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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ㅣ 에버그린북스 1
리처드 바크 지음, 이덕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7차 교육과정에 맞춰 나온 초등학교 2학년 읽기 교과서였던거 같다. 고추잠자리 꿈쟁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세상에 흔적을 남기기를 원하는 꿈쟁이는 글을 배우려 교실에 들어갔다가 장난꾸러기 아이들에 의해 죽을 뻔한 일도 겪고, 달님에게 가 있으면 세상에 흔적을 남길 수 있을 거 같아 쫓아 가지만 가도가도 달님은 멀어지기만 하고 꿈쟁이는 지쳐 결국 단풍나무에게로 되돌아 온다. 이런 꿈쟁이를 친구들은 고추잠자리 같지 않다고 비웃는다. 고추잠자리면 고추잠자리답게 살라는 뜻이었을까?
세상에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고추잠자리 꿈쟁이가 어쩌면 갈매기의 꿈의 조나난 갈매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용면에 있어서는 딱히 닮았다고 할 수는 없다. 꿈쟁이가 깨닭게 되는 것은 세상에 그 많고 많은 생물이 흔적을 남기려 하면 너무 복잡해 지니까 흔적을 남기지 않는게 오히려 낫다는 걸 깨닫고는 까치에게 눈깜짝할 새에 잡아 먹히게 된다. 조나단과 닮았다고 느낀 건 어디까지나 꿈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아직도 젊은 나이지만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나는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나를 반성해보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삶에 안주하지 않았나를 생각해 보면 어쩌면 나는 그렇게 살고 있는 거 같다. 욕심이 과한 사람은 좋지 않지만 꿈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란 결코 과하다고 탈이 날일이 아니건만 아직도 꿈은 꾸고 있건만 조나단 리빙스턴과 같은, 꿈쟁이 고추잠자리와 같은 노력이라는 걸 감행하지 않은 나이다. 젊디 젊은 사람이 현실에 안주하는 것만큼 한심한 일도 없을 거 같다. 오랜만에 펼쳐든 갈매기의 꿈. 나도 다시 꿈을 꾸고 더 늦기 전에 후회하지 않을만큼 노력해 볼란다.
아마도 사춘기였을 것이다. 이 책을 처음 접한 게.. 그 때 나는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에 늘 토를 달았었다. '쳇, 대신 낮게 나는 새는 자세히 본다.'고..멀리 내다보는 현명함도, 자세히 알아보는 신중함도 그 어느 것도 좋다. 움츠리고 있는 모든이들이 다시 날개를 펴고 훨훨 날 준비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계절도 바야흐로 봄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