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숨지 않는다 - 세상에 가려지기보다 세상을 바꾸기로 선택한 11명의 이야기
박희정.유해정.이호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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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가려지기보다 세상을 바꾸기로 선택한 11명의 이야기-

한부모 여성, 장애를 가진 여성, 탈북 여성, 홈리스 여성,
탈가정 청소년, 조현병 장애인,
그리고 스쿨미투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 페미니스트들.
그들이 내는 목소리와 그 목소리를 전달하는 인권활동기록가의 기록.

소수자는 약하다.
약하다는 이유로 혐오와 편견 앞에 차별받고 억압당하고
폭력의 희생자가 된다.
그러고도 피해자라고 아프다고 세상에 목소리를 내면
또 다시 희생자가 된다.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들에게 가졌던 편견이 여지없이 깨지는 것을 느꼈다.
그들에게 가졌던 선입견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반성하게 되었다

p55
생애과정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에 비해 교육과 직업능력 향상 기회에서 배제되고, 출산과 결혼, 영육 등의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배제되는 식으로 누적된 젠더차별이 이혼이라는 사건을 통해 노출된 것이다.

p93
한국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만 세뇌됐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한국 사람들도 남북문제에 관해서는 세뇌됐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스스로 생각해보기도 전에 미디어를 통해서 정부가 원하는 대로 이미 받아들여버린 거예요.

[고난과 웃음의 나라]에서 읽었던 내용이 교차된다.
북한 사람들의 생활 모습 특히, 여성들이 차별받는 모습이 더 실감나게 그려진다.

p144
이제 ‘장애여성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무엇이 장애여성의 좋은 부모 되기를 가로막는가?’로 바뀌어야 한다. ‘한국사회가 좋은 부모 되기를 권장하는 사회인가?’라는 질문도 동시에 던져야 한다. 가난이, 장애가, 사회적 부담이 부모 됨의 결격 사유라면, 계층의 사다리가 끊기고, 후천적 장애인이 급증해 등록된 장애인구가 전체 인구의 5%에 달하는 사회에서 대체 누가 부모 될 자격이 있단 말인가?

p150
김복자는 모든 것에 좋고 싫음의 분명한 기준을 가진 사람이었고 매일의 삶에 자기만의 루틴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주위를 경계하며 살아야 했던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오히려 ‘나다움’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p251
정신장애의 원인에 관한 대표적 오해로 ‘마음이 약해서’라는 게 있다....그런 식으로 병의 원인을 아픈 사람에게 몰고 낙인화하는 힘이 거세기 때문에 반대로 이것이 ‘뇌의 질환’이라고 강조하게 되는 경향이 보인다.

p252
혐오는 사회적으로 가시화되지 않고 힘을 갖지 못하는 존재에게로 흐른다. 이해할 수 없으며 이해할 필요도 없는 존재에게 브레이크 없이 쏟아내는 것이다.

특히 탈가정 청소년들의 목소리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문제아라고만 생각했던 그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했던 걸까 반성해 본다.

역시 가난이 가장 큰 문제다.
가난에 의해 가장 피해를 보는 집단이 여성이라는 것, 명심할 것.
그리고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회의 문화와 시스템의 문제로 볼 것.
가해자 한두 명의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것을 묵인하고 방관하는 사람들,
잘못된 인식과 문화를 고치려고 하지 않는 시스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느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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