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양상 현대지성 클래식 60
루스 베네딕트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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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본 문학,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보면서 완벽하게 공감하기 힘들어 언제나 선을 긋는 일이 많다. 단적인 예로 매우 유명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이 있다. 그 잘난 집안에서 태어나 망나니처럼 살다가 결국은 스스로 생명을 끝내버렸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 일련의 스토리도 공감이 안 되었지만, 스스로를 향하여 인간 실격이라고 말하는 자체도 묘하게 이질감을 느껴 작품 자체에 빠지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 읽은 일본 문화의 양상을 잘 나타낸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을 보며 꽤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지성에서 출간한 일본 문화의 양상을 이야기하는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문화를 분석한 보고서로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아 작성되었다. 일본인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이해하고자 일본 사회를 국화와 칼이라는 상징으로 묘사한다. 국화는 예술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칼은 전쟁과 공격성을 나타낸다. 저자는 이 상반된 이미지가 일본인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주로 일본인의 행동과 사고를 형성하는 주요 요소로 의무와 부채의 개념을 강조한다. 




일본 사회는 가부장적 가족 체계를 기반으로 하며, 개인보다 집단의 이익을 중시한다. 또한, 명예와 수치가 행동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러한 특징은 일본인의 독특한 예절, 계층 구조, 그리고 전통과 현대성이 공존하는 모습에서 드러난다. 각 장에서는 일본의 전통, 가족 중심의 문화, 전후 변화, 그리고 일본인의 자기 인식 등을 분석한다. 그녀는 일본인과 서구인의 사고방식을 주로 비교하며 그들의 생활 양식을 설명하며 드러난 행동보다는 이면에 숨은 심리적 관점을 드러내려고 노력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은 장단점이 매우 명확한 도서이며 이 부분을 파악함과 동시에 책을 이해하는 방향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 그럼 먼저 장점으로는 일본 문화의 복잡성을 서양의 문화와 대조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점이다. 그녀는 일본인을 수치 중심의 문화에 속한 사람들로 묘사하며, 명예와 의무가 일본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이는 전통적이고 집단주의적인 일본 사회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일본인의 예절, 충성심, 가족 중심 사고와 서구 문화의 개인주의와의 대조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또 다른 장점은 문화 연구 방법론에 대한 기여 부분이다. 그녀는 일본 문화를 단순히 비판하지 않으면서 그 이면에 숨겨진 맥락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일본인의 행동을 지배하는 심리적, 사회적 요인을 분석하며, 명예와 수치의 개념이 행동 규범으로 작용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글자로 읽으면 이 개념이 얼마나 큰지 감이 잘 안 오지만 실제로 읽으면 그들의 할복 등의 기이한 문화가 단박에 이해가 된다. 이러한 분석은 서구 독자들에게 일본 문화의 독특한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특히 이 부분을 인정(人情), 기리(義理), 진기(義氣) 등의 개념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말이 조금 어렵지만 막상 본문을 차근차근 읽어보면 위의 표처럼 구분이 된다. 인정, 의리, 의기. 기리는 우리가 사회적 동물로서 관련이 있는 이들의 관계에서 관계를 따른 도리를 요구하는 형식적이고 객관적인 의무이다. 진기는 비슷한 듯 조금 다른 의미인데 조금 더 행동적인 측면이 강조된 말이다. 이에 가장 합당한 예시로 임꺽정을 들 수 있다. 인정은 가장 온건한 방식으로 우리 곁에 머무는 존재이다.



그러나 이 책은 한계를 가진다. 우선, 저자는 2차 세계대전이라는 인류 최고의 비극으로 인하여  일본 현지에서 직접 연구할 수 없었으며 일본 관련 문헌과 일본인 이민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책을 썼다. 이로 인해 일본 문화의 세부적이고 미묘한 측면이 생략되거나 왜곡되었으며 일본 문화를 지나치게 단일하고 고정된 특성으로 일반화했다. 그러나 모든 일본인이 명예와 수치를 동일하게 느끼는 것은 아니며, 지역과 계층에 따라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는 데 이를 깔끔하게 무시하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보인다.



