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자와 그의 소유 - 2023년 학술원 우수학술도서
막스 슈티르너 외 지음 / 부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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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 28일에 19세기의 독일 사람 막스 슈티르너(Max Stirner, 1806-1852)의 유일자와 그의 소유(Der Einzige und sein Eigentum)이란 책이 우리나라에서 번역서로 출간되었습니다현대 사회는 자본주의 물질문명의 사회이고 그 출발점은 서유럽에 있고 서유럽의 나라들중에서도 독일영국프랑스를 중심으로 합니다현재의 자본주의 문명이 물질적정신적으로 완성되던 시대인 19세기에 이 세 나라에서는 지금 우리들이 공부하는 사회과학과 철학역사에 관한 중요한 이론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막스 슈티르너는 서유럽 사상사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우리나라에서는 지독한 자기중심주의자이면서 무정부주의자로 대략 그 이름이 알려져 있었고그의 책이 한글판으로 나오지도 못했고 별로 중요한 사상가로 소개가 되지도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공동체 전체우리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 개인만 아는 것은 나쁜 놈일 수밖에 없었습니다공동체와 우리전체를 드높이는 것은 종교이든 사상과 이념이든 민족이든 인류 공동체이든 가르쳐지고 찬양되어 왔습니다그런데 역설적인 것은 이 나라의 이른바 자주파들도 전혀 개인의 자주성을 내세우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거대한 악의 무리인 제국주의식민주의 세력에 대한 자주를 내세워 대동단결하자는 대의를 내세워 왔고이를 위해 나 자신을 돌보지 않고 초개 같이 희생하는 것을 숭고하다고 해 왔다는 것입니다.

사람 자체가 스스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익어가게 하고그것을 끄집어내어 말하고동지를 규합하고 하는 과정은 무슨 선생님이니 무슨 장군님이니 하는 영웅들의 일대기에 나오는 이야기이고나머지 사람들은 다 귀를 쫑긋 세우고 따라다니고쥐어 짜내어지는 착한 대중들민중들일 뿐입니다.

그래서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는 선악의 이분법에서 각각 악과 선을 대표하는 것이 되어 왔습니다말하자면 개인주의가 사회 정서에서만이 아니라 지식사회에서도 설 자리를 얻지 못했습니다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다수가 고등종교이건 사이비종교이건 모든 종교기관에 돈과 시간을 갖다 바치는 충성된 신도로서 착취를 당해 왔다고 말할 수 있고민족정의평화 기타 등등의 어떤 이념을 내세우는 단체에 동원하고 모금하는 데 시간과 돈을 제공하는 “대중이 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는 했지만그렇게 해서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별로 자아를 성취한다거나 질적으로 향상된다거나 그런 것은 없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활동가라고 하는 이들은 자기의 몸과 정신을 소진시키고 갉아 먹어가며 정신없이 활동에 매달리지만 자아가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힘은 빠져나가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울림을 주기에는 거리가 멀어져 갑니다.

나는 이것이 단순한 정서적인 문화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으로 고착된 병폐일 것이라고 짐작하는 편입니다이 나라에서는 모든 것이 외부로부터의 주입유입수입되는 이론사상물질자원교리에서 공급을 받고 일이 이루어지게 됩니다나라의 국경선 밖에서 비행기나 배를 타고 그런 것들이 들어오는 것만이 아니라 어느 집단이나 개인도시나 지역도 다 마찬가지로 그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뭐가 전해지는 것에 다 촉각을 곤두세우는 구조로 되어 있음을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전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정보통신기기의 보급과 이용을 위한 시설들이에 따른 전화기를 붙들고 사는 생활양식들이 그것을 말해 줍니다가르침을 주입시키려는 자들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대중들은 보이스피싱과 거짓 정보에 속아넘어가기 좋은 밥이 되는 현상들이 뉴스의 큰 소재가 됩니다.

급속한 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모든 가치를 지니는 것은 외부에서 내부로위에서 아래로 흐르게 되었고 그 반대방향으로 가는 것은 뭐가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내부에서 배태되는 것이 없고내부에서 자라는 것이 없고내부에서 열매 맺는 것이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을 수밖에 없고 경제적으로는 농경 부문이 점차 없어져 가는 것이 단적인 그 구조변화를 표현합니다.

