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배크만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꾸미지 않은 날 것의 이야기가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더 소설로 빠져들게 만드는 것 같았다. 위너 속 등장인물들은 어느 하나 100% 완벽하게 멋있거나 행복하거나 잘났거나 하지 않는다. 멋있는 것 같으면서도 알고 보면 허당이고, 이타적인 사람인 것 같으면서도 이기적이며, 행복해 보이지만, 각자의 불행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완벽해 보이지만, 의외로 손도 대지 못할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정말이지, 완벽한 사람이 단 하나도 없으며, 아름다운 이야기만 존재하지도 않는다. 성폭행, 협박, 횡령 의혹, 미움, 폭력, 죽음까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온갖 아픔이 다 나온다. 그래서 읽으면서 만들어진 마을이 아니라 정말 옆 마을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아름다운 판타지도 좋지만, 이렇게 잘 쓴 일상 이야기 같은 소설은 여운을 더 깊게 남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