게다가 전시 상황이라는 맥락은 그녀의 분석에 영향을 미쳤다. 일단 그녀의 연구는 순수한 문화 인류학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일본과 미국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이는 책의 객관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특히, 일본 문화를 서구적 관점에서만 이해하려는 태도는 문화적 제국주의라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베네딕트의 연구는 일본 문화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국화와 칼은 문화 연구와 비교 문화학의 초석을 다진 중요한 작품이다. 비록 일부 분석이 시대적 한계에 묶여 있지만, 일본 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가치 있는 연구로 평가받는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존중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 오늘날의 세계화된 사회에서도 이러한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며, 타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은 단순히 일본 문화의 양상 이해를 넘어서 문화 연구의 중요성과 방법론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베네딕트의 연구 방법은 비록 제한적이었지만,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이해하려는 태도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세계화 시대에 타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지금이다. 이 책은 독자가  단순히 일본 문화를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문화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해준다. 나아가 그들에게 깊은 이해를 하도록 도와주는 이점도 있다.




<읽으면 좋은 사람>




▶ 일본 문화에 대하여 알고 싶은 분

▶ 일본 역사 고전을 보고 싶은 분

▶ 일본과 한국의 문화를 비교하고 싶은 분

▶ 일본 고전에 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싶은 분


#국화와칼 #루스베네딕트 #현대지성 #일본문화의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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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행자가 될 수 있다면 박완서 산문집 10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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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박완서 작가의 다만 여행자가 될 수 있다면은 그녀의 산문집 시리즈 중 마지막인 열 번째 작품이다. 그녀의 딸이 엄마의 여행 가방이라는 제목으로 쓴 서문에는 딸과 엄마의 소중한 추억은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고 언제나 선명함을 느낄 수 있다. 조금 독특했던 부분은 여행 산문집이고 여행을 많이 다니셨지만 여행 가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그러면 일단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박완서 작가의 다만 여행자가 될 수 있다면은 국내 여행에서 시작하여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가까운 아시아 그리고 더 먼 유럽, 아프리카, 먼 아시아 여행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행 거리 및 장소의 확장은 작가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점차 큰 사회적 문제 인식으로 생각이 넓어짐을 알 수 있다. 이를 다른 말로 하자면 여행의 축적은 사고의 성장과 시야의 넓어짐으로 환원된다는 의미이며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여행의 목적이 아닐까 한다.








1장에서는 주로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녀가 미망을 이야기할 정도의 나이의 서술이다. 다만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던지기보다는 체력적인 한계로 인한 타인에게 끼칠 민폐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자제해야 한다거나, 꽤 먼 과거인 어린 시절 일화, 작가로서 글쓰기 소재를 찾는 방법 등에 관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홀로 나선 미국 여행 스토리이다. 큰 자신감을 가지고 오른 여행길이었지만, 공항에서 묻는 말을 알아듣지 못해 포비아를 느낀 장면이다.










언어의 다름에서 오는 소통 불가의 포비아. 여행하는 두 달 동안 고통스러웠으며 딸과 사위를 대동하지 않고는 움직일 수 없었다는 말. 덕분에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말을 듣고 마음이 놓이고 기뻤다는 일화이다. 얼마 전 읽은 사소한 일에서도 언어의 다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생긴 것도 비슷하고 같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지지만 그녀가 말을 하는 순간 이방인으로 전락하는. 이처럼 언어가 가지는 특성 중 하나가 동질감이라는 것이라면 한글의 위대함, 일제 강점기의 일본인 정책 등에 관해 사색에 빠질 수밖에 없다.