사회경제 구조 자체가 내부의 순환과 가치창조에 눈을 돌리고 그래서 자주적인 개인들의 자기 판단력에 기초한 민주주의적인 사회와 경제로 달라지는 것이 순환경제의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으며사회의 모든 숭고한 이념들이 사람들의 삶에서 생겨나서 종합된 것이 될 때 진정한 생명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이지 외국에서 수입된 책이나 어디서 주입되는 것이어서는 더 이상 이 나라의 정신구조와 사회 자체가 잘 될 수 없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게 됩니다.

막스 슈티르너 책의 한글판의 출간을 환영하면서 이제는 그만 동원하고 그만 착취하고 그만 충성하고 누구나 자기 생각과 자기 목소리를 가지고 살아가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 경제민주주의 정치를 희망합니다.

책 첫머리에 있는 글을 조금은 충격적이고 역겨울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저 개인이 원문에서 번역하여 소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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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것에도 나의 대의를 두지 않았다

무엇이 도대체 내 일이 아니란 말인가무엇보다도 선한 대의그 다음은 신의 대의인류의 대의진리자유인간애정의의 대의다더 나아가 내 인민내 임금내 조국의 대의마지막으로 정신의 대의와 다른 수천 가지의 대의들까지내 대의 만이 내 일이 아니란 것이다.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자에게 ‘!(감탄사)’«

그렇다면 그 대의를 위해 우리가 일하고 헌신하고 의욕을 내어야 할 그 대의의 장본인들은 자신들의 대의를 가지고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자.

여러분은 신에 대해 많은 근본적인 것을 언명할 줄을 알고수천 년 동안 "신성의 깊이를 살피고그 마음을 들여다 보았으므로 신이 우리가 섬기도록 부름 받은 "신의 대의"을 어떻게 추구하는지 우리에게 물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여러분은 또한 주님의 추구하는 일도 숨기지 않는다이제 그의 대의는 무엇인가우리가 짐작하는 것처럼 그는 타인의 대의를 가지는가그는 진리사랑이란 대의를 자신의 대의로 삼았는가여러분을 격분케 하는 것은 이런 오해이며여러분은 우리에게 신의 대의는 확실히 진리와 사랑의 대의이지만 신 자신이 진리와 사랑이기 때문에 이 대의는 그에게 남의 것이라고 불려질 수 없다고 가르쳐 준다여러분을 격분케 하는 것은 신이 남의 대의를 자신의 대의로 내세운 가운데서 가련한 벌레 같은 우리와 마찬가지일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이다. “신은 그 스스로가 진리가 아니라 해도 진리의 대의를 돌보아야 했다.” 그는 오직 자신의 대의에만 신경을 쓰지만그는 모든 것 안의 모든 것이기에 또한 모든 것이 그의 대의다그러나 우리는 모든 것 안의 모든 것이 아니며우리의 대의는 아주 작고 형편없다그러므로 우리는 “더 고귀한 대의를 섬겨야 한다이제 명확하다신은 오직 자기 것만 신경을 쓰고 오직 자신에만 몰두하고오직 자기만을 생각하고 자기만을 안중에 둔다그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모든 것에 화가 있도다그는 더 높은 것을 섬기지 않고 스스로만을 만족시킨다그의 대의는 순전히 이기적인 대의다.

 우리는 인류의 대의를 우리의 대의로 삼아야 할 것인데 그 인류는 어떠한가그들의 대의는 가령 다른 사람의 대의이며 인류는 더 높은 대의를 섬기는가아니다인류는 자신만을 바라보고인류는 인류만을 선양시키려 할 뿐이며인류 스스로가 자신의 대의다인류가 발전하도록 여러 민족과 개인들이 인류를 섬기는 일에 고생하게 하며인류가 필요로 하는 것을 이들이 달성했다면이들은 감사를 받기는커녕 역사의 안개 속으로 인류에 의해 내던져진다인류의 대의는 순전히 이기적인 대의가 아닌가?

