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 향기 1
김하인 지음 / 생각의나무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작은집에 놀러갔을 때였다. 동생들을 너무 좋아해 가끔 동생들 얼굴을 보러 가는데, 그 때 나는 대학생이었고, 초등학생들보다 방학이 길었기에 한 2주 동안을 그곳에서 보낸 적이 있었다. 작은아빠께서 출근하시고, 동생들이 학교에 가고, 혼자 침대에 누워 뒹글고 있는데 작은엄마께서 옆집에서 책을 빌려다 주셨다. 여러 권의 책이 있었는데 작은엄마도 읽어봤으니 이거 먼저 읽어보라고 권한 책이 국화꽃 향기였다.

체루성 소설을 손에서 끊은지 오랜지라 국화꽃 향기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었다. 아마도 체루성 소설이라는 걸 알았다면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류의 책들이 그렇듯 읽지 않아야지 하면서도 한 번 손에 대면 놓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시리즈도 불사하고 그 자리에서 뚝딱하고 만다. 국화꽃 향기도 그날 오전 내내 읽어 죽죽 읽어 내려가니 몇 시간 안에 읽었던 것 같다. 애틋함이었다.

일상에선 흔하지 않지만, 소설이나 영화에선 흔한 주인공의 불치병과 그를 사랑하는 상대 주인공 간의 죽음이라는 운명 앞에서의 더욱 애틋한 감정을 써 내려갔다. 난 소설을 읽으며 모두가 사실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는 일이 많기에 이 역시 실화라는 망상 속에 글을 읽어내려 갔던 거 같다.

책 속의 말들이 서로가 상대를 생각해주는 문구들이 참 좋았던 기억이 난다. 되새기면서 읽어볼 수록 느낌이 새로워지는 문구들. 물론 지금은 기억에 없지만 난 바로 문자 메시지를 남친에게 보냈고, 보기 좋게 까불지 말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현실과 소설을 다르다는 걸 새삼 느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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