2장으로 넘어오면 만주, 백두산, 상해, 몽골 기행에 관한 내용이다. 읽으면서 작가의 성향이 상당히 건조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랄까? 만주와 백두산 여행을 갔을 때 일행 중 하나가 정말 미친 듯이 목놓아 울었던 장면을 묘사한다. 이때 작가는 그곳에 단 한 시간도 살아본 적이 없는 사람의 울음에 대하여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래서일까? 꽤 매몰차게 굴긴 하는데 결국은 울음의 독자적 정서와의 결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곳에서 우리 민족의 역사적 흔적이 남은 곳을 방문하고 느낀다. 특히 연길에서 만난 김학철 선생님댁을 방문하면서 자신이 아주 오래전에 본 그의 작품을 기억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이유에 대하여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하지만 그녀는 작가라는 직업에 맞는 고민과 책임감을 느낀다. 이를 두고 그녀는 작가가 책임져야 할 두 얼굴이라고 정의한다. 요즘처럼 잠만 자고 나면 끝도 없이 흘러나오는 도서 목록을 보면서 창작자의 자세에 대하여 고민할 수 있게 만든 대목이었다.








마지막 세 번째 챕터에서는 바티칸,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티베트, 카트만두를 다녀온 이야기를 나눈다. 조금 재미있었던 것은 교황의 조문을 위하여 방문하였다가 이후 어린이들을 돕기 위하여 유니세프 활동으로 에티오피아를 가는 부분이었다. 사실, 그 뒤로 나오는 이야기도 환생과 어린이들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즉, 탄생과 죽음을 모두 다루는 챕터라고나 할까? 그래서 꽤 숙연해지는 파트였다. 개인적으로 에티오피아 여행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아마도 요즘 그리스 로마 신화를 공부하는데 헬리오스의 아들 파에톤이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데 이곳을 지나갔다는 말이 나와서 더 기억에 남았다. 게다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알레프 첫 번째 이야기에서 로마군이 죽지 않는 죽지 않는 사람을 찾아 영생을 꿈꾸며 남쪽으로 내려간다고 하는 곳의 묘사도 에티오피아이다. 그전에는 사람들의 피부가 어둡지 않았으나 태양 마차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 파에톤의 오만함으로 인하여 피부가 새카맣게 타버렸다는 그곳 사람들의 삶은 글자로만 보더라도 안타까움이 배가되는 느낌이었다. 







또한, 신장 위구루 지역과 티베트는 언제나 중국에서 독립하고 싶어서 안달하는 나라인데 아직 중국의 서장이라는 생각보다는 티베트 자체로 본다는 말은 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그녀의 생각이 넓어지고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이 커지는 것을 보며 니체가 생각났다. 진정한 자기 발견과 창조적 사고를 위해서는 위대한 고독이 필요하며 그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여행이기에. 롤러코스터처럼 드라마틱함은 없지만 잔잔하면서 건조한 그녀가 전하는 말들은 니체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읽으면 좋을 사람>


▶ 여행 에세이가 궁금하신 분

▶ 박완서 작가의 책을 좋아하시는 분

▶ 잔잔하게 사색을 즐기며 읽을 책이 필요하신 분

▶ 삶이 팍팍하여 마음에 가뭄이 온 분






#다만여행자가될수있다면 #박완서 #박완서산문집 #여행에세이 #에세이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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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자마자 보이는 세계지리 사전
이찬희 지음 / 보누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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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암기에는 젬병이어서 관련 과목들에 소홀했다. 그래서 수학, 물리, 화학은 재미있지만, 외워야 하는 역사, 지리, 지구 과학은 정말 싫어했다. 여행을 가지 않으면 굳이 지리를 왜 공부해야 하나 하는 심정으로 완전히 무시하고 지냈다. 그런데 경제 신문 공부를 시작하고, 문학 작품이나 기타 도서를 깊게 읽기 시작하면서 나의 무지를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래서 초급 지리부터 시작해 보자는 마음에 보누스에서 출간한 청소년 인문교양서 이찬희의 읽자마자 보이는 세계지리 사전을 읽어보았다. 