나는 자신의 대의를 우리에게 지정해 주고 싶어하는 누구에게든 그에게는 그 자신이 중요하지 우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며그 자신의 잘 됨만 중요한 것이지 우리의 잘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에게 보여줄 필요가 좀처럼 없다그 나머지 것들도 살펴보라진리자유인류애정의는 여러분이 열심을 내어 그것들에 봉사하는 것 말고 다른 무엇을 바라는가?

그것들은 지극히 큰 의무감을 가지고 떠받들어진다면 모두 홀로 보란 듯이 건재한다숭고한 애국자들의 수호를 받는 민족을 살펴보라그 애국자들은 피흘리는 투쟁에서 또는 굶주림과 궁핍과의 투쟁에서 쓰러져 간다그 민족은 그들 사정에 관해 무엇을 묻는가그들의 시체들의 거름으로 그 민족은 “번영하는 민족이 된다개인들은 “민족이라는 위대한 대의를 위해” 죽었고 그 민족은 그들에게 감사의 말 한마디를 보내고 그로부터 이익을 취한다나는 이것을 벌이가 되는 이기주의라고 명명한다.

하지만 “자기 백성들을 위해 아주 사랑이 넘치게 신경을 쓰는 저 술탄을 보라그는 순수한 무사(無私그 자체가 아니며자기 백성을 위해 매시간 자신을 바치지 않는가물론 “자기 백성을 위해서 말이다한번 시험 삼아 그대를 그의 것으로 보여주지 말고그대의 것으로 보여주어 보라그대는 그의 이기주의에서 벗어난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게 될 것이다술탄은 자기의 대의를 자기 말고 어느것에도 두지 않았다그는 스스로 모든 것 안의 모든 것이며 스스로가 유일자이고 그의 “백성중 하나가 아니기를 감행한 누구도 용서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웅변적인 예들에서 여러분은 이기주의자가 가장 잘 나간다는 것을 배우고 싶지 않은가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로부터 교훈을 얻으며저 위대한 이기주의자들을 계속 사심 없이 섬기는 대신 차라리 나 자신이 이기주의자이려고 한다.

신과 인류는 자기들의 대의를 자기들 말고 다른 어느 것에도 두지 않았다그렇다면 나는 나의 대의를 마찬가지로 나 자신신과 마찬가지로 다른 누구도 아닌나의 전부유일자인 나에게 둔다.

신이인류가 여러분이 확언하듯이 스스로 모든 것 안의 모든 것이기 위해 자신 안에 충분한 내용을 가진다면나는 그 점에서 나에게는 훨씬 덜 모자란다는 것나는 나의 “허무함에 관해 아무런 탄식도 할 일이 없으리라고 느낀다나는 허무함이란 의미에서 무()가 아니며 나 자신이 창조자로서 모든 것을 창조할 원천인 무(), 창조적인 무다.

전혀 나의 대의가 아닌 어떤 대의이든지 꺼져 버려라여러분은 나의 대의가 적어도 “선한 대의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가선하면 어떻고 악하면 어떤가나는 물론 스스로 나의 대의이지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그 둘 다 나에게는 의미가 없다.

신적인 것은 신의 대의이고 인적인 것은 “인간의” 대의다나의 대의는 신적인 것도 인적인 것도 아니며참된 것선한 것옳은 것자유로운 것 등이 아니라 오로지 나의 것이며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내가 유일한 것처럼 유일한 것이다.

내게는 아무것도 나보다 높은 것을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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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학 2.0 - 21세기 순례자들을 위한
이종혁 지음 / 창조커뮤니케이션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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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순례자들을 위한 인간학 2.0

 

거의 누구나 몇 개의 이메일 계정을 가지지만, 잘 쓰는 이메일은 하나 정도이고, 나머지는 가끔, 또는 거의 몇 달에 한 번씩 열어보고 안 읽은 광고메일 등을 한꺼번에 휴지통에 자동으로 집어넣는 메뉴를 눌러서 청소하는 일을 한다. 그렇게 가끔씩 쓰는 이메일을 열어 보는데, 내가 아는 이름의 인물이 “***입니다.”하고 이메일을 보내왔다. 내가 26년 전에 그만둔 교회의 가까운 후배였다. 그 이메일을 한 달 만에 확인한 것이다. 이번에 책을 썼는데 주소를 알려 주면 보내주겠다는 것이었다. 미안해서 바로 답장했다. 책이 이틀 후인가 도착했고, 제목은 “21세기 순례자들을 위한 인간학 2.0-인터넷 환경에 대한 현상학적 해석과 21세기 인간학이었다.

