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세계사 - 풍요의 탄생, 현재 그리고 미래
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장영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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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벽돌 책 북클럽에 가입하면서 총 균 쇠,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를 거치면서 인간의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 시험에서 해방되면서부터 역사를 꽤 좋아하는 편이었다. 인간이 걸어온 발자취를 좋아하는 이유는 각자 다를 것이지만, 나의 경우에는 그 안에서 변하지 않는 인간의 욕망을 볼 수 있어서 좋아한다. 부의 세계사라는 책을 처음 보면서 총 균 쇠와 그 맥락을 같이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저자에 대한 흥미로 인해 첫 장을 펼치게 되었다.



윌리엄 번스타인의 이력은 굉장히 독특한 편이다. 책을 읽으면서 당연하게 경제학자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인사이트가 넓고 깊었는데 이분의 베이스는 화학 박사와 의학박사 학위를 가진 신경과 전문의였다. 거기에 금융이론가, 역사가, 투자 이론가, 경제사 학자로까지 활동을 하고 있었다. 신경과 전문의의 눈으로 보는 경제라니 독특할 것 같다는 기대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예감에 불과한 기대감이었지만, 마지막 장까지 지루함이나 실망감을 느끼지 않았으니 책 선택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책을 죽죽 읽어나가면서 느낀 것은 총 균 쇠와는 결이 좀 다르다는 것이었다. 아마 고등학교 때 사회경제를 배우거나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에게는 매우 친숙한 맬서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것도 이 유명인의 의견에 비판의 관점으로. 맬서스는 우리에게 인구론으로 유명하지만, 깊게 들어가면 자연 생태 자체에 대한 이론이어서 찰스 다윈에게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더 유명했다. 이런 식의 이야기 전개는 생소함과 어려움이라는 느낌을 주는 경제학의 세계로 일반인을 끌고 들어가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일반적인 경제 관련 서적과 매우 다른 점은 저자의 필력이라고 생각한다. 위의 이미지에서도 볼 수 있듯 딱딱한 설명이 아닌 적절한 비유와 예시가 많아 이해하기에 좋았다. 덕분에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런 예시와 비유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보았던 다른 카테고리의 책이나 영화가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효과가 있었다. 글의 생생한 이미지화는 이해력 상승의 베이스이므로 부의 세계사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책이 아무리 좋아도 이해하지 못하면 의미 없는 글자 나열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얼마 전에 효기심의 권력으로 읽는 세계사를 보았다. 일반적인 역사의 흐름이 아니라 철저하게 권력욕에 의해 흘러가는 역사를 볼 수 있어서 신선했었는데 부의 세계사 또한 같은 결의 책이었다. 뭐랄까? 인간의 신체를 전체 역사라고 한다면 혈관, 신경, 각종 기관은 정치, 사회, 경제 등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지금까지 전체 인간의 몸을 공부했다면 이번에는 오로지 경제라는 혈관만 현미경으로 파헤쳐 놓은 느낌의 책이어서 알고 있는 역사 속에서 새로움을 배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영문 제목인 부의 탄생이 조금 더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어서 왜 한글 제목이 부의 세계사인지 의아했다. 과거의 풍요를 말하는 것 같지만, 부의 조건은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마지막에 언제, 어디서, 그리고 어디로를 통하여 저자는 앞으로의 미래를 설명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경제 뉴스를 볼 때 수박 겉핥기식이 아니라 온전하게 알맹이를 맛보고 싶은 분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기본서가 아닐까 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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