지리의 힘 1권을 오래전에 읽었는데 그 책과 비교하면 상당히 쉬운 편에 속했다. 뭐랄까? 깊이보다 넓이를 염두에 둔 책이라는 말이 잘 어울릴 것 같다. 본문을 시작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부분을 전공서 총론처럼 앞으로 떼어 설명해 놓아 뒷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하였다. 이 부분에는 5대양 6대 주가 나뉘는 방법, 지도를 그리는 두 가지 방법, 날씨와 기후 그리고 기후를 구성하는 요소와 요인 및 과거의 분류법을 보완하여 새롭게 나온 독일의 기후학자 쾨펜의 이름을 딴 쾨펜의 기후 구분표도 실려 있다.



이후 지형을 생성하는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내적 요인에는 조산 운동, 조륙 운동, 화산 운동이 있으며 외적 요인에는 주로 태양열에너지로 발생된 바람, 비, 파도, 빙하, 암석 풍화 등으로 발생하는 침식, 운반, 퇴적, 풍화 등이 있다. 이를 조각에 비교하자면 투박하게 전체 모양을 잡는 것이 내적 요인이라면 세밀하게 하나하나 깎아서 매끈하게 조각상을 만드는 것을 외적 요인이라고 보면 된다. 다음으로 밤낮의 길이와 시차가 발생하는 이유까지 꼼꼼하게 설명한 후 본문으로 들어간다.



처음은 중국부터 시작하여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으로 넘어가는데 이 과정이 상당히 매끄럽게 흘러간다. 예를 들자면 중국의 마지막에 건조 기후 중 연간 강수량이 250~500mm 정도인 스텝 기후를 맨 마지막에 설명한다. 이곳은 연강수량이 적어 나무는 자라지 못하며 오로지 낮은 풀만 자란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이동식 집인 게르를 사용한다고 한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던 그들이었지만 점차 해당 지역의 도시화가 이루어지면서 사막화 현상이 더욱 커지고 있다로 마무리한다.



바로 일본으로 넘어오면서 이들의 1000년 수도는 교토였지만 자연이 주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하여 도쿄로 천도한 내용이 나온다. 이곳은 계절풍 덕분에 쌀이 잘 자랐다고 하며 쌀국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변환되어 베트남으로 눈이 넘어가게 한달까? 게다가 목차를 보면 아시겠지만 각 챕터의 제목이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아마 목차만으로도 내용이 궁금한 챕터가 상당히 많으리라 생각한다. 아시아에서 시작하여 유럽, 남북 아메리카, 아프리카 그리고 오세아니아와 극지방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면 지금부터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었던 내용을 소개해 본다. 가장 먼저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나오는 내용 중 시차에 관련된 부분이다. 시차의 기준이 영국의 그리니치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또한 각국의 시간은 15도마다 한 시간씩 차이가 난다는 것도 글로벌 시대에 힘입어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런데 이런 모든 것을 무시하고 한 국가에 하나의 시간만 쓰는 나라가 있었다. 바로 중국. 그래서 그들은 같은 6시인데도 어디는 해가 뜨는 새벽이지만 어느 쪽은 아직 밤중인 곳도 있다.



다음으로 기본적으로 빙하가 녹아 매년 국토가 좁아지는 것이 기본적인 상식인데 이를 깨고 매년 넓어지는 곳이 있다. 바로 아이슬란드이다. 이곳은 해령이 위치하고 있어 땅속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화산 활동으로 인하여 매년 조금씩 영토가 증가한다. 우크라이나에는 왜 흑토가 존재하는지, 이번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으로 인하여 러시아가 얻은 부동항 크림반도 이야기도 빠지지 않고 나온다. 또한 이렇게 무자비한 러시아였지만 국제 사회에서 제재를 확실하게 못한 이유도.



바다가 없는데 해군이 있는 나라 이야기에서는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짠함이 느껴졌다. 바로 볼리비아 이야기이다. 원래 볼리비아는 작은 부분이지만 태평양과 연결되어 있어서 해병이 있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나라였다. 하지만 칠레와 태평양 전쟁을 하면서 이곳의 영토를 잃어 내륙 국가로 전락해 버렸다. 독재자 피노체트의 위대한 업적이랄까? 덕분에 볼리비아의 해군은 수도 라파스 주변의 큰 호수인 티티카카호에 기지를 세우고 훈련을 한다는 웃픈 소식이었다.