 

인터넷은 누구나 익숙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학적인 해석을 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주제가 된다. 문화나 미디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도 아닌 내가 이런 책을 일부러 사서 볼 기회나 동기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므로 내가 아는 친구가 어렵게 보내 준 책이 도착한 것이 나에게는 이 분야의 무식을 타파할 좋은 기회가 된 것이었다. 그 무식은 거의 무임승차 식으로 편리하게 사용하는 인터넷에 대한 성찰의 결여인 것이므로 부당한 무식이라고 할 만하다. 그래서 토요일, 일요일 이틀 동안 책을 독파했다. 비록 안 본지 오래 되었지만 청년시절을 같이 지낸지라 작가의 심성이나 배경을 잘 알기 때문에 그가 나긋나긋하게 설명하는 목소리까지 떠올릴 수 있어서 어려운 문장들이 적지 않았지만 이해가 빨리 되었다.

 

그의 나이도 이제 50이니 같은 세대이고, 거의 같은 역사적 사회적 경험을 하면서 지난 25년간의 급속한 정보통신의 발달을 경험해 왔다.

 

나는 전자출판 수단이 급격히 진화되던 시기에 출판사에서 일한 경험도 있고 엉성하나마 html을 배워서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10년 이상을 유지해 오고 있기 때문에 주어진 정보통신 인프라를 이용하는 점에서는 아주 무지하지는 않지만, 아직도 스마트폰의 휴대를 거부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굴리는 광경을 보면서, 스마트폰 하나만 안 가지고 다녀도 남들보다 훨씬 앞선 사람이 되겠다는 이상한 확신이 머릿속에 들어와 꽂힌 후 그 완고한 독선적 생각이 도무지 나가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의 작가도 예술적 감각이 있는데다 꼼꼼한 성격이어서 정보통신 기술의 응용에서는 전문가이지만, 우리 세대가 그런 것처럼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를 한 것은 아날로그 시대였고, 사회생활을 한 것은 디지털 시대여서 나와 같은 정서와 감각을 가진 사람을 잘 이해하고, 나 같은 세대의 사람들에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꽤나 수준 높게 인터넷 사회를 설명해 주는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원래는 건축학과 출신인데 약력에서 보니 그는 미디어 분야에 종사하면서 기독교 신학을 중심으로 한 종교 분야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철학과 사회과학 그밖의 많은 인문학 분야의 독서로 근대 사회의 형성과 개인의 탄생 그리고 그 한계점을 지금의 새로운 담론의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기독교 신약성서의 탕자의 비유와 에리히 프롬의 사회철학을 가장 많이 인용하고 있다.

피터 드러커나 엘빈 토플러 같은 사람들도 지식정보사회의 혁명을 설파했지만, 이 책의 저자는 더 근원적인 수준에서 탈산업사회의 인간 개개인이 자신의 깊이를 만들면서 세상과 자유로이 소통하는 새로운 오타쿠적 인간들로서 완성되어 갈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이는 근대에 탄생한 산업사회의 바탕이 된 개인을 넘어선 진정한 자유인으로 갈 가능성이다.

 

나 역시 산업사회에 도무지 적응이 안 되고 그런 흐름에 어느 정도 같이 분류될 수 있는 오타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를 다룬 뒷부분을 더욱 흥미롭게 읽었다. 한마디로 나에게 위안과 용기가 되었다.

 

그의 책에서 언급된 바대로라면 그는 신학 2.0”을 써서 출판하려고 하고 있고, 이 책 인간학 2.0”은 앞으로 나올 책과 세트를 이루는 것이다. “인간학 2.0”에서는 서양의 르네상스 이후의 지성사의 변화과정을 사회 진보의 관점에서 휴머니스트의 입장에서 다루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인터넷 사회 현상에 대한 고찰과 전망에서도 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언뜻 내비치는 예고편에서 그는 이를 토대로 종교적 초월적 도약을 할 모양이다. 그렇다면 1970년대부터 서양에서 시작된 뉴에이지 운동, 기독교 제국주의에 대한 아시아, 아메리카 등 토착적 영성, 생태주의 등등의 대안적 문화 기획들에 대해 어떻게 정리를 해 줄지 궁금하다.

