히, 일본 문화를 서구적 관점에서만 이해하려는 태도는 문화적 제국주의라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베네딕트의 연구는 일본 문화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국화와 칼은 문화 연구와 비교 문화학의 초석을 다진 중요한 작품이다. 비록 일부 분석이 시대적 한계에 묶여 있지만, 일본 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가치 있는 연구로 평가받는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존중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 오늘날의 세계화된 사회에서도 이러한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며, 타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은 단순히 일본 문화의 양상 이해를 넘어서 문화 연구의 중요성과 방법론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베네딕트의 연구 방법은 비록 제한적이었지만,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이해하려는 태도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세계화 시대에 타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지금이다. 이 책은 독자가  단순히 일본 문화를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문화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해준다. 나아가 그들에게 깊은 이해를 하도록 도와주는 이점도 있다.




<읽으면 좋은 사람>




▶ 일본 문화에 대하여 알고 싶은 분

▶ 일본 역사 고전을 보고 싶은 분

▶ 일본과 한국의 문화를 비교하고 싶은 분

▶ 일본 고전에 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싶은 분


#국화와칼 #루스베네딕트 #현대지성 #일본문화의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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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행자가 될 수 있다면 박완서 산문집 10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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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박완서 작가의 다만 여행자가 될 수 있다면은 그녀의 산문집 시리즈 중 마지막인 열 번째 작품이다. 그녀의 딸이 엄마의 여행 가방이라는 제목으로 쓴 서문에는 딸과 엄마의 소중한 추억은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고 언제나 선명함을 느낄 수 있다. 조금 독특했던 부분은 여행 산문집이고 여행을 많이 다니셨지만 여행 가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그러면 일단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박완서 작가의 다만 여행자가 될 수 있다면은 국내 여행에서 시작하여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가까운 아시아 그리고 더 먼 유럽, 아프리카, 먼 아시아 여행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행 거리 및 장소의 확장은 작가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점차 큰 사회적 문제 인식으로 생각이 넓어짐을 알 수 있다. 이를 다른 말로 하자면 여행의 축적은 사고의 성장과 시야의 넓어짐으로 환원된다는 의미이며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여행의 목적이 아닐까 한다.








1장에서는 주로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녀가 미망을 이야기할 정도의 나이의 서술이다. 다만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던지기보다는 체력적인 한계로 인한 타인에게 끼칠 민폐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자제해야 한다거나, 꽤 먼 과거인 어린 시절 일화, 작가로서 글쓰기 소재를 찾는 방법 등에 관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홀로 나선 미국 여행 스토리이다. 큰 자신감을 가지고 오른 여행길이었지만, 공항에서 묻는 말을 알아듣지 못해 포비아를 느낀 장면이다.










언어의 다름에서 오는 소통 불가의 포비아. 여행하는 두 달 동안 고통스러웠으며 딸과 사위를 대동하지 않고는 움직일 수 없었다는 말. 덕분에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말을 듣고 마음이 놓이고 기뻤다는 일화이다. 얼마 전 읽은 사소한 일에서도 언어의 다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생긴 것도 비슷하고 같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지지만 그녀가 말을 하는 순간 이방인으로 전락하는. 이처럼 언어가 가지는 특성 중 하나가 동질감이라는 것이라면 한글의 위대함, 일제 강점기의 일본인 정책 등에 관해 사색에 빠질 수밖에 없다.









2장으로 넘어오면 만주, 백두산, 상해, 몽골 기행에 관한 내용이다. 읽으면서 작가의 성향이 상당히 건조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랄까? 만주와 백두산 여행을 갔을 때 일행 중 하나가 정말 미친 듯이 목놓아 울었던 장면을 묘사한다. 이때 작가는 그곳에 단 한 시간도 살아본 적이 없는 사람의 울음에 대하여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래서일까? 꽤 매몰차게 굴긴 하는데 결국은 울음의 독자적 정서와의 결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곳에서 우리 민족의 역사적 흔적이 남은 곳을 방문하고 느낀다. 특히 연길에서 만난 김학철 선생님댁을 방문하면서 자신이 아주 오래전에 본 그의 작품을 기억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이유에 대하여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하지만 그녀는 작가라는 직업에 맞는 고민과 책임감을 느낀다. 이를 두고 그녀는 작가가 책임져야 할 두 얼굴이라고 정의한다. 요즘처럼 잠만 자고 나면 끝도 없이 흘러나오는 도서 목록을 보면서 창작자의 자세에 대하여 고민할 수 있게 만든 대목이었다.








마지막 세 번째 챕터에서는 바티칸,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티베트, 카트만두를 다녀온 이야기를 나눈다. 조금 재미있었던 것은 교황의 조문을 위하여 방문하였다가 이후 어린이들을 돕기 위하여 유니세프 활동으로 에티오피아를 가는 부분이었다. 사실, 그 뒤로 나오는 이야기도 환생과 어린이들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즉, 탄생과 죽음을 모두 다루는 챕터라고나 할까? 그래서 꽤 숙연해지는 파트였다. 개인적으로 에티오피아 여행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아마도 요즘 그리스 로마 신화를 공부하는데 헬리오스의 아들 파에톤이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데 이곳을 지나갔다는 말이 나와서 더 기억에 남았다. 게다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알레프 첫 번째 이야기에서 로마군이 죽지 않는 죽지 않는 사람을 찾아 영생을 꿈꾸며 남쪽으로 내려간다고 하는 곳의 묘사도 에티오피아이다. 그전에는 사람들의 피부가 어둡지 않았으나 태양 마차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 파에톤의 오만함으로 인하여 피부가 새카맣게 타버렸다는 그곳 사람들의 삶은 글자로만 보더라도 안타까움이 배가되는 느낌이었다. 







또한, 신장 위구루 지역과 티베트는 언제나 중국에서 독립하고 싶어서 안달하는 나라인데 아직 중국의 서장이라는 생각보다는 티베트 자체로 본다는 말은 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그녀의 생각이 넓어지고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이 커지는 것을 보며 니체가 생각났다. 진정한 자기 발견과 창조적 사고를 위해서는 위대한 고독이 필요하며 그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여행이기에. 롤러코스터처럼 드라마틱함은 없지만 잔잔하면서 건조한 그녀가 전하는 말들은 니체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읽으면 좋을 사람>


▶ 여행 에세이가 궁금하신 분

▶ 박완서 작가의 책을 좋아하시는 분

▶ 잔잔하게 사색을 즐기며 읽을 책이 필요하신 분

▶ 삶이 팍팍하여 마음에 가뭄이 온 분






#다만여행자가될수있다면 #박완서 #박완서산문집 #여행에세이 #에세이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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