남미에는 이것보다 더 흥미로운 내용도 있었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곳을 보유하였다는 것. 아타카마 사막 이야기이다. 남극과 가까워 해류가 한류여서 발생하는 건조함. 덕분에 이곳 사람들은 물을 상당히 독특한 방법으로 얻고 있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방법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언제나처럼 가장 흥미롭고 가장 호기심이 발동하고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비밀이다. 책을 통해서 읽어보시길!!!(씨익~)



마지막으로 인상 깊어서 소개하고 싶은 내용은 아프리카가 둘로 쪼개진다는 챕터이다. 아프리카 동부에서 홍해 쪽으로 튀어나온 꽤 큰 부분이 분리되고 있다. 지구 내부의 판구조 운동 때문인데 아주 옛날 인도 대륙이 다른 곳에서 흘러 들어와 아시아에 붙은 것처럼 언젠가는 하나의 섬이 되든지 다른 곳에 붙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누스에서 출간한 청소년 인문교양서 읽자마자 보이는 세계지리 사전은 내용도 흥미로우면서 깊지 않아 처음 세계지리를 접하는 청소년이나 오랫동안 공부에 손을 놓았던 성인들이 보기에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읽자마자보이는세계지리사전

#이찬희

#보누스

#청소년인문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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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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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의 작품성이 좋아 인기가 있으면 작품이 끝난 후 메이킹필름을 만들어 작품의 이해도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다. 북하우스에서 출간한 배리 로페즈의 인문 교양 호라이즌도 비슷한 예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가의 책은 북극을 꿈꾸다로 시작하였는데 이 작품이 원 작품이라면 호라이즌은 메이킹필름에 속한달까? 게다가 북극을 꿈꾸다 이외의 다른 출간작들까지 포함한 도서여서 여행 에세이이지만 그의 자서전에 가깝다. 그럼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자








배리 로페즈의 호라이즌은 인류가 지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탐구하며, 개인적인 시각을 통해 대륙과 세기를 넘나드는 방대한 여정을 담고 있다. 그는 크게 여섯 지역, 즉 오리건의 케이프 폴웨더, 캐나다 북극의 엘즈미어 섬, 갈라파고스 제도, 케냐 리프트 밸리, 호주의 아웃백, 남극을 여행하며 얻은 경험을 이야기했다. 자연사, 인류학, 철학을 융합해 각 문화가 환경과 맺는 관계를 살피고, 환경 파괴로 인한 윤리적 도전을 숙고했다.









그는 인류의 공통된 운명을 성찰하며, 자연 세계와의 관계를 재구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도서는 생생한 풍경 묘사와 역사적 탐험가들에 대한 고찰, 그리고 저자의 개인적 경험을 교차시켜, 독자들에게 과거와 현재 사이의 깊은 대화를 했다. 이를 통해 독자는 미래를 형성하는 데 있어 자신의 역할을 되물었다. 이 과정에서 생물학적인 종의 특성,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 같은 인간끼리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끊임없이 자신의 성찰을 말하며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글을 시작할 때 말한 것처럼 이 작품은 저자가 각각의 여행을 하면서 겪었던 일과 느낀 점 거기에서 도출된 생각 끝에 나온 자신만의 철학을 유려한 문체로 나타낸 작품이다. 북극을 꿈꾸다 와 호라이즌을 정확하게 비유할 수 있는 대상이 영화와 메이킹필름이다. 영화는 대상을 향하여 카메라를 들이밀며, 메이킹필름은 스텝진과 일상적인 배우에게 카메라를 돌리는 행위이다. 그래서인지 전자는 주어가 자연 자체일 때가 많았으며 꼭 잘 닦인 아스팔드 길을 달리는 스포츠카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후자인 배리 로페즈의 인문 교양서인 호라이즌은 비포장도로를 산악 바이크가 지나가는 느낌이다. 그래서 매끄럽지 않고 불편함이 있지만 그 속의 내용은 오히려 리얼리티가 느껴져 더 가슴 깊이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시려는 분이라면 그의 다른 작품을 한 권이라도 읽으시길 당부드린다. 서로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다가오는 깊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2024년 올해의 책 베스트 5로 뽑은 북극을 꿈꾸다도 좋지만 두께가 부담스럽다면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도 괜찮다. 이 도서도 영화 쪽에 속하니까.