 

월권에 속하는 바람이겠지만, 인터넷이라는 수단을 발판으로 신학 2.0”이 초()기독교, 탈기독교적 입장에서 인간과 생명을 위하는 우주적 평화와 조화의 신학을 창시하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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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 2016-04-04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에 감사합니다. 한 가지 말미에 `인터넷이라는 수단을 발판으로`라는 표현에서 혹 제 글이 사람들에게 인터넷 옹호론자처럼 느껴지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신학2.0에서 언급될 수 있을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인터넷을 특별히 다룬 것은 지금이 인터넷 세상이며, 그것이 근대성의 한계에 대한 대안적 모델로 언급할만한 사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하고 있는데, 어떤 이론이나 사상이 삶의 영역으로 구체화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터넷은 지식정보사회의 개념과 함께 `역사적 사례`로서 언급한 것입니다. 신학2.0의 관점에서 바로 이 `역사적 사례`에 대한 주체성을 언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다만, 선배님께서 기대하시는 `초(超)기독교, 탈기독교적 입장에서 인간과 생명을 위하는 우주적 평화와 조화의 신학`이라는 관점은 아주 정확하게 짚으셨습니다. 인간학2.0은 신학2.0의 기초입니다. 다시 말해서, 인간학을 외면하거나 거리가 있는 종교나 신학은 의미 없음을 정리한 것입니다. 동시에 인간학2.0은 근대성의 한계를 지적한 것처럼, 신학2.0은 인간학의 한계를 지적할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학2.0에서 현대성의 필요성과 출항을 언급한 것처럼, 신학2.0에서는 범우주적 담론으로서의 신학의 필요성과 출항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살림의 경제학 - 사람을 살리고 자연도 살리는 살림살이 경제학!
강수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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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폴라니는 경제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다는 근대적 경제학이 추상화한 개념이 아니라 인간의 살림살이를 말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하여 인간의 살림살이(human livelihood)라는 책을 저술했다. 저자 강수돌은 경제가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살리는 것이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살림의 경제학이라고 책 이름을 붙였다. 그는 일중독에서 벗어나기 라는 책에서 이미 현대 경제의 문제점이 인간을 건강하지 못하게 만드는 생산과 소비 구조에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단계를 넘어서 대안을 제시하며, 특히 경제위기를 맞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진영 전체와 그 중에서도 문제가 큰 우리나라의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개혁되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 제시를 위해 쓴 책으로 보인다.  

그는 전문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한 언어로 건강한 삶을 지켜줄 수 있는 경제의 형태를 말해 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작은 규모의 공동체를 단위로 하는 경제라는 것이다. 국가가 주도하여 대규모 토목건설사업을 하고 대단위 시설을 만드는 케인즈식 경기부흥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가가 운영하는 사회보장제도도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복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 서로 대면할 수 있는 마을 단위, 지역단위에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는 공공 서비스와 지역단위의 자급자족체계가 기본이 될 때 그 경제는 인간에게 자아실현의 기회를 제공하고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지금의 경제위기 시대는 지금의 경제운용 구조에 대해 깊이 성찰해 볼 좋은 기회이고 이 기회를 밤낮 허리띠 졸라매고 노력봉사하여 넘긴다고 해서 사람이 사는 그런 경제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사람을 지치게 하고 병들게 하는 경쟁구조는 더 사람을 왜소화시키고 소모품화시킬 것이다. 근본적으로 사람이 경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가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그런 형태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것은 너무나도 단순, 명쾌한 진실이다. 지금의 경제가 그런 목표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 그런 경제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듯이 친절한 언어로 풀어나간 이 책은 그런 분명하고 선한 뜻을 독자들과 공유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만큼 진실되고 평이한 글로 되어 있다.  그래서 다 읽고 나서 머리가 맑게 정리되는 것을 느끼며 주위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그런 종류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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