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안톤슈낙 / 문예출판사 / 199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문명의 발달과 함께 사람이 살기에는 더 없이 좋아지고 있는데 그 속에서 사람들은 자꾸만 슬퍼진다. 편리하게 지하에서 빠르게 다니라고 지하철이 생겼는데, 그 지하에서 길을 찾지 못해 수 많은 사람들이 검은 그을음 속을 헤매다가 목숨을 잃어야 했다.

결코 사람을 헤치게 하라고 만든 게 아닐터인데 사람은 사람을 죽이기 위해 무기를 쓴다. 내 나라가 아니라고, 내 나라보다 약소국이라고, 그들이 갖은 것은 모두 빼앗아도 된다고 그래도 민간인은 죽이지 않는다고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무기를 쏘아올린다. 하루에도 지하철을 몇 번씩 오르내리며, 혹은 사람이 뜸할 시간 지하철 안에서 먹고 살기 위해 굽신굽신 인사를 하며 그를 동정하는 이들 앞에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다.

기초질서를 지키는 일이란 아무리 지나쳐도 나쁠 것이 없는데, 길을 걷다보면 어느 하나 지키는 사람이 없고, 바라는 것 없이 섹스폰 하나 달랑 메고 나온 어느 선교사만이 목소를 높여 외친다.

결코 그냥 무너져 내릴 곳이 아닌데, 사람이 살고 있는데, 하루만 더 참아달라고 고사리 손으로 바짓가랑이 붙잡고 매달리는데 매몰찬 어른들 추운 겨울 아이들을 그저 밖으로 내몬다. 안으로 걸린 문 밖으로 '사람이 살고 있어요.'라는 말이 가슴을 후빈다.

조금만 배려하면 될 것을 조금만 아껴주면 될 것을 오늘도 뉴스에는 전쟁 소식, 온갖 즐겁지 않은 사건사고로 도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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