이 도서는 인간의 호기심과 지구의 다양한 풍경을 목격하는 변혁적 힘에 대한 놀라운 증언이다. 단순한 여행기를 넘어, 기억과 관찰, 자연과 인간의 상호 의존성에 대한 성찰을 엮어낸다. 저자의 글은 자연의 웅장함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현대적 착취 앞에서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그가가 여러 관점을 생생히 담아낸 능력이다. 그가 언제나 하는 말인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통하여 말이다.








또한 그의 시적 표현을 통해 북극은 단순히 얼어붙은 광야가 아니라 생명과 역사, 영적 공명이 가득한 장소로 묘사한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다윈의 영감 그 이상으로, 진화의 아름다움과 취약성을 보여주는 섬세한 세계로 그려진다. 특히 진화 과정이 언제나 완벽으로 가지 않음과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이 당연하게 무쓸모하다는 오해에 관하여 지적하는 부분은 인상 깊었다. 그의 필력에서 언제나 알 수 있듯이 저자가 방문한 각 지역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인물처럼 묘사되어, 인류의 과거와 미래에 울림을 주는 이야기를 전한다.








서사는 깊이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이다. 작가는 탐험과 환경 보존에 내재된 윤리적 딜레마를 자주 성찰한다. 이런 철학적 깊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은 결코 지나치게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풍부한 역사적 세부 사항과 친근한 일화를 균형 있게 담아내 독자에게 풍요로운 지성과 깊은 감동을 모두 전달하고 있다. 특히 환경 손실에 대한 절망과 동시에 회복과 재생의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제시하는 그의 솔직한 고백은 매우 인상적이다. 








책을 읽는 동안 가장 감동적이었던 점은 작가의 겸손함과 책임감이었다. 그는 자연을 경외와 이상의 존재로 국한하지 않고 자연의 시각에서 인간이 남긴 흔적과 상처를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특히 자본주의의 흔적은 가슴이 아릴 정도였다. 인간의 탐험은 종종 파괴와 연결되지만 작가는 우리가 공존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러한 희망적인 시각은 독자에게 깊은 위로와 영감을 준다. 특히 환경이 점점 더 위기에 처하는 현시대에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었다.









배리 로페즈의 인문 교양 여행 에세이 호라이즌은 도전적인 부분도 있다. 방대한 범위와 밀도 높은 문장은 독자들에게 인내심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시대를 살아가는 인류라는 종족의 명찰을 달고 있다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작가는 원주민 문화의 지혜, 역사의 교훈, 그리고 지구의 속삭임에 귀 기울일 것을 독려한다. 이 도서는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경험해야 할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눈에 보이는 지평선으로서의 자연이 아닌 그 경계를 넘어선 곳으로의 초대장이다. 


#호라이즌

#배리로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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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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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수업 - 삶에서 무엇을 지켜낼 것인가 스토아철학 4부작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이경희 옮김 / 다산초당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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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이웃들이 꾸준하게 필사하는 책으로 『데일리 필로소피』를 많이 선택하는 것을 보았다. 개인적으로 꾸준하게 무엇인가를 지속하는 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읽기만 했던 도서였는데 그다지 어렵지 않으면서 마음에 콕콕 박히는 말들이 많아서 주변에 가끔 선물하는 책이다. 같은 작가가 이번에 신간을 냈다고 하여 기대감을 가지고 첫 페이지를 폈는데 예상했던 대로 여전히 촌철살인 같은 언어를 담고 있었다. 이 도서의 강점은 내용도 좋지만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다산초당에서 출간한 라이언 홀리데이의 정의 수업은 많은 이가 눈여겨보아서인지 출간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교양 철학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이 책은 스토아 철학 4부작 시리즈 용기, 절제, 정의, 지혜 중 세 번째 책이다. 보통 스토아 철학을 말하면 어려워서 고개를 흔들기 마련인데 의외로 철학 자체는 거의 언급하고 있지 않아 검색 없이 소설책 보듯이 술술 읽을 수 있다. 특히 수많은 인물들의 일화를 먼저 소개한 후 이후 챕터의 주제를 말하고 있어 지루하지 않고 이해가 쏙쏙 된다.




