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를 향해 쏴라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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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세상에 외치다, 『부조리를 향해 쏴라』 - 최인

가끔은 세상이 너무나 조용해서, 부조리가 목소리 큰 진실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나 하나쯤 침묵한다고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나서면 손해만 보는 것 같은 현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입을 다문다. 하지만 그런 침묵이 쌓이고 쌓여, 결국은 더 큰 억압과 불의가 자라난다는 걸 이 책은 날카롭게 짚어낸다.

- 대통령이 친위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는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치 않고, 영구히 기름똥을 싸면서 살려고 하다가 인생을 망치고 빈털터리가 되었다.

주인공 태오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소시민 중 한 사람이다. 그에게는 큰 이상도 없고, 강력한 포부도 없고, 삶에 대한 강한 의지도 없다. 그런 태오에게 부조리한 역사와 시대는 감당하기 힘든 격랑과 좌절과 아픔을 안겨준다.

태오는 한국사회에 닥친 크고 작은 사건과 충돌하며 시대를 역행해 간다.
이와 같은 역사적 사건들은 태오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며 삶을 조각낸다.

태오는 죽음이 눈앞에 닥친 후에야 최종 안식처인 ‘동굴’을 찾는다. 깊고 큰 동굴은 죽음을 눈앞에 둔 주인공에게 부조리의 노래를 들려준다. ‘그것은 마치 부조리한 사회가 부조리한 인간에게 외치는 고함(본문_p382)’처럼 들린다.

태오는 동굴의 안쪽을 향해 실탄을 장전한 권총을 겨눈다. 그것은 부조리를 향한 외침과 절망과 탄복 같다. 태오의 볼을 타고 뜨거운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과연 그는 부조리를 향한 총을 쏠 수 있을까?

최인 작가의 『부조리를 향해 쏴라』는 단순히 불의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외면해온 현실을 마주보게 하고, 왜 싸워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어떻게 싸울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비판과 분노에 머물지 않고, 실천과 연대의 가능성까지 열어주는 책이다.

저자는 기자 출신답게 현실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사건과 사람, 사회의 모순을 날카로운 문장으로 풀어내며 독자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책 속의 사례들이 단순한 분노 유발을 넘어서 ‘왜 우리가 이런 사회를 계속 견디고 있는가’에 대한 구조적인 통찰까지 제공한다는 것이다. 정권의 압박, 조직의 침묵, 약자에 대한 무관심. 이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는 점을 저자는 차근히 파헤친다.

책을 읽으며 불편함을 느꼈다. 그것은 저자가 틀린 이야기를 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 불편함은 곧 자기반성이 되었고, 반성은 결심으로 이어졌다. 나도 이 시대의 시민으로서,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고. 작은 실천이라도 시작하겠다고.

『부조리를 향해 쏴라』는 시원한 사이다 책이 아니다. 오히려 먹먹하고 아프고, 때로는 죄책감마저 들게 하는 책이다. 그러나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나는 정의롭다’고 착각하는 이들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거울이자 나침반이 된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다짐했다. 눈을 감지 않겠다고. 귀를 닫지 않겠다고.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 외칠 때, 나도 함께 목소리를 보태겠다고. 이 책은 그렇게 나를 변화시키는 작은 총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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