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홀로 선 나무 - 조정래 산문집
조정래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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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조정래씨가 시를 썼었는지, 그에게도 단편이 있었는지에 대해 난 이전에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저 그를 십여 권의 책을 뽑아내는 거대작가로만 생각하고, 대강 어느 정도의 노력과 시간은 필요로 하리라 생각했지만 또 이만큼의 큰 노고와 경제력이 투자 되었으리라고는 또한 짐작하지 못했다. 아마도 글을 모르고 완성된 작품만을 찾아 읽는 무지에서 오는 당연한 결과였으리라. 하지만 너무도 쉽게는 아니더라도 우리 일반인에게라면 몰라도 작가 조정래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도 편견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어떠한 작가들은 단지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그만큼 힘든 일이기에 평생에 하나 낼 수도 없는 대장편을 그는 세 편이나 발표했다. 그 분량도 모두가 10권에서 10권을 넘는 양이니 작가 조정래의 지인들조차 혀를 찰 큰일을 해낸 것이다. 이미 장편의 시대가 갔다는 만류와 달리 그는 소재며, 배경, 인물 설정에까지 독자들로 하여금 읽히는 글을 뽑아냈다.

나는 개인적으로 <태백산맥>밖에는 읽지 못했다. 하지만 <누구나 홀로 선 나무>를 읽은 후 변명 같지만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 그렇지 않고 이미 조정래의 작품을 다 읽었다면 다시 읽지 않고는 좀이 쑤셔 견디지 못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세 편의 거대 장편을 뽑아내기까지의 과정과 에필로그, 혹은 프롤로그, 작가로서의 삶 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태백산맥>을 보면서는 지나쳤던, 아니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인물의 이름부터 배경이 된 장소 하나하나에까지 관심을 갖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소득이라면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작가는 전화번호부를 옆에 끼고 인물 이름을 결정했다고 털어 놓기도 했었는데, 작가 조정래는 이미 수백 명의 이름을 정해 놓고 이야기 전개 또한 그의 머리 속에서 서두만 풀어 놓으면 술술술 펼쳐진다고 하니 대단한 작가라고는 생각했지만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인물임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인물의 성격과 잘 맞는 이름을 잘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보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작명소를 차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다 들었다.

그리고 <누구나 홀로 선 나무>를 끝낸 난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한 권 한 권 사 모아 읽었던 것은 처음부터 다시 이제 읽어야 할 것들은 좀더 다른 관점에서 작품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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