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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모험놀이상담 - 상담을 살리는 놀이, 아이를 바꾸는 질문
박정일.이지경 지음 / 아이스크림(i-Scream) / 2019년 7월
평점 :
'우리 아이와 함께하는 한 걸음'
아이와 함께 발을 내딛는 건 당연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2년 반 전, '사랑을 주세요'라고 외치는 눈빛과 행동,
그 중심에는 '관심'을 바라는 해바라기들이 있었다.
사랑을 주었고 또 주었다.
그런데 사랑을 한 명에게 주는 게 아니기에
옆에 친구가 사랑을 받을 동안 기다려주면 좋겠는데
우리 해바라기들은 그걸 하지 못했다. 정확히는 기다리는 법을 몰랐다.
그랬던 아이들이 이젠 친구와 대화를 할 수 있다.
여기서 대화란 우리가 흔히 나누는 대화와 같은 의미인데
일방적인 발화가 아닌, 상대의 말을 귀담아듣고 내 이야기를 전하는 걸 말한다.
어른의 대화에도 이런 대화는 부족한 면이 있지 않나 생각되는데 우리 아이들이 해냈다.
(이걸 적고 있는 나 또한 내가 내키지 않는 대화에는 참여도가 저조하기에 미흡하다.)
그 과정에는 사랑 분수와 같은 한 선생님(이하 큰쌤)의 넘치는 사랑과
그 선생님을 보고 배워가는, 해바라기들에 대한 물음표를 하트로 바꾸어가는 내가 있었다.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었다.
꾸준히 진실된 사랑만을 주고 싶었지만
이기적인 행동, 어긋난 예의에 모든 걸 사랑으로 품기만 해야 하나 하는 물음표를 띄우기도 했었다.
그러다 큰쌤께서는 아이들이 노는 법을 모른다며
보드게임을 몽땅 사 오셔선 윷놀이, 체스, 오목, 바둑, 장기, 세계여행 놀이 등을 알려주셨다.
두 달 반에서 세 달 정도 윷놀이를 반복했다.
처음에는 익숙지 않아 하던 아이들이 윷놀이를 즐겨 하기 시작했고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고 상대의 차례를 기다려주며 룰을 전해주거나 함께 기억해보고 만들어보기도 했다.
큰쌤이 과일 씨앗을 뿌리듯 씨앗을 뿌리고
토닥토닥 몇 번 해주며 물을 주니 해바라기들이 햇빛만을 바라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고 돌보기 시작했다.
놀라웠다. 이 아이들의 처음 모습을, 2년간의 모습을 알기에.
이때부터 놀이가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다.
'즐거움'과 함께한 활동들은 아이들을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한층 더 성장시켜주었다.
내적으로는 친구를 바라볼 수 있는 마음과 함께하는 자세를 갖추었고
외적으로는 행복함과 슬픔, 안타까움도 표현할 수 있는 표정을 얻었다.
다소 길었던 이 사례 덕분에 기적의 모험놀이 상담을 읽게 되었다.
놀이가 많이 수록되어있을 듯하여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겠다 싶어 접한 책이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충족은 물론이고 놀이의 사회자로서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좋고 나쁨을 평가하는 게 깔려있는 "좋은 의견이에요~!"보다 "그렇게 생각하는군요."가 더 나은 표현임을 알 수 있었다.
질문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아이들이 내가 계획한 놀이가 아닌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생각해내는 놀이를 즐기고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즐거움의 다른 말은 자발성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있는데 그 파트도 기억에 남는다.
자발적으로 하고 싶어야 진정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알지만
놓치기 다반수였기에 오랜만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질문법에 대해 배웠다고 했는데 질문은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뤄졌고
모험놀이에서 놀이 다음으로 포인트가 되는 디브리핑의 중심이었다.
구체적인 질문에서 시작해서 추상적으로 나아가는 디브리핑 질문들이 낯설다면
사례를 참고할 수 있도록 해주신 덕분에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었다.
디브리핑이 모험놀이가 담긴 리스트에서 많이 등장하기도 하고
읽을 때마다 감탄을 연발하기도 했기에 처음 부분을 읽지 않고 넘어갔다면 후회했겠다 싶을 정도였다.
* 기적의 모험놀이 상담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디브리핑에 관해 알게 된 후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은 모험놀이 리스트를 선택한 뒤
작성된 감상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