직접적으로 스토아학파의 철학자들을 언급하기보다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트루먼 대통령, 고대 로마 장군인 마르쿠스 아틸리우스 레굴루스,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F. 스콧 피츠제럴드를 발굴한 편집자 맥스웰 퍼킨스의 어린 시절 이야기, 야구선수 프랭크 로빈슨, 나이팅게일, C.S 루이스, 일본의 승마 선수인 슌조, 인도의 간디 등 시대와 위치를 막론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의 일화가 나온다. 그래서 매우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으며 이들이 잘한 것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수한 것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 누구나 공감하기 쉽다. 



개인적으로 193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기도 슌조라는 일본인 승마 선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아마도 경쟁 사회에서 사는 현대인이라면 읽으면서 무엇인가를 느낄 것이다. 그는 선두로 달렸으며 마지막 점프를 앞둔 상황에서 더 뛰지 않고 말을 세웠다. 그래서 승리를 놓쳤다. 그가 말을 그만 뛰게 만든 이유는 말이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달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승리보다 말을 살리는 길을 택한 것이다. 지금도 캘리포니아 산길 한곳에 위치한 우정 다리에 가면 그의 스포츠 정신을 기리는 명판이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살면서 정의라는 용어를 굉장히 많이 듣고 산다. 용어 자체에는 공정뿐만 아니라 봉사, 동료애, 선량, 친절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어릴 때 배웠던 의미는 점차 퇴색이 되어 가고, 언젠가부터 삶에서 정의는 공평함을 바탕으로 하는 공정의 의미로만 인식되고 있었다. 또한 스스로를 다스리는 개념보다는 타인의 말과 행동을 재단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되어 버렸다. 게다가 이것을 사회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기에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고 치부해버린 일쑤이다. 나만 선량하게 살면 나만 손해를 본다는 말로 규정하면서.




물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당연하게 타인의 시선도 신경을 쓰게 되고, 각자의 자리에서 타인이 만들어 놓은 환경 안에 함께 살아간다. 그러나 그 깊은 속을 들여다보면  이는 다른 말로 삶의 주도권이 나에게 있지 않다는 말이 된다. 나에게 들이대는 잣대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만들어 재단한다는 말이며, 또 다른 의미로는 내가 만드는 사회가 아니라 남이 공평하게 만든 사회에 살아지는 것. 그래서 날이 갈수록 냉소적이 되어 가고, 무기력한 삶을 살게 된다.



따지고 보면 이런 태도를 고수하게 되면 스스로 삶에서 무엇을 지켜낼 것인가에 관한 올바른 답을 내리지 못하게 되고 그 피해는 스스로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그러니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삶이라는 큰 명분도 좋지만, 살아야 할 의미를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이를 위한 방법이 저자는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것을 하나씩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 말로 바꾸면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를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시전하는 것이라고나 할까?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그간 정의라는 용어를 얼마나 잘못 사용하고 있었는가였고, 엄청 어려운 철학적 용어를 쏙 빼고도 이렇게 마음을 두드릴 수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책의 전반부터 후반까지 꾸준히 중요한 결정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이 되며 타인이 보지 않아도 스스로를 단속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자신의 아이들에게 읽히게 하려고 썼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문구를 보는 순간 신뢰도가 엄청 높아졌다. 적어도 자신의 자식에게 나쁜 것을 주는 부모는 없을 테니 말이다. 읽어보자는 말이다.




<읽으면 좋은 사람>


▶ 삶의 갈피를 못 잡고 있으신 분


▶ 무기력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으신 분


▶ 좀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으신 분


▶ 미래의 대한민국 주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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