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창비시선 46
김용택 지음 / 창비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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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시인의 섬진강을 보면서 나는 한 번도 가 본적 없는 섬진강을 몇 번을 다녀온 느낌이었다. 시집 전체가 섬진강 혹은 섬진강 부근에서의 일들을 시화시킨 글이지만, 섬진강이라는 제목으로 번호를 매겨 무려 섬진강 20까지를 썼다. 여기서 나는 그의 섬진강 사랑으로 인해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릴 적 기억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는 지금도 섬진강 부근 초등학교에서 섬진강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금은 친구의 손자 혹은 손녀도 있고, 제자의 아들 혹은 딸도 있어.. 그 스스로도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면서 아이들과 벗하고 있다고 여타의 책에서 본 것도 같다.

요즘은 덜 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글을 쓰기 시작하는 이들이 처음 드러내는 것이 자신의 어릴 적 얘기나 주변 얘기, 가족 얘기, 너무도 까마득해 이제는 기억에서도 희미한 예전 일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 글을 쓰는 일들이 잦았다. 하지만 그들 글에선 모두가 과거형이었다. 글도 과거형이고 그을 읽는 사람도 그것이 모두 과거형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김용택 시인의 글은 조금 다른다. 과거형도 현재형으로 느껴지고, 또 진짜로 그의 고향은 그가 함께 하기에 그의 글 속에서 그의 고향은 현재 진행형이다. 나의 고향에는 한탄강이 흐른다. 한도 많고, 그 절경도 뛰어난 한탄강에 대해 정말이지 어줍잖게도 김용택 시인의 시를 읽고 '한탄강'이라는 시를 쓴 적이 있다. 지금은 그 흔적도 남지 않게 처치했지만..

한탄강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곳에 대해 아는 바도 적도, 좋아하는 것에 상응하는 감동이나 그곳에서의 추억이 덜하기에 그저 어설픈 예찬 밖에는 되지 않았다. 지금은 한탄강 댐이 세워진다고 고향 사람들 모두가 띠를 두르고 저지 하고 있다는 것밖에는 모른다. 고향을 사랑하고, 고향을 글로 남긴고, 고향에서 함께하는 김용택 님에게 박수를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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