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 사고 싶고 갖고 싶은 브랜드의 저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안성은(Brand Boy)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9월
평점 :
수많은 브랜드들이 있다. 익히 들었던 곳부터 무슨 가게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곳까지. 알고 있는 브랜드들은 자연스레 그들의 리그로 초대한다. 각자 품고 있는 이야기를, 분위기를 내비치며 유혹한다. 자신을 택하라고. 그렇게 아이쇼핑은 쇼핑으로 번지고. 어느새 양손에는 각 브랜드의 쇼핑백이 들려있다.
클래식한 FILA(휠라), 심플하지만 원두에서 품격을 갖춘 블루 보틀, 다양한 옷을 모아놓은 듯한 복잡함의 매력을 지닌 무신사. 몇 브랜드의 치맛자락은 붙들 수 있지만 그 치마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는 알 수 없었기에 각 브랜드들의 결정적 순간에 대해 기록해보려 한다. Brand Boy, 안성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그의 저서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를 참고해서.
"최근 일주일간 어떤 물건을 사셨나요? 저는 어제 프랜차이즈 분식점과 미용실 그리고 마트에 방문해 브랜드를 보고 상품을 구입했습니다. 어느 물건을 구입해도 브랜드로 연관 지어 스스로 평을 내려 다음 선택에 참고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은 어떤가요?"
https://blog.naver.com/gingerna/221673189748
이 질문에 대해 "YES"를 답하신 분은 나와 같이, 그리고 안성은 선생님의 견해처럼 물건을 산 게 아닌 '브랜드를 샀다.'라고 할 수 있다. 각 브랜드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다음 구매를 결정했으니 말이다.
브랜드를 사는 소비자를 둔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기 위해 25가지의 초일류 브랜드로만 구성해 이야기를 전해주신 brand boy께서는 그들의 공통점으로 사명, 문화, 다름, 집요, 역지사지. 5가지의 키워드를 뽑았다. 이 키워드와 책을 통해 히트하는 이유, 세상의 이치, 심리, 인과관계, 트렌드 파악은 물론이고 마케팅의 핵심부터 스스로 '팔리는 브랜드'가 되는 법까지 알 수 있다고 소개한다. 먼저 읽어본 사람으로서 곰곰이 되새김해보니 5가지의 키워드 그리고 10가지의 득, 모두 다 보았다.
그들이 지닌 확실한 '이유', 사명.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단 그 이유를 모를 때도 존재한 삶을 살고 있다. 철두철미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뚝심' 즉, 사명이라고 보는데 이를 지닌 5 브랜드를 접할 수 있었다. 지인에게 현금을 빌려 이체를 해야 한다. 당신의 이체 방법은 어떠한가? 필자의 경우 은행 앱에 들어가 계좌를 클릭하고 '이체할 돈 입력- 받을 사람 체크- 지문 인식 혹은 비밀번호 입력'한다. 간단하다.
웃으면서 짧은 시간 안에 이체할 수 있기에 잊고 있던 게 있는데 우린 몇 해 전만 해도 100원을 이체하기 위해서도 보안카드를 찾았다. 보안카드가 없이 빨리 보내고 싶은데 보안상 안된다는 은행의 견해에 불편을 표하면서도 묵묵히 따랐었다. 누군가 편리함을 선물해주기 전까지는 말이다.
은행 어플에서도 쉽게 이체할 수 있던 데는 토스의 역할이 상당했다. 사실 지분 100퍼 그대로였다. 토스가 이체 서비스를 심플하게 만들자 기존 은행도 움직였으니 말이다. 토스의 사명은 '심플'이었다고 한다. 디자인적 요소의 심플이 더 빨리 떠올랐었는데 간결함이라는 뜻 그대로에 집중해 내게 빠른 이체를 선물해준 브랜드에 감사함이 절로 든다.
익숙하지만 속 내용은 겉핥기에 그쳤던 토스의 브랜드 이야기는 사명에 집중한 파트로 다가왔다. 이외에도 에어비엔비가 고급 호텔과 저렴한 호텔 사이를 꿰찬 일,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예쁜 옷에서 마인드까지 완벽한 브랜드로 바뀐, 파타고니아. 이걸 판다고?라는 생각을 들게 했지만 이내 수긍하게 해준 곤도 마리에의 셀링까지. 알고 보면 근처에 있는 일들이 세련되게 정리되어 오니 소파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
브랜드가 지닌 문화는 중요한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에 해당되는 예시를 잘 몰랐었다. 지금은 B급을 택한, 고급, 최상이 아닌 B를 택한 배민(배달의 민족)의 스토리부터 한 번쯤은 꼭 방문해보고 싶은, 책을 통해 접한 대로 한 번 발을 디디고 다시 방문할 것만 같은 에이스 호텔. 책을 읽은 지 4일이 지난 오늘도 두근거린다. 그 자유분방함이 이 브랜드로 기억에 남았으니.
차별화를 내세운 '다름'에서는 박진영 님의 최초 타이틀을, 집요함은 프라이탁의 자세한 이야기들이.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역지사지에서는 휠라, 백종원, 발뮤다가 남아있다. 이태리를 담고 출발했던, 한국이 성장시킨 브랜드부터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는 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던 백종원 선생님 그리고 숯불 위의 빵, 죽은 빵도 살린다는 발뮤다까지. 매력적인 빨간 글씨와 담담하면서도 독특한 것만 같던 내용들과 함께했기에 더욱 의미 있던 시간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