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시록 살인사건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박진범 북디자이너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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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처음 원서로 읽은 책이 철도 관련 트릭을 다룬 마쓰모토 세이초의 ‘점과 선‘이라는 작품이었다. 그 후 한동안 일본 철도 미스터리에 푹 빠졌었는데, 이 책의 작가인 니시무라 교타로는 일본 철도 미스터리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실제 나는 그의 철도 미스터리도 좋아하지만 일본에 살 때 드라마로도 재미있게 봤던 ‘도쓰가와 경부‘ 시리즈도 매우 좋아한다. 마침 신작이 나왔고, 블루홀 식스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 주셔서 읽을 기회가 생겼다. 작은 수술을 해서 입원 기간 동안 읽었는데, 가독성이 매우 좋아 입원기간의 통증을 잊을 정도로 재밌었다.

배경은 1980년대.
평화로운 일요일의 긴자 거리에 갑자기 수백 마리의 나비떼가 나타나고 그 나비들 사이에서 청산가리를 마시고 자살한 젊은 청년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도쿄하늘에 풍선들이 날아다니고, 똑같이 죽음을 맞이한 여성의 시체가 발견된다. 이렇게 일요일마다 기묘한 자세로 자살하는 젊은이들의 시신이 발견되는데,그들은 하나같이 성경 구절이 적힌 똑같은 팔찌를 차고 있었다.

일반 자살 사건이 아니라고 생각한 도쓰가와 경부 팀은 기묘한 종교 집단에 다가가게 되고, 그 종교 집단에는 본인이 예수의 재림이라고 주장하며 새로운 신의 왕국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교주 노미야마가 있었다.
이 시대는 썩어빠졌고 새로운 시대를 창조하기 위해서 자신의 열두 제자가, 죽음의 가치를 이루기 위해 자살을 하는 것이다. 지금의 시대는 삶의 가치가 없기에, 그렇게 영광스럽게 죽으면 그 죽음이야말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교주. 그리고 교주의 말이라면 차례차례로 자살도 불사하는 신도들.

교주에게 세뇌당한 청년신도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도쓰가와 경부 팀은 대만과 홋카이도를 넘나드며 목숨을 건 수사를 하는데......

본격 미스터리라기보다는 사회파 미스터리에 가까운 이 작품은, 벌써 40여 년 전 작품이라 지금의 기준에서 보면 약간 지루할 수도 있지만, 도쓰가와 경부와 머리가 좋은 사이버 교주의 대결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또한 마지막의 반전